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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금호타이어 매각 '방긋'

구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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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8-03-12 00:00 최종수정 : 2018-03-12 08:32

충당금 적립률, 우리>하나>KB>신한
하반기 환입 시 은행들 순이익 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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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구혜린 기자] 금호타이어 더블스타 매각을 두고 채권단과 노조 간 입장 차이가 뚜렷한 가운데 시중은행의 경우 해외 매각 시 충당금 환입이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시중은행 금호타이어 여신 '회수의문' 분류

금호타이어에 대한 은행권의 익스포저는 1조5000억원 수준이다.

나이스신용평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은행권 전체가 보유하고 있는 금호타이어 익스포저는 작년 말 기준으로 약 1조5000억원으로 추정됐다. 정책성 여신을 담당하는 특수은행의 비중이 58.4%로 높고, 일반은행은 41.6%의 비중을 차지했다.

개별 은행별로는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의 익스포저가 7737억원으로 가장 컸고, 그 다음으로 우리은행 3600억원, 하나은행 1490억원 등의 순이었다. 국민은행과 농협은행, 수출입은행, 광주은행, 신한은행의 익스포저는 각각 669억원과 470억원, 403억원, 230억원, 142억원 등으로 파악됐다.

은행권의 익스포저는 지급보증 비중이 낮은 가운데 대부분 대출채권이었다. 대부분 은행은 작년 9월 말 기준으로 금호타이어 여신을 요주의로 분류하고 있었으나, 작년 말 기준으로는 일부 은행을 제외하고 회수의문 또는 고정으로 분류하면서 충당금 적립 수준을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작년 말 기준으로 농협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국민은행 등의 충당금 적립률이 50%를 상회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충당금 적립률이 낮은 은행들의 경우에도 익스포저의 규모가 작아 손실 부담이 크지 않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이강욱 연구원은 "보수적인 관점에서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에 돌입해 기적립된 충당금을 제외한 잔여 익스포저 모두가 손실 처리되는 상황을 가정해도 은행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더블스타 측, 노조 동의 없인 자금 투입 안 해

현재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 방안은 자구안 합의와 해외 매각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노조는 해외 매각을 할 바엔 법정관리로 가는 것이 낫다며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더블스타는 지금처럼 노조 합의가 안 된다면 인수를 포기할 것이란 입장이어서 해외 매각 여부는 노조 동의에 달린 상태다.

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지난 2일 더블스타 측과 매각 협상을 진행한 결과 금호타이어 지분 45%(주당 5000원)에 해당하는 6463억원 자금 유치를 협의했다고 발표했다. 이 과정을 통해 채권단 지분율은 현 45%에서 23.1%로 내려간다.

현 채권단 체제를 유지한다면 중국 차입금 상환에 그치고 신규투자는 할 수 없다는 계산이다. 이대현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은 "채권단이 주요 주주로 있으면서 지금 현재의 자율협약체제나 워크아웃으로 갈 수 없겠는가 따져봤더니, 신규 자본 및 출자 전환에 들어가는 자금이 1조8500억원이다"라며 "결국은 이 자금이 중국 쪽에 있는 차입금을 상환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부행장은 "중국 공장(판매・생산 법인 모두 포함)을 포기할 생각도 해봤으나 판매 네트워크도 훼손되고, 중국 공장 분리 매각 시 중국 현지 정부에서 지원받은 것이 문제가 돼 중국 공장을 딱 잘라서 떼내는 것조차 쉽지가 않다"며 "피플랜(P-Plan) 추진도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덧붙였다.

더블스타가 재차 매각 협상 대상으로 낙점된 것은 중국 판매 네트워크 때문으로 보인다. 더블스타는 현지에 약 4500개 채널을 갖고 있어 금호타이어 중국공장이 굉장히 빠르게 정상화될 것이란 설명이다. 채권단은 더블스타 측에서 8500억원이 신규로 확보되면, 약 5년 정도 금호타이어 시설투자를 국내에서 이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호타이어 노조는 채권단의 공식 입장이 발표된 이후 더블스타 매각에 대해선 결사반대, 현재까지 진행된 자구안 협상도 백지화한다는 뜻을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해외로 매각될 경우 고용불안이 야기될 것"이라며 "그동안 논의됐던 자구안 백지화는 물론 전면적인 파업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노조가 해외매각에 끝까지 반대한다면 대책이 있냐는 질문엔 '사실상 없다'고 답변했다. 채권단은 더블스타와의 합의 시한을 한 달로 정했다. 이동걸닫기이동걸기사 모아보기 회장은 "대한민국의 기업을 외국기업이 인수하는 데 노조가 동의 안 하면 인수할 기업은 없다"고 설명했다.

◇ 하반기 채권회수는 은행수익에 긍정

일반은행 중 금호타이어 익스포저가 큰 우리은행, 하나은행은 이미 충분한 수준의 충당금을 적립해 잔여 익스포저가 축소된 상태다. 기타 은행들의 경우에도 외형 대비 잔여 익스포저의 절대적인 규모가 작은 수준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추가적으로 생길 수 있는 익스포저까지 충당금으로 쌓았기 때문에 앞으로 금호타이어에 관련된 모든 리스크는 은행 자산선전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면서 "금호타이어 매각이 성사되면 은행 이익으로 계상된다"고 설명했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금호타이어 문제가 원만히 해결된다면 향후 대출채권이 기존 회수의문에서 요주의·정상으로 분류될 수 있다"며 "그 경우 오히려 대규모 대손충당금 환입이 발생해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광주은행의 경우 금호타이어 자체에 대한 익스포저는 크지 않으나, 광주, 전남 곡성 등 은행 주 영업 지역 내에 금호타이어 협력업체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 점을 감안하면, 금호타이어 부실에 대한 실질적인 익스포저는 이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이강욱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향후 금호타이어의 경영이 정상화되지 못하면 구조조정으로 인해 광주, 전남 곡성 지역의 실업률이 높아지고 협력업체의 경영실적 저하 가능성 등이 존재한다"면서 "해당 지역에서 여신 비중이 높은 광주은행의 자산 건전성 측면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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