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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發 삼성생명법, 삼성 지배구조 정조준

유정화 기자

uhwa@fntimes.com

기사입력 : 2020-08-13 15:00

계열사 지분 '원가' 아닌 '시가'로 산정
법안 통과 시 20조원 어치 주식 처분

/ 사진 = 삼성생명

/ 사진 = 삼성생명

[한국금융신문 유정화 기자]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가운데 일부를 매각하도록 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두고 업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해당 법안은 안정적 자산이 핵심인 보험사가 일정 한도 이상의 계열사 주식을 소유하면 위험이 커져 개정이 필요하다는 취지인데, 법안이 통과될 경우 삼성 지배구조의 지각 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용진·이용우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른바 '삼성생명법'이라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에 대한 심의절차를 논의하고 있다. 법안 심의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법안은 보험사의 계열사 채권 및 주식의 투자 한도를 산정할 때 ‘취득원가’가 아닌 ‘공정가액’을 기준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즉 현행 보험업법에서 규제하고 있는 타사 주식 한도 '3% 룰'의 기준을 바꾸자는 것이다. 개정안에는 한 번에 지분을 해소하는 것이 아닌 매년 20%씩 5년에 걸쳐 매각토록 하는 부칙도 담겨 있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 모든 회계처리를 시가로 평가하도록 했으나 보험사만 이를 원가로 계산하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진단에서다. 법안은 지난 국회에서도 논의됐지만 통과되지 못했으나, 21대 국회에서 여당이 압도적 다수를 점한 만큼 국회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 상당 부분을 매각해야 되는 처지에 몰린다. 삼성생명법이라 불리는 이유다. 법안을 발의한 이용우닫기이용우기사 모아보기 의원은 “보험사 자산운용에서 지켜야 하는 자산부채관리(ALM)원칙에 따라 보험금지급만기와 운용자산의 만기를 일치시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취득원가로 평가할 경우 시가와 평가액의 괴리에 따른 위험이 고객에 전가될 위험성이 증가한다”며 “불합리한 규제를 바로잡아 비정상을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삼성생명은 1980년대 삼성전자의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당시 1주당 주가는 1072원이었다. 현재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의 보통주 5억815만7148주(지분 8.51%)의 취득원가는 약 5447억원이다. 삼성물산(5.01%)이나 이건희 회장(4.18%)보다 훨씬 높은 지분율이다. 이는 지난 1분기 기준 삼성생명의 총 자산 309조 원를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전체의 0.1%대 수준이지만 시가 기준으로 지분 가치를 환산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12일 종가 기준 5만9000원이다. 이를 토대로 시가를 계산하면 삼성생명이 보유한 지분 가치는 29조98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삼성생명의 총 자산 중에서 9.7%로 3%를 훌쩍 넘기게 되는 것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의 약 6%(3억5000만주) 가량을 처분해야 한다. 삼성화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1979년 삼성전자 주식 8880만주를 매입한 삼성화재의 취득원가는 774억원 수준이이다. 시가로 보면 자산 비중이 6%대로 뛴다.

해당 보험업법 개정으로 영향을 받는 보험사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2곳 뿐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지분은 삼성생명이 국민연금 다음으로 많다. 이에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대거 처분하면 삼성의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 삼성물산이 지주회사로 전환되는 구조로 변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유정화 기자 uhw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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