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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스무살’ 국내 ETF, 신발끈 다시 매야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기사입력 : 2021-10-18 00:00

[기자수첩] ‘스무살’ 국내 ETF, 신발끈 다시 매야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모두 뛰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가 ETF(상장지수펀드) 열풍을 두고 한 말이다. 물론 운용철학 등에 따라 ‘아직’ 뛰어들지 않은 자산운용사들도 있다. 앞에 ‘사실상’이라고 붙이는 게 더 적확한 표현일 수 있다.

그럼에도 ‘모두’라는 표현이 과하지는 않은 듯하다. 왜냐하면 그가 말한 ‘모두’는 기존 기관투자자를 넘어 개인투자자 투심까지 확장돼 닿아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학개미’가 해외형 ETF에 ‘러브콜’을 보내면서 그동안 존재한 해외투자 장벽도 허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ETF가 자산운용사 실적 소방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전언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실제 기자가 올해 쓴 기사들만 봐도 그렇다. ETF는 그야말로 핫이슈 키워드다. 운용사들은 메가트렌드에 투자하는 각종 테마형 ETF를 전진 배치했고, 투자자들도 뭉칫돈을 투척했다. 이에 따라 ETF 별로 순자산 기록 경신 뉴스도 쏟아졌다.

거대한 흐름에 탑승한 운용업계는 ‘최저보수’ 수수료 인하 경쟁으로 ETF에 화력을 집중했다. ETF 시장 파이가 커지고 시장점유율 변동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펀드 시장이 각종 ‘악재’로 위축된 가운데 직접투자 성격에 분산투자가 가능한 ETF는 한 마디로 최후의 승자가 되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단순히 현상 분석만으로는 부족하다. 특히 내년 스무살 ‘어른’을 앞두고 있는 국내 ETF 시장을 염두하면 더욱 그렇다. 그동안 역사를 되돌아 볼 적절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ETF 시작은 1990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캐나다 토론토증권거래소에 상장한 ‘TIPS(Toronto 35 Index Participation Units)’가 ‘세계 1호’ ETF로 분류된다. 이어 S&P500지수를 추종하는 ‘SPDR S&P500 ETF(SPY)’가 글로벌 투자자들의 자금을 빨아들이기 시작했고, 현재도 ‘건장한’ 몸집을 자랑하고 있다.

‘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이 가족을 위한 유언장에 ‘내가 죽으면 기부하고 남은 자산의 90%는 S&P500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라’는 메시지를 남긴 것까지 언급하지 않더라도, 인덱스펀드를 주식시장에서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도록 한 ETF는 ‘20세기 후반 가장 의미 있는 금융혁신’이라는 ‘후한’ 평가를 받고 있다.

글로벌 ETF 리서치 기관인 ETFGI에 따르면, 2021년 8월 말 기준 전 세계 ETF 운용자산 규모는 9조4680억달러로 10조 달러에 근접하다. 원화로 환산하면 1경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액수다. 최근 미국 증시 활황 덕분에 특히 자금 유입이 거셌다.

한국의 경우 2002년 10월 국내 첫 ETF가 상륙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ETF는 4개 종목으로 출발해 2021년 8월 기준 500개 종목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순자산 총액도 62조원대로 ‘껑충’ 뛰었다.

한국 ETF 시장은 상장종목수, 순자산총액, 일평균거래대금이 각각 세계 7위, 11위, 3위권을 기록할 만큼 성장했다.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모빌리티, 신재생에너지 등 테마형 ETF가 투심몰이를 하고, 액티브 펀드와 패시브 ETF 성격이 결합된 주식형 액티브 ETF는 자산운용 역량을 겨누는 장(場)이 되고 있다.

이 쯤 되면 ETF는 그야말로 투자하지 않고는 못 배길 것만 같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만능 열쇠’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테마형 ETF가 전진 행보하는 국내 ETF 시장과 관련 최근 주목할 만한 논쟁은 바로 연금 ETF 투자다. 이와 관련 대체적으로는 “장기투자 기조에 맞춰 세액공제와 과세이연 효과를 거둘 수 있어서 연금 ETF 투자는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실적배당형 투자에 나선 ‘머니 무브(money move)’는 이같은 연금 ETF 투자를 더욱 점화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 편에서는 “ETF도 ‘몰빵’은 바람직하지 않고, 사고 팔기 쉬운 ETF 장점이 장기적 연금 투자에서 오히려 단점이 될 수 있다”는 견해도 펼치고 있어 생각해 볼 만하다.

또 ETF를 실제가치와 다르게 매매할 경우 발생하는 ‘보이지 않는 비용’도 챙겨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매수·매도호가가 더 촘촘하게 있는 ETF, 즉 호가 환경이 우수한 ETF일수록 상대적으로 더 싸게 사고, 비싸게 팔 수 있다.

한 마디로 ETF 만능주의를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투자의 최종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ETF 전성시대는 현재 진행형이다. 특히 금투업계에서 ‘좋은’ ETF 경쟁이 앞다퉈 벌어져서 내년 ‘어른’이 되는 국내 ETF 시장이 질적 도약까지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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