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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증권 2020] 국내 증시 떠받친 ‘동학개미’…개인투자자 전성시대

홍승빈 기자

hsbrobin@

기사입력 : 2020-12-21 00:00

코스피 상승률 1위, 코스닥 4위…증시 역사 새로 써
개미 위상 높아져…공매도 금지 연장에도 영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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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홍승빈 기자]
[아듀 증권 2020] 국내 증시 떠받친 ‘동학개미’…개인투자자 전성시대
2020년 증권업계는 롤러코스터와 같은 한 해를 보냈다. 올해 초 코로나19 여파로 추락했던 국내 증시는 막대한 개인투자자 자금 유입에 힘입어 장기 박스권을 깨고 V자형 급반등을 보이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국내 증권사들 또한 각종 사모펀드 불완전 판매 이슈와 금융당국의 규제 여파로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한편으로는 ‘동학개미’ 덕에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한국금융신문은 올 한해 증권업계에 있었던 주요 사건·이슈 등을 되짚어보는 기획시리즈를 2주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주〉

2020년은 그 어느 때보다 개인투자자의 성과가 두드러지는 한해였다.

개인투자자는 그동안 외인·기관투자자에 밀려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그들이 팔아치우는 주식을 홀로 받아내며 국내 증시를 정상 궤도로 올려놓는 데 성공했다.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 열풍 흐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가가 하락하던 지난 2월부터 눈에 띄게 증가했다.

동학개미는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의 매도세가 우세해 국내 증시가 폭락할 때 이 물량을 받아내며 오히려 국내 증시를 급속히 회복시킨 개인투자자들을 ‘외세에 저항한 동학군’에 비유한 용어다.

특히 지난 3월 코스피지수가 연중 최저치인 1457선까지 폭락하고 코스피 시가총액 1000조원이 붕괴되는 상황 속에서 증시를 떠받쳤던 것은 오로지 개인투자자의 몫이었다. 꾸준히 순매수 행진을 이어온 이들은 최근 코스피지수 2700 시대의 새 역사를 쓰게 만든 1등 공신으로 평가받는다.

◇ ‘판’ 커진 한국 증시…개인투자자 유입 자금 63조원 넘어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증시로 유입된 개인 투지자들의 자금은 약 63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지난 14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에서 46조5600억원, 코스닥시장에서 16조9300억원 어치를 각각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을 합쳐 총 63조4900억원을 순매수한 셈이다.

이는 개인투자자들이 지난해 같은 기간 코스피시장에서 11조8012억원을 순매도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도 대폭 늘었다. 투자자예탁금은 고객들이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놓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돈으로 머니마켓펀드(MMF)와 함께 언제나 증시에 투입될 수 있는 대기성 자금을 말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61조2807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말(27조3933억원) 보다 무려 33조9559억원이나 급증했다.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들의 규모도 급증했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9일까지 해외 주식 순매수 금액은 약 180억9586만달러(약 19조7154억원)를 기록했다.

2018년 15억7030만 달러(1조7108억원), 지난해 25억1111만 달러(2조7358억원)와 비교했을 때 폭증한 규모다. 이는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증시가 유례없는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저가 매수를 노린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에 발을 내디딘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전 세계가 제로금리 시대를 맞이함과 동시에 막대한 규모의 시중 자산이 예금·부동산 등에서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면서 강한 유동성 장세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실제로 전 세계 주요국 25개 지수 가운데 코스닥은 올해 상승률 1위를, 코스피는 4위를 각각 기록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글로벌 증시의 전반적인 반등 기조 속에서도 한국 증시의 성과는 단연 돋보였다”라며 “이는 코로나19 방역에서의 뚜렷한 비교 우위와 한국 대표기업들의 선전, 개인투자자들의 공격적인 유입이 가능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 비중 확대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김 센터장은 “올 한해 매매를 고려한 개인투자가들의 직접투자자금 유입 규모는 약 84조원”이라며 “’개인이 사면 상투’라는 증시 속설이 있는데, 올해의 급반등은 철저하게 개인투자자들에 의해 주도됐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양상이 다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과거 개인투자자의 주식투자 열풍은 늘 주가 상승이 장기간 진행된 이후 고점 부근에서 나타나곤 했다”라며 “올해는 고공권이 아닌 바닥에서 주식 비중을 늘렸던 유일한 사례로, 집단적인 성공의 경험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과거와 비교된다”고 덧붙였다.

◇ 공매도·대주주 요건 강화 등 연이은 ‘동학개미의 승리’

동학개미가 승리를 거둔 것은 주식시장에서 뿐만이 아니다. 올해 개인 투자자들은 증시 관련 정부의 정책 결정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과시하며 그들의 의견을 관철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의 ‘공적 1호’로 꼽혀온 공매도는 내년 3월까지 금지됐다. 국내 증시에 개인의 입김이 강해진 영향에 금융당국은 물론 정치권도 개미 투자자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정부는 앞서 지난 3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급격한 증시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9월 15일까지 6개월간 공매도를 금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한시 조치가 끝나는 9월을 앞두고 공매도 금지를 연장해야 한다는 개인투자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정부는 공매도 금지를 내년 3월까지 연장했다. 이와 함께 각종 제도 개선책 및 불법 공매도 처벌 강화 등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공매도에 대한 실효성 있는 개선책을 요구해온 동학 개미들의 압력은 실제 제도 개선으로 이어졌다. 불법 공매도에 과징금을 부과하고 형사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지난 2일 국회를 통과한 것이다.

의결된 자본시장법의 주요 내용은 △차입공매도 제한의 법적 근거 신설 △차입공매도한 자의 유상증자 참여 금지 △증권대차거래 정보보관·보고의무 신설 △불법 공매도에 대한 형사처벌 등이다.

올해 주식시장의 ‘뜨거운 감자’였던 대주주 요건 강화건도 개인투자자의 반대에 결국 백지화됐다.

기획재정부는 당초 주식 양도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여부를 판단하는 주식 보유액 기준을 현행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추려 했다. 하지만 지난 11월 동학개미의 거센 반발을 참작해 현행 대주주 요건 강화를 2023년까지 유예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동학개미의 승리’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확정된 시행령의 시행 자체를 유예시켰다는 점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위상이 이전보다 크게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올 한해는 주식시장을 향한 개인투자자의 적극적인 진출이 돋보였던 해”라며 “이러한 흐름이 단기적으로 끝나지 않고 장기적으로 이어진다는 가정 하에 긍정적인 현상으로 평가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자본시장에 돈이 들어와야 기업이 살아날 수 있고, 기업이 살아야 국가 경제가 발전할 수 있다”라며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는 이를 연결해주는 중요한 채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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