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9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이날 롯데알류미늄은 이사회를 열고 신 명예회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임기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최근 대법원에서 신 명예회장에 대한 한정후견인을 지정한 데다 95세의 고령의 나이로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워낙 고령이시기 때문에 2014년부터 자연스럽게 임기 만료에 따라 계열사 임원에서 물러나게 됐다”며 “앞으로는 명예회장으로서 활동하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 명예회장은 지난 6월 한일 롯데그룹의 지주사 격인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도 임기 만료에 따라 물러나며 경영 퇴진을 공식화 했다. 지난해 3월 롯데제과와 호텔롯데를 시작으로 롯데쇼핑, 롯데건설, 롯데자이언츠 등의 이사직에서 퇴임하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수순을 밟아왔다.
1948년 일본 도쿄에서 롯데홀딩스의 전신인 ㈜롯데를 창업해 껌 장사로 시작한 신 명예회장은 1967년 국내에 롯데제과를 설립하며 한국 사업에 나섰다. 이후 백화점과 마트, 면세점 등으로 사업을 확장시켜 롯데그룹을 재계 5위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차남인 신동빈닫기

재계 한 관계자는 “신격호 명예회장의 알루미늄 이사직 퇴임은 명목 상일뿐 사실상 그룹 경영은 신동빈 회장이 원톱체제로 수년간 이끌어 왔다”며 “이번 퇴임으로 신 회장의 입지는 더욱 공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그룹은 신 명예회장의 거처를 두고 신 회장의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현 SDJ코퍼레이션 회장)과 내홍을 빚고 있다. 신 명예회장이 줄곧 머물렀던 소공동 롯데호텔이 내년 8월 완공을 목표로 신관 개보수 공사에 착수 했지만, 신 전 부회장 측이 본관으로의 거주지 이전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2015년 7월 신 회장과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뒤 신 명예회장의 신변을 관리해오고 있다. 신 명예회장의 고령으로 건강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거주지를 옮기는 것은 심신 안정에 좋지 않다는 게 신 전 부회장 측의 주장이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