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명·손해보험사 보험 상품별 카드납 지수. / 자료 = 생명·손해보험협회
10일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생보사와 손보사의 보험료 카드결제 비율은 각각 4.7%, 27.1%에 그쳤다. 이는 전년도 생보사 4.3%, 손보사 25.6%에 비해 각각 0.4%p, 1.5%p 증가한 수치다.
생보사의 경우 전체 수입보험료 14조6513억원 중 카드로 결제된 보험료는 6985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보장성과 변액보험 신용카드납 지수는 8.8%와 0.8%로 각각 0.7%p, 0.2%p 오른 반면 저축보험 신용카드납 지수는 0.8%를 유지했다. 생보사별로는 라이나생명의 보험료 카드납 비율이 37.0%로 가장 높았고 삼성생명은 0.0%를 기록했다. '빅3' 생보사인 한화생명·교보생명은 신용카드를 통한 보험료 결제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손보사는 전체 수입보험료 18조9106억원 중 5조1513억원이 카드로 결제돼 카드납 비율이 27.1%를 기록했다. 삼성화재는 31.8%, 현대해상은 30.8%, DB손보는 30.8%, KB손보는 24.9% 수준으로 나타났다. 손보사의 신용카드결제 비율은 생보사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나, 카드 결제가 일상화된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미흡한 수치라는 분석이다.
반면 자동차보험의 경우에는 카드결제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1년 단위의 단기보험 성격에다 온라인채널 기반이 지속적으로 성장해 온 탓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동차보험 전체 원수보험료 4조5522억원 가운데 3조4947억원 규모인 76.8% 가량이 보험료를 카드로 납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8년 2분기부터 보험협회에 보험사별 카드납 지수를 공개하도록 하는 등 보험료 카드납을 확대할 것을 지속적으로 독려해왔다. 소비자 권익 제고 취지에서였다. 하지만 보험업계는 카드업계와 카드 수수료율을 두고 첨예한 입장차를 보이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현재 보험사들은 보험료가 카드로 결제될 때 2% 초반의 수수료를 카드사에 지급하고 있다. 이같은 수수료 부담이 보험사들이 카드납부를 기피하게 하는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부담이 큰 카드납을 확대하기는 현재 상황으로는 어렵다"며 "특히 생보사들은 장기간 보험료를 지불하는 상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손보사들에 비해 카드 수수료 부담이 더욱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사는 카드 수수료율을 1% 수준으로 인하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카드사는 수익성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사실상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수료율은 적격비용에 기반해 산출되는데 이를 임의로 조정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절충점을 찾는 작업이 금방 이루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정화 기자 uhw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