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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적 펀드 환매, 이대로 멈출까?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기사입력 : 2017-10-24 11:05

배당 기대감에 주가 괴리율도 좁혀

기계적 펀드 환매, 이대로 멈출까?
[WM국 김민정 기자] 박스권 매매 패턴에 변화
국내 개인투자자는 그동안 ‘장기 박스권’(코스피지수 1800~2200선)에 유용한 투자 전략을 써왔다. 코스피지수가 1900을 밑도는 시점에서 주식형펀드나 지수 연동 상장지수펀드(ETF)를 사고, 2100선을 넘어서면 기계적으로 내다팔았다. 지난 5~6년간 지루한 ‘박스피(박스권+코스피)’ 장세를 보면서 몸에 밴 이른바 ‘조건반사 투자공식’이다. 국내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이 낮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과거의 ‘학습 효과’ 탓에 주가 상승을 확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스피지수가 2200선을 넘어 2300선까지 뚫고 올라가면서 개인들은 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달간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1억원 이상 대량 주문은 하루 평균 1만 1,803건을 기록했다. 2015년 7월 1만 3,108건을 기록한 뒤 가장 많았다. 지난 1월 6,712건이던 1억원 이상 주문은 어느새 1만건(1만 129건)을 돌파한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식형펀드 환매 두 달 연속 자금 유입 중

주식형펀드 자금 유입도 늘고 있다.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주식형 공모 펀드에는 30일 기준 2,79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는 7월(1,788억원) 이후 두 달 연속 펀드에 자금이 들어온 것으로, 올해 들어 주식형펀드에 두 달 연속 자금이 유입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투자자들이 해지한 주식형펀드 환매 규모는 5조 4,288억원에 달한다. 코스피가 고점을 높여갈 때마다 대다수 투자자는 펀드 가입보다 환매를 선택했던 것. 이는 오랫동안 펀드에 물린 투자자들 다수가 원금 보장 수준으로 수익률이 올라오자 환매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라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7월을 기점으로 조금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 변동성에도 유동성 굳건
하지만 투자자들이 앞으로 시장을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국내 증시를 둘러싼 요인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8월을 기점으로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글로벌 시장 변수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기계적 펀드 환매, 이대로 멈출까?
최근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등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은 크게 높아졌다. 여기에 미국 샬럿츠빌 사태 이후 트럼프닫기트럼프기사 모아보기 대통령의 모호한 태도는 그동안 잠잠하던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을 다시 확대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실제로 변동성 지수인 VIX가 8월 중순 일시적으로 상승하기도 했으나, 상승폭은 지난 4월과 5월 수준을 넘어서지 않았고 그나마도 단기간에 안정을 되찾았다.

이는 그동안의 학습효과로 보았을 때 동아시아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증시 영향력이 지속적이지는 않고, 미국 정치 불확실성 역시 향후 전개방향을 예단할 수는 없으나 논란 이후 안정이라는 수순을 따라가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올해 국내 기업의 실적 기대치가 이전과 비교해도 크게 달라졌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올 상반기 코스피 상승의 일등공신은 거침없는 삼성전자 주가 상승이었다. 시가총액이 큰 삼성전자가 코스피를 끌어올리며 지수를 견인하자 한때 ‘펀드 무용론’이 불거지기까지 했다. 삼성전자 편입 비중이 낮은 펀드 상당수가 코스피 상승률을 밑도는 수익률을 기록해 부진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 기업들의 실적개선은 다른 신흥국과 비교하더라도 두드러진다. 와이즈에프앤에 따르면 실적 추정이 가능한 266개 코스피 상장사의 영업이익 전망치(6월 30일 기준)는 189조 3,909억원이다. 지난해 12월 전망했을 당시(168조 1,547억원)보다 12.63% 늘어났다. 1분기 ‘깜짝 실적’(어닝서프라이즈)을 반도체와 은행 업종이 이끌었다면 이후엔 철강·가전·건설·기계·증권 등 전방위적으로 기업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면서 향후 실적 기대감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애널리스트들은 2017년 KOSPI 기업들의 순이익이 전년 대비 +14.6% 증가한 121.2조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굳이 기계적인 펀드환매로 시장을 대응할 필요는 없다. 1분기에 끝날 줄 알았던 어닝서프라이즈가 2분기에도 이어지면서 연내 코스피 2000선이 무너져 1900대로 다시 내려가는 급락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내 시장의 밸류에이션은 오히려 하락하며, 투자 매력은 이전에 비해 높아지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견고해지면서 펀드 투자로 대응해도 큰 손해는 없을 듯하다.
기계적 펀드 환매, 이대로 멈출까?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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