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 김정태닫기

금융그룹 수장들이 데이터금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5대 금융지주(신한·KB·하나·우리·NH농협)는 정부가 데이터경제 활성화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오는 8월 개정 ‘데이터 3법’도 본격 시행되는 만큼 올해를 디지털 혁신 전환점으로 여기고 체질개선과 미래투자에 나서고 있다.
◇ 데이터도 리딩다툼…신한 ‘AI투자자문’ KB ‘금융+통신’
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IT(정보기술)형 회사로 변신을 꾀하면서 금융의 핵심 전략자산인 데이터를 그룹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자회사 CEO(최고경영자)가 모인 ‘2020 신한경영포럼’에서 “AI 기반 사업화와 빅데이터 활용 같은 디지털 융·복합으로 고객에게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자”고 제시했다. 신한금융은 열 여섯 번째 자회사 ‘신한AI’를 통해 투자자문에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윤종규닫기

금융권 첫 MVNO(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로써 지난해 12월 ‘리브 모바일’을 그랜드오픈하고 금융·통신 사이 단절된 정보를 이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계획이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2020년 손님중심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로 전환”하는 디지털 비전에 힘을 실어왔다.
하나금융은 서울대 데이터 사이언스 관련 학과 교수진이 커리큘럼에 참여하는 ‘융합형 데이터 전문가 (DxP) 과정’을 선도적으로 운영하며 공학 역량 키우기를 지원하고 있다. 전격적으로 그룹 관계사 전 임직원 코딩교육 실시하기도 했다.
손태승닫기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10월 ‘사람 중심의 디지털 농협금융’ 비전을 선포하고 추진하고 있다. 3년간 디지털 인프라 구축에 1조2000억원을 투입하고, 전 직원의 10%에 해당하는 전문인력 2300명을 양성키로 했다. 또 조직문화 혁신을 위해 애자일(agile) 조직 50개 만들기에도 나섰다.
◇ 데이터 신산업 파도…“금융사, 위기이자 기회”
금융그룹들은 데이터경제가 부각되면서 기회와 위협을 동시에 직면하고 있다. 현행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르면 금융지주는 자회사 고객정보 공유 범위가 신용위험 관리 등에 한정돼 있고 영업 목적으로는 제한돼 왔다.
개정 신용정보법이 시행되면 새로운 데이터 비즈니스를 모색할 수 있지만, 한편 마이데이터(MyData·본인신용정보관리업)와 비금융전문 CB(신용조회업) 같은 신(新)산업에서 경쟁 압력도 커진다.
한 금융그룹 디지털 부문 임원은 “은행의 고객 데이터 보유 강점은 줄어들 것”이라며 “초기 마이데이터 진입이 어렵다면 제휴나 지분투자도 강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데이터 역량이 미래금융 성패를 좌우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의 ‘데이터 경제의 시작, 마이데이터: 금융산업을 중심으로’ 리포트는 “개방되는 데이터가 금융·비금융을 망라할 것으로 기업은 이전과는 질적으로 다른 정밀한 데이터 역량이 요구된다”며 “지속적으로 고객경험을 고도화하며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시도하고 타 사업자와 제휴로 새 서비스 영역을 추가토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