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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업계 신차 오토론 실적 급감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4-04-06 22:01

작년 9월말 취급액 기준 전년比 23.6%나 감소
자동차리스와 중고차 오토론 실적 늘어 ‘대조’
할부자산 분류 기준 변경으로 중고차 할부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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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업계 신차 오토론 실적 급감
국내 캐피탈 업계의 고유 영역인 자동차금융 시장이 주춤거리고 있다. 은행, 보험, 저축은행 등 여타 금융권이 경쟁적으로 이 시장에 진출한 탓이다. 여기에 지난해 국산차 판매 부진까지 겹치면서 이들 캐피탈사의 신차 오토론 실적은 급락하고 있다. 또한 서로 대체관계인 할부금융 역시 영업환경 악화 등으로 다소 위축된 상태다.

문제는 자동차 거래대수가 급격히 늘어나지 않는 이상 이 같은 상황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영업환경 여건이 취약한 넌 캡티브(Non-Captive)사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반면 수입차 비중이 높은 자동차리스는 BMW, 벤츠 등 수입차 판매 호조세에 힘입어 실적 성장세를 기록, 상품별로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 고유 영역인 자동차금융 실적 주춤 ‘왜’

자동차금융 상품(리스· 할부금융 ·오토론)을 주요 먹거리로 취급하는 캐피탈 업계가 영업환경 악화에 직면해 있다. 시중은행 등 다른 금융권이 자동차금융시장에 진출하면서 점차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캐피탈사(리스사, 할부금융사)들이 취급한 자동차금융 실적은 20조3203억 원으로 전년 동기(19조7544억 원) 보다 5659억 원(2.9%) 증가하는데 그쳤다.

자동차금융 상품을 취급하는 캐피탈 사들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성장이 둔화된 것은 국산 신차 거래대수가 부진한데다가 신한은행, 삼성화재 등 여타 금융권에서 저금리를 내세워 이 시장에서 선전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일찍 감치 자동차대출시장에 뛰어든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해 취급실적이 1조30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자동차대출 시장에 진출한 지 3년 만에 1조원이 넘는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낮은 금리 때문이다. 이 은행의 ‘마이카 대출’은 신차 기준으로 우대금리를 적용하면 최저 4.2%의 금리를 적용받는다. 이는 캐피탈 업계 보다 2%p 정도 낮다.

삼성화재 역시 애니카 자동차대출 상품을 출시한 뒤 시장을 공략 중이다. 아울러 할부금융 취급비중이 높은 국산 신차 거래가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국토교통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국산 신차 등록대수가 105만 9253대로 전년 동기(106만4893대) 보다 5640대(0.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캐피탈 업계가 취급한 국산 신차(59만5040대)도 1년 사이에 1.3%(8055대) 하락했다.

◇ 자동차리스 ‘껑충’ 반면 할부금융 ·오토론 ‘주춤’

자동차금융 시장을 둘러싼 영업환경 악화 등으로 캐피탈 업계가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상품별 실적 희비가 엇갈려 눈길을 모았다.

국산차 거래부진과 여타 금융권 진출 등으로 오토론 실적은 주춤한 반면 자동차리스시장은 수입차 판매량 증가세에 힘입어 기대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자동차리스 실적은 4조9134억 원으로 전년 동기 4조4287억 원 보다 4847억 원(10.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신차 리스는 4308억 원(10.4%) 증가한 4조1312억 원을, 중고차 리스는 539억 원(18.1%) 증가한 3514억 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자동차리스 실적이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BMW, 메르세데스-벤츠(이하 벤츠), 아우디 등 고가 브랜드의 수입차 판매가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수입차 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19.6% 증가한 15만6497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987년 국내 수입차 시장이 개방된 이후 사상 최대치다. 특히 고가 브랜드의 독일차가 10만5580대가 팔려 무려 67.5%를 차지했다. 이는 2012년 판매 실적 8만3578대 보다 26.3% 성장했고, 점유율은 63.9%에서 3.6%p 상승한 것이다. 이로 인해 이들 계열 전속 리스사는 물론, 국내 리스사도 좋은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할부금융과 오토론 실적은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례로 작년 9월말 기준으로 이들 캐피탈사가 취급한 오토론은 8조3770억 원으로 전년 동기 8조6843억 원으로 3073억 원(3.5%) 소폭 감소했지만, 신차 오토론은 신한은행과 삼성화재 등 여타 금융권에 밀려 무려 1조6375억 원(23.6%)이나 급감했다. 〈표 참조〉

다만 중고차 오토론 실적은 할부거래에 따른 자산 분류 기준이 바뀌면서 1조3302억 원 늘었다. KB캐피탈 자동차금융 3부 이윤희 부장은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중고차 거래가 늘고 있다”며 “중고차 시장을 찾는 고객의 발길이 늘면서 캐피탈 업계도 덩달아 바빠졌다”고 말했다.

자동차할부금융 실적 역시 신차 할부금융 부문에서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뒀지만 중고차 할부금융 실적이 급락하면서 5.8%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와 관련 효성캐피탈 정세종 상무는 “중고차의 경우 매도인(매매상사, 딜러)과 할부금융 약정 체결이 불가피해 어쩔 수 없이 오토론으로 전환하면서 중고차 할부금융 실적이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할부금융과 오토론이 서로 대체관계임을 감안할 때 사실상 자동차할부금융 시장은 정체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 캐피탈사들 본업비율 완화 요구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캐피탈 업계는 금융당국에 본업 비율 완화, 단기 렌트업 진출, 취득세 이중과세 폐지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1·2금융권이 영역을 넘어오는 만큼 이를 타개할 무기를 달라는 것이다. 현재 여신전문금융사는 할부· 리스로 등록된 사업 비율을 50% 초과해 신용대출 등 부대업무를 할 수 없도록 제한받고 있다.

중고차 시장 확대로 오토론 취급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 본업 비율 때문에 맘껏 늘리지 못하는 실정이다. 여신금융협회 조윤서 금융부장은 “은행 등 여타 금융업권에서는 캐피탈 업계의 영역을 침범하는 데 반해 캐피탈사만 다른 업권으로 향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공정 경쟁을 위해서라도 본업 비율을 늘리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하지만 규제 완화 요구가 관철되기는 쉽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본업 비율이 더 제약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현실적으로 규제를 푸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정희수닫기정희수기사 모아보기 하나금융연구소 팀장도 “쇼크가 왔을 때 건전성 관리가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당장 수익 개선을 위해 본업을 풀어주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1년 미만 단기 렌트업 진출 역시 허용 가능성이 낮다. 2008년 금융당국이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 개정 추진 시 렌트업자들의 반발이 거셌던 것도 악재다.

여기에다 리스사가 설비기계 구입 시 내는 취득세를 리스 기간 종료 후 해당 설비 이용자에게 되팔 때 또다시 과세하는 이중과세 문제도 캐피탈사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소재 某(모) 캐피탈사 사장은 “시장은행과 보험권에 비해 힘이 밀리는 캐피탈 업계만 고사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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