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급한 그룹 차원의 거시적 의사결정이나 계열사 간 업무조정 등을 누군가는 해야 하기때문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그룹의 총수대행을 누가 할지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08년 이건희 회장이 ‘X파일 사건’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뒤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이 총수대행을 맡았다.
이번 총수 대행으로는 삼성의 ‘2인자’로 불리는 최지성 실장(부회장)이 거론된다. 하지만 형사 피의자로 특검 수사를 받고 있는 신분이어서 활동 반경이 좁혀진 상황이다.
여기에 미래전략실 차장인 장충기 사장까지 입건된 처지여서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서는 그룹 수뇌부의 집단공백까지 우려된다.
그러다 보니 삼성전자를 이끌고 있는 권오현 부회장도 총수 대행으로 언급된다.
삼성이 마련 중인 쇄신안도 이 부회장 구속으로 상당기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당초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일단락될 때쯤 대대적인 쇄신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었다.
이 부회장이 작년 12월 국회 국정조사특위 청문회 때 밝힌 미래전략실의 해체와 최순실 모녀 승마 지원에 대한 사과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구속됨에 따라 이런 사안들 역시 최종적인 법적 판단 이후에나 가능하게 됐다.
당장 미전실 해체가 무기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미전실이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왔는데 총수가 구속된 상황에서 미전실 기능마저 폐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수뇌부의 앞날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삼성 미전실은 총수의 무죄 입증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처지다.
법무팀이 그 중심에 서겠지만 전략이나 기획, 커뮤니케이션 등 다른 팀들도 총수 구명을 위한 비상체제를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미전실의 해체를 약속하긴 했지만 당장 실무 임직원들로서는 그 문제를 염두에 둘 틈이 없을 만큼 긴박하다”고 말했다.
오아름 기자 ajtwls070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