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G 사옥. /사진=KT&G
14일 KT&G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2분기연결 기준 1조547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1조4328억 원에서 8.7%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220억 원에서 8.6% 뛴 3498억 원을 썼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3개 분기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성장했다. 이 추세라면 KT&G의 올해 ‘6조 클럽’ 달성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본업인 담배 사업에서 호실적을 이어갔다. KT&G의 2분기 담배 매출은 1조906억 원으로, 전년(9899억 원) 대비 10.2% 늘었다. KT&G의 담배 사업은 크게 궐련과 NGP(Next Generation Products·전자담배)로 나뉜다. 그중 해외 궐련 매출이 3591억 원에서 4690억 원으로, 1년 새 30.5% 뛰었다.
KT&G는 해외에서 카즈흐스탄을 주축으로, 튀르키예와 인도네시아 등 4곳에 공장을 마련했다. 이들 국가를 포함해 10개 국가에 6개 법인과 4개 지사를 둔 상태다. 전 세계 148개 국가에서 담배 사업을 전개한다. 특히 유라시아 지역에 생산공장을 집중적으로 짓고 있다. 올 1월에는 튀르키예 이즈미르주(州)에 생산설비 2기를 추가 증설했고, 4월에는 카자흐스탄 알마티주(州)에 연면적 5만2000㎡(약 1만5700평) 규모의 신공장을 세웠다.
KT&G는 오는 2027년 ‘매출 10조, 해외 비중 50%’ 달성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3대 핵심 사업인 해외 궐련과 NGP, 건강기능식품(KGC인삼공사)을 중심으로 드라이브를 걸었다. 실제 KT&G는 지난 2023년 글로벌 담배기업인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과 장기 파트너십을 맺고, 자사 NGP 모델인 ‘릴’의 글로벌 확산에 나섰다. 또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시판 승인을 받기 위해 NGP 자체 성분에 대한 에어로졸 분석도 강화하고 있다.
본업인 궐련으로 해외에서 훨훨 날지만, 또 다른 핵심 사업인 NGP와 건강기능식품 부문은 갈 길이 멀다. 올해 2분기 NGP 매출은 1961억 원으로, 전년 1977억 원에서 소폭 줄었다. 다만, 국내 NGP 시장점유율은 45.8%를 기록, PMI의 공세에도 1위 자리를 지켰다. 건강기능식품은 대내외 경기 불황으로 2분기 매출이 전년 2651억 원에서 16.7% 감소한 2206억 원에 그쳤다. 반면 수익성에서는 마케팅 비용 효율화에 나서면서 62억 원 흑자로 돌아섰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는 매출이 3조390억 원으로, 전년(2조7161억 원) 대비 11.9% 증가했다. KT&G가 반기 매출액 3조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KT&G는 탄탄한 실적과 함께 회사 내부 경영에도 결속을 다지고 있다. 우선 KT&G는 기업지배구조 준수율에서 2년 연속 100점을 받았다.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는 15개 항목으로 구성됐는데, 이를 모두 지킨 것이다. KT&G는 지난 2002년 민영화되면서 KT, 포스코와 같이 오너 대주주가 없는 소유 분산 기업으로 운영됐다. 그러다 지난해 3월 회사 내부 출신 인사인 방경만 사장의 취임을 앞두고, 소액주주 사이에서 표심이 흔들렸다.
방 사장은 취임과 함께 지난해 11월 KT&G의 기업 가치 제고 계획도 발표했다. 2024년부터 2027년까지 4년간 현금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총 3조7000억 원 규모의 현금 환원과 발행주식총수의 20% 이상 소각이 주요 골자다. KT&G는 지난해에도 약 1조1000억 원의 현금 환원을 통해 총주주환원율 100%를 달성했다. 또한, 발행주식총수의 6.3%에 이르는 자사주를 소각한 바 있다. 지난 1분기에도 36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처분했으며, 이달 8일에는 3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등 주가 제고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회사 실적과 기업 경영, 주가 제고 면에서 삼박자를 갖춘 KT&G는 신성장동력 발판을 위한 M&A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른바 ‘모던 프로덕트’로, KT&G의 미래성장 모멘텀 확대를 위한 전략이다. 만약 KT&G가 M&A를 추진하게 되면 지난 2011년 인도네시아 담배회사인 트리스탁티 인수 후 14년 만이다.
KT&G 측은 “연간 영업이익 두 자릿수 성장률을 목표로 사업을 고도화할 것”이라며 “대규모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차질없이 이행해 앞으로도 고배당 정책을 유지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를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