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봇’이란 정해진 응답 규칙(알고리즘)을 바탕으로 메신저를 통해 사용자와 대답할 수 있도록 구현된 시스템을 말한다. 이미 홈쇼핑 시장을 중심으로 챗봇 서비스는 보편적으로 도입되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보험업계 역시 챗봇 서비스가 지닌 편리함과 효율성에 주목해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스스로 데이터를 분석해 학습하고 진화하는 머신러닝(Machine Learning)까지 도입되면서 정교화가 진행되자, 일각에서는 챗봇이 보험 설계사의 역할을 대체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레모네이드(Lemonade)사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마야’와 ‘짐’이라는 가상의 직원이 고객 응대를 담당한다.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통하면 빠르게는 90초 만에 보험 가입이 가능하며, 3분 이내 보험금 청구가 가능하다.
또 다른 미국 보험사 넥스트인슈어런스(Next Insurance)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보험 가입이 가능하도록 서비스하고 있으며, 이 밖에도 프랑스의 크레디 아그리꼴(Crédit Agricole), 네덜란드의 내셔널-네덜란드(Nationale-Nederland), 인도의 HDFC라이프 등도 활발하게 챗봇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국내 보험사들도 챗봇 도입에 발맞추기 위해 핀테크 업체들과의 협업에 나서고 있다. AIA생명은 SK㈜C&C의 인공지능 Aibril(에이브릴)을 기반으로 제작돼 계약조회는 물론 보험료 납부, 중도보험금 조회 등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한다. 웹사이트와 모바일 메신저 두 가지 채널을 통해 고객 접근성을 높인 것은 덤이다.
그럼에도 국내에서 현재 기술 수준에서 제공되고 있는 챗봇 서비스는 초보적인 단계에 그치고 있어 소비자들로부터 미지근한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대부분의 보험사에서 쓰이고 있는 챗봇 서비스는 한정된 키워드로만 상담이 가능한 단계로, 성별·연령·상품 종류 등 정해진 키워드에 대해 정해진 답변만 도출되는 프로세스를 따르고 있다. 소비자 개개인의 특성에 맞춘 상담이 불가능해, 소비자들도 처음에는 챗봇을 통해 상담을 진행해보려 하다가도 결국 전화상담원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챗봇 기술은 보험사가 자체개발하는 것이 아닌, IT업체나 인공지능 개발 업체에 보험사가 투자하는 형식으로 MOU가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인공지능 업체가 보험업계의 니즈와 현실을 완벽하게 반영하기에는 제한이 따르는 일이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