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 코엑스점. 홈페이지 캡쳐
20일 관세청과 면세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이날 오후 6시에 마감된 ‘서울지역 시내면세점 특허신청’ 공고에 단독 입찰했다. 반면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 등 주요 면세점들은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코엑스점은 지난 2010년 롯데면세점이 애경그룹으로부터 인수해 줄곧 운영해오던 매장이다. 오는 12월 31일자로 특허 만료를 앞둔 가운데 재획득을 통해 계속해서 사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롯데면세점은 특허권 획득 시 면세점 위치도 변동 없이 코엑스점을 그대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오전 11시경 코엑스점 입찰 신청을 마쳤다”며 “매장 규모는 다소 변동될 수 있으나 위치는 변함없이 코엑스점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독 입찰한 롯데면세점은 별도의 경쟁없이 특허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기준점인 600점(1000점 만점)만 넘기면 특허를 취득할 수 있다. 심사를 통과하면 연내 영업이 시작되며 특허만료일은 영업 시작일로부터 5년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6월 잠실 월드타워점 타워동 매장을 새롭게 확장하면서 국내 시내 면세점 중 최대 규모(1만 7334㎡) 매장을 획득했다. 이번 코엑스면세점 특허권을 획득할 시 롯데월드타워와 연계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 증대 등 시너지 효과도 창출할 것으로 롯데 측은 기대하고 있다.
롯데가 사업권 재획득에 나선 이유로는 한중 양국 관계개선 합의에 따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복 완화 기대감이 꼽힌다.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은 지난해 3872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올해 1~9월은 이보다 절반 이하인 1625억원에 그쳤다. 사드해빙에 따라 중국 관광객 방한이 재개되면 운영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내년 강남점 오픈을 앞두고 있는 신세계면세점과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신라면세점은 입찰을 포기했다. 신라면세점의 경우 내달 최종적으로 선정되는 제주공항 입찰에 집중하면서 홍콩 첵랍콕 공항 오픈 등 해외 진출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가 코엑스면세점 특허권 사수에 나서면서 내년 강남권 면세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고가 명품을 잇달아 유치한 장점을 내세워 지난 3분기 매출이 342% 급등하며 ‘신흥강자’로 떠오른 신세계면세점은 증축을 마친 반포 센트럴시티 강남점에 내년 중 오픈을 앞두고 있다.
현대백화점 역시 신세계와 마찬가지로 내년 중 현대백화점면세점을 오픈한다. 면세점이 들어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코엑스 등 삼성동 일대의 시설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힘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백화점이 면세점을 운영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백화점은 45년 유통 노하우를 바탕으로 서울 시내에 ‘대형 럭셔리 면세점’을 열겠다는 포부를 내세웠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월드타워점의 경우 명품 등을 앞세워 럭셔리가 주력이라면 코엑스점은 인근 호텔과 카지노 이용 고객을 겨냥해 시계‧보석 등의 품목을 특화한 매장으로 키워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