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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노믹스 원년] 보험사 ‘데이터 기반 신규 사업 사활건다'

유선희 기자

ysh@

기사입력 : 2020-03-02 00:00

‘데이터3법’ 활력 산업성장 토대 마련
ICT기업 손잡고 디지털 보험사 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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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유선희 기자] 보험사들이 데이터 활용에 시동을 걸고 있다. 그간 내부에 누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인수 평가부터 심사, 지급, 고객 응대, 보험사기 탐지 등 전 단계에서 효율을 높이는 작업에 몰두하는 중이다. 금융권에서 가장 보수적인 업권이라고 불리는 보험업권에도 데이터 물결이 덮친 것이다.

◇ 해소되는 ‘갈라파고스 규제’, 환영하는 보험업계

보험업계는 데이터 3법(개인정보 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통과를 환영하고 나섰다. 그간 건강의료 분야와 보험사 내부에 쌓아둔 데이터를 이용할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데이터 3법은 가명정보 개념이 도입돼 관련 데이터를 산업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시급한 건 보험 주요 유관기관들이 관련 연구와 활용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올해 보험연구원은 이 법의 통과가 보험산업에 주는 시사점, 보험사의 데이터 활용 전략 등을 집중 연구할 예정이다.

데이터 3법 통과는 보험사기를 낮출 단초를 마련하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빅데이터 활용이 가능한 환경이 조성되자 보험협회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생보협회는 보험업체와 건강보험공단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공·사보험 정보 공유 중장기 로드맵’ 마련을 추진할 예정이다. 공보험과 사보험 간 정보 공유는 그간 개인정보 보호 논란 등으로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다. 특히 국내 보험사기가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 보험사를 중심으로 보험업계에서 지속적으로 필요성이 제기됐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4134억원으로 반기 기준으로 최고액을 기록했다. 게다가 지난 2015년 이후부터는 생명 및 장기손해보험 보험사기 적발 금액이 자동차보험 사기 적발금액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중이다. 업계는 자동차보험 사기 행위도 문제지만, 생명 및 장기손해 보험사기는 손해율 증가로 인해 선량한 보험계약자 보험료를 더불어 인상하고 국민건강보험에도 누수가 생길 수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공·사보험 간 정보 공유가 활발해지면 국민건강보험은 비급여 관리를 통해 과잉진료와 부당청구를 방지할 수 있어 재정 건전성을 높일 수 있게 된다. 민영보험에서도 보험사기 방지 및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수입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 개선, 맞춤형 보험상품 개발 활성화 등으로 소비자들의 선택권은 넓어지고 보험료는 절감될 것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

◇ 데이터 활용은 생보보다는 손보가 강점

한화생명은 지난 3년간 1100만건의 보험금 청구 데이터를 활용해 보험금 지급 여부를 클라우드에서 AI가 실시간으로 심사하는 ‘클레임 AI 자동심사 시스템’을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총 3만5000번의 학습 과정을 통해 처리 결과의 정합성을 확인하여 이와 같은 시스템을 개발했다는 설명이다. 이 시스템은 스스로 보험금 지급 결정과 관련된 룰을 만들고 지급, 불가, 조사 등의 의사결정을 내린다. 기존에는 사람이 보험금 지급에 영향을 미치는 룰을 정하고, 이를 수정 및 제어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이는 발생 가능한 수많은 경우를 고려하기 힘들고, 대내외 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힘든 단점이 있었다. 한화생명은 이번 시스템을 통해 최대 약 50%까지 AI 자동심사를 수행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자동심사율은 약 25%로, 한화생명은 AI 자동심사를 통하면 2배가량 높아질 것으로 예측한다. 고객으로서는 보험금 청구 후 수령까지 기일이 단축된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소액보험금 청구 건 심사에 드는 시간과 비용이 절감돼 향후 5년간 100억원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DB손해보험은 2018년 6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약 1년 6개월 동안 DB손해보험 계약 심사 데이터를 활용해 약 16만개의 시나리오로 보험가입 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룰을 정하고 자동으로 보험가입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질병 심사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다. 업계에서는 대부분 보험계약 심사를 심사자가 인수심사 메뉴얼 기준으로 안내하고 있는 구조다. DB손해보험은 질병 심사 자동화 시스템 개발을 통해 기존에 심사자가 안내하던 기준을 고객, 설계 및 질병 정보 등의 요소들을 기반으로 내부적으로 보험가입 심사 결과를 계산하고 도출하는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더욱 정확하고 빠른 설계로 고객에게 가입조건 및 심사 결과를 신속하게 안내할 수 있게 됐다.

이 시스템은 DB손해보험이 지난해 11월부터 시범 운영한 것으로, 지난달부터 본격 오픈했다. 1월에는 약 1만건 정도가 시스템 심사를 통해 고객에게 안내되었고 시스템 심사에 대한 품질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DB손보 관계자는 “앞으로는 이번 시스템 개발을 통해 효율화된 인력을 활용, 질병심사 시나리오를 지속 확대, 자동화 영역을 넓히고 심사의 정교성을 높일 계획”이라며 “축적된 빅데이터 및 AI학습기법을 질병심사 자동화 시스템에 적용하여 더욱 고도화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인보험으로는 신체 특성, 활동 패턴 등 다양한 데이터 활용으로, 초기 유병자에 대한 특화된 보험 상품 및 헬스케어 서비스를, 물보험으로는 자연재난 및 사회재난 빅데이터를 활용한 지역 특화형 재난보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생명보험보다 손해보험 분야에서 데이터 활용에 따른 효과를 많이 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사람의 생사와 관련한 인보험에 비해 물보험 분야에서 활용 범위가 크기 때문이다.

◇ ‘ICT + 보험 = ?’

ICT(정보통신기술)기업과 융합한 보험사도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금융 외 분야의 데이터를 활용해 보험에 적용할 방법이 무궁무진해서다. 판매에 효과적인 채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이다.

디지털 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에 이어 카카오페이와 삼성화재가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캐롯손보는 한화손해보험·SK텔레콤·현대자동차·알토스벤처스 등이 함께 만든 디지털보험사다. 캐롯손보는 ‘퍼마일(Per-Mile) 자동차보험’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이 보험은 주행거리를 체크해 보험료로 환산하는 ‘캐롯플러그’를 차에 장착하면 운전하고 차에서 내릴 때마다 모바일 앱으로 실시간으로 보험료를 산출해 알려준다. 이용자가 3000만여명에 달하는 카카오페이와 손보업계 1위 삼성화재의 합작 디지털 손보사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카카오 플랫폼을 이용해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는 보험 판매 채널이 생긴다면 현재 업계의 보험상품 판매 관행이 바뀔 수도 있어서다. 여기에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한 하나금융 역시 디지털 기반의 종합손해보험사로의 육성을 선언하면서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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