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거대 자본 앞세워 고금리 개인 신용대출시장 지배력 강화
지난 2012년에 영업정지를 둘러싼 법정공방 여파 등으로 다소 주춤했던 에이앤피파이낸셜대부가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공격적인 신규 영업에 나서면서 개인 신용대출 자산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신용평가사들의 내부 분석 자료에 따르면 에이앤피파이낸셜대부의 작년 말 기준 개인 신용대출 채권 잔액은 2조622억원으로 전년(1조4540억원)대비 6082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사이에 40.8%나 증가한 것이다. <표 참조> 순수 개인 신용대출 자산만을 놓고 보면 현대캐피탈과 롯데캐피탈, KB캐피탈, HK저축은행, SBI저축은행 등 서민금융권을 통틀어 가장 큰 규모다.
이 같은 실적 성장세에 힘입어 이 대부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이미 30%를 상회했다는 전망마저 제기되고 있다. 에이앤피파이낸셜대부의 거침없는 질주에 힘입어 미즈사랑, 원캐싱 등 그룹 계열 대부업체 3곳의 개인 신용대출 자산 잔고는 4월말 기준으로 2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대부업체의 대출 자산이 급증한 것은 지난해 6월 12일부터 대부업 중개수수료가 대부금액의 최고 5%로 제한되면서 경쟁력을 상실한 중개모집 채널이 붕괴되면서 그 동안 직접 채널을 통해 영업력을 강화해 온 덕분에 신규 고객 유입과 기존 고객에 대한 재대출 증가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러시앤캐시 측의 한 관계자는 “불법 정보를 이용하던 대부 중개업자가 폐업하다 보니 이들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중소형 대부업체가 문을 닫게 되면서 대부업자 전체 수가 감소 추세”라고 설명한 뒤 “그 동안 케이블 TV 등 다이렉트 채널을 꾸준히 관리해 온 덕분에 일부 대형사는 자산이 되레 늘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활발한 영업력 덕분에 영업수익도 늘어나면서 자기자본금이 작년 말 기준으로 1조624억원을 기록했다. 저축은행 업계와 캐피탈사, 대부업체 등 전체 서민금융회사 가운데 자기자본 규모가 1조원을 넘는 회사는 현대캐피탈과 러시앤캐시 등 2곳뿐이다.
또한 자산건전성 척도인 고객 연체율은 작년 말 기준으로 1일 이상과 1개월 이상은 각각 19.0%와 14.3%로 경쟁 대부업체에 비해 매우 우수한 편이다. <표 참조> 현승희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에이앤피파이낸셜대부는 대부업체란 이유로 재무 건전성에 비해 신용등급이 저평가돼 있지만 신용등급 ‘AA’인 캐피탈사들보다 우량한 회사”라고 말했다.
◇ 내달 21일 대한상공회의소 10층으로 본사 사옥 이전
이처럼 러시앤캐시의 자산과 조직이 커짐에 따라 아프로파이낸셜그룹은 주력 계열사들과 함께 본사 사옥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전할 사옥은 서울 중구 남대문로4가 위치한 대한상공회의소 10층으로 정해졌으며, 내달 21일까지 옮긴다는 계획아래 사무실 임대계약을 마쳤으며, 현재 집기비치, 인테리어 등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예정대로 본사를 이곳으로 이전할 경우 이 대부업체는 지난 2011년 4월 강남역 부근으로 옮긴 지 3년 2개월 만에 다시 강북 시대를 맞게 된다.
이번 사옥이전 배경에는 아프로파이낸셜그룹의 사세가 커진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대부업계 한 관계자는 “아프로파이낸셜그룹의 본사 사옥 이전은 그룹 계열사 수 증가 등 사세 확장에 따른 업무 연계를 좀 더 원활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직원들의 근무환경 여건 개선도 본사 이전 추진의 또 하나의 요인이다. 본사 이전에는 2~3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본격적인 업무는 6월 23일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앤캐시 측 고위 관계자는 “내달 그룹 본사 사옥이전을 통해 새로운 각오로 새 출발해 고객에게 더욱 더 다가가는 서비스를 펼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어 “특히 이번 그룹 본사 사옥 이전을 발판으로 아프로파이낸셜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공고히 함은 물론 더욱 역동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서민전문금융회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 (가칭)OK저축은행 출범 따른 그룹 계열사 간 사업 재조정
무엇보다 내달 중순쯤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 공식 출범할 (가칭)OK저축은행도 이곳 사옥에서 본격적인 개인 신용대출 영업을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달 중순쯤 출범 예정인 (가칭)OK저축은행은 그룹 오너인 최윤닫기

이번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에는 앞으로 5년 동안 대부업 자산을 41% 안팎 감소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금융당국이 중소기업 대출을 일정부분 책임질 것을 조건으로 내건 만큼 전체 대출에서 중소기업 대출 비중을 20~30%로 유지하는 내용도 계획서에 포함됐다.
아프로파이낸셜그룹은 (가칭)OK저축은행 출범에 앞서 계열사 간의 사업 재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외부차입 여건이 어려운 아프로캐피탈은 할부 및 리스사업 쪽에 주력하는 대신, 개인 신용대출 사업 부문은 (가칭)OK저축은행 쪽으로 넘길 계획이다.
그 동안 최윤 회장이 러시앤캐시를 통해 쌓은 막대한 자금력과 영업 노하우 등을 바탕으로 (가칭)OK저축은행을 지원할 경우 기존 저축은행 업계의 지각 변동까지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대부금융협회 이재선 사무국장은 “현재 저축은행들은 2%대의 자금조달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칭)OK저축은행을 출범시키면서 추가적인 대출금리 인하 혜택을 무기로 고객기반을 대폭 확대하며 파장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