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월 평균 2306대 팔아 ‘선전’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제네시스 브랜드(G80/제네시스DH, G90/에쿠스)의 올해 미국시장 누적 판매고는 2만3064대다. 월 평균 2306대가 팔린 셈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판매량 기복이 심하다. 올해 미국시장 판매고를 보면 지난 3월 3197대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이후 지난 7월까지 하락세를 보였다. 이어 제네시스 G80을 출시한 지난 8월에 2410대로 반등한 뒤 9월부터 판매고가 하향세를 걷더니 지난 10월에는 올 들어 가장 적은 1507대에 그쳤다. 현대차 관계자는 “제네시스는 한국에서 생산되고 수출로 나가는 구조다”라며 “그러나 7월부터 이어진 노조의 파업 여파가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 가격대 렉서스와 어깨 나란히
현지 고급차 시장 선점을 위해 가격을 인상하는 강수를 둔 것 또한 판매고 하락세에 영향을 끼쳤다. 제네시스 G80과 G90은 지난 8월 출시 이후 3개월 간 4000대에 근접한 3909대를 팔았다. 월 평균 1303대다. 그러나 9월엔 1211대, 10월엔 1201대 줄었다.
현대차는 G80과 G90 현지 출시과정에서 고급차시장 공략 전략으로 렉서스와 비슷한 가격대로 책정했다. 8월에 출시된 G80 판매가를 4만달러 이상, 9월에 출시된 G90은 7만달러(최대 7만2200달러) 이상이다. 7만2520달러를 받는 렉서스 LS460와 비슷한 수준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3만달러 수준이었던 기존 모델과 달리 G80은 4만달러 이상으로 올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현지 월별 판매고에 기복이 있긴 하지만 월 1000대 이상 팔리는 것은 나쁘지 않다”며 “파업 여파와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미국 고급차 시장에서 선전을 펼친 것”이라고 주장했다.
◇ 글로벌 강자 틈새공략 성공적
전문가들도 올 들어 누적 판매량 2만대를 돌파한 것은 고급차 시장에서 안착하는데 성공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한미 FTA 재협상이 추진되더라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오는 실정이다.
트럼프 취임 이후 미국 입장에서 수입품인 제네시스에 관세가 붙더라도 2.5%에 불과한 수준에 그친다면 구매혜택 확대 정책을 통해 상쇄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0월까지 누적 판매고가 2만대를 넘어섰다는 사실은 미국 고급차시장에서 안착했음을 뜻한다”며 “세계 최대 고급차시장을 미리부터 석권한 독일과 일본 차량 틈새를 파고 든 제네시스의 올해 성과는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
◇ “트럼프 관세 올려도 별무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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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험난한 고갯길이 가로막고 있어 당장 거뜬히 넘어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독일차와 일본차에 대한 현지 소비자들의 ‘로열티’가 높은 상황을 타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G80 출시 초반 기세를 잃고 있는 까닭은 국내 파업여파 때문만도 아니고, 가격 정책 때문만도 아니라 제네시스에 대한 선호도가 아직은 옅은데서도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G80과 G90 신차 효과가 꺾이면서 제네시스 브랜드 전체 판매고가 줄어들고 있다면 소비자들의 로열티에 따른 선택의 결과”라고 풀이했다. “미국 고급차 고객들이 차량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가격과 함께 로열티”라는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그는 “판매실적을 보면 시장에 안착했다고 볼 수 있지만, 렉서스-아우디 등의 로열티를 무너뜨려 가면서 앞으로 나아가기란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