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초에는 그간 모든 카드상품에 탑재됐던 2~3개월 무이자 할부서비스가 폐지돼 많은 회원들이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카드사들은 새로운 수수료체계 적용으로 수익성 악화가 예상돼 과도하게 제공됐던 부가서비스를 축소하는 과정이라며 고객들을 설득했다. 현재도 많은 카드사들이 부가서비스를 축소하는 과정에 있다. 가맹점 수수료 체계가 정비되면서 지난 10월에 VAN수수료 개정안 또한 도출됐다.
한국금융연구원(KDI)는 지난 10월 VAN서비스 제공자(이하 VAN사)와 VAN서비스 수혜자(이하 가맹점)이 직접 협상해 VAN수수료를 결정토록 하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당사자간 직접 협상을 통해 VAN시장에서도 가격경쟁을 유도, 합리적인 VAN 수수료를 정착시킬 수 있다는 취지다. 수수료뿐 아니라 카드사의 수장들도 교체되는 시기였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를 비롯해 삼성카드, KB국민카드, 우리카드는 올해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이달 삼성카드가 원기찬 대표(前최치훈 대표)를 선임한데 이어 우리·신한·KB국민카드가 각각 강원, 위성호닫기

상품에 있어서는 모바일카드가 주목을 받았다. 지난 9월 6개 카드사(신한·현대·삼성·KB국민·롯데·NH농협카드)들이 앱형 모바일카드를 일제히 선보이면서 관심이 높아졌다. 일부 상품이 100만장을 돌파하는 등 앱형 모바일카드는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이에 따라 유심형 모바일카드를 운영하는 하나SK·BC카드 역시 내년 IC카드 전환을 통해 모바일결제시장 선점을 꾀하고 있는 상황이다. 체크카드 사용 확대의 상승세도 눈에 띠는 한 해였다.
◇ 3분기 당기순익 전년동기比 20.5%↓…“체크카드 사용 확대 지속될 것”
올해 3분기 7개 전업카드사의 당기순익은 1조3628억원으로 전년동기(1조7148억원) 대비 20.5%(3520억원) 감소했다. 금융감독원 측은 주식매각이익 등 일회성 요인이 전년동기 대비 크게 준 것에 기인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삼성·신한카드의 주식세후 매각이익은 880억원으로 전년동기(6100억원) 보다 약 7배 줄었다.
카드사별로는 신한카드가 5348억원으로 가장 많은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이어 KB국민(2604억원)·삼성(2380억원)·현대(1363억원)·BC(997억원)·롯데(933억원)·하나SK카드(4억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중 삼성카드와 하나SK카드가 눈에 띠는 경영실적을 나타냈다. 삼성카드는 전년동기(7297억원) 대비 당기순익이 67.4%(4917억원) 감소했다. 작년에 에버랜드 주식매각이익(5350억원)으로 당기순익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신한(405억원 감소)·롯데(74억원 감소)·현대카드(54억원 감소)도 전년동기 대비 당기순익이 감소했다.
반면 하나SK카드는 전년동기(△712) 보다 716억원 당기순익이 증가해 흑자로 전환했으며, BC카드(112억원 증가) 또한 전년동기(885억원)대비 당기순익이 늘어났다. 이용실적은 430조4000억원으로 전년동기(414조7000억원) 대비 3.8%(15조7000억원) 증가했다. 카드별로는 올해 3분기 신용카드 이용실적은 364조2000억원, 체크카드는 66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이용실적 증가율은 전체적으로 둔화됐다. 올해 3분기 전년동기 대비 카드구매실적 증가율은 3.8%를 기록해 작년 3분기(7.6%) 보다 3.8%p 낮아졌다. 카드별로는 신용·체크카드별로 차이가 났다. 신용카드의 이용 증가율이 2.9%(10조3000억원)를 기록한 반면, 체크카드는 8.9%(5조4000억원)를 기록해 약 3배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여신협회 측은 “올해 하반기 들어 거시경제변수가 회복국면으로 돌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카드승인실적은 여전히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지난 11월 한 달간 카드승인실적을 보면 신용카드 승인금액은 38조1200억원, 체크카드는 8조4900억원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어 “단, 체크카드의 경우 전년동월(7조500억원) 대비 20.5%의 증가율을 보였다”며 “이는 신용카드 이용 증가율(1.2%)보다 19.3%p 높은 것으로 체크카드 사용 확대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함정식 여신협회 카드본부장도 “최근 체크카드 발급 수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승인실적이 늘어나 효율성이 높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신용카드 소득공제율(2014년 15% → 10%)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반면, 체크카드는 내년(기존 25%)에 30%로 높아지는 것도 체크카드 사용 증가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 가맹점 수수료율 적용 1년 “순항 중”…VAN수수료 “불합리성 개선”
이용실적에 있어 체크카드가 올해 카드업계의 화두였다면, 2013년 카드업계를 정의할 수 있는 키워드는 ‘수수료’였다. 작년 9월 개편된 가맹점 수수료율 체계가 대형가맹점과 카드사간 잡음이 존재했지만 결과적으로 순항하고 있고, VAN수수료 개선안도 도출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카드사들의 순익이 감소한 이유가 수수료 체계 개편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작년 9월 가맹점수수료 체계가 개편돼 적용된 이후 작년 4분기 7개 전업카드사들은 4092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이 이를 반증한다. 카드사들은 수수료 체계 개편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부가서비스 축소를 통해 일정부분 해소했다. 올해 초 논란이 됐던 무이자 할부서비스 축소는 부가서비스 축소의 일환이다. 이 외에도 전월 실적 상향 등의 노력이 이뤄졌다.
업계에서는 新가맹점 수수료 체계 적용 1년이 지난 현재 순항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대형가맹점과 카드사간 수수료율 조정에 대한 잡음이 많았지만 결국은 조정이 이뤄졌고, 과거 대비 가맹점 수수료율에 대한 민원이 많이 줄어서다. 함 본부장은 “장기적으로 봐야하지만 작년 9월에 적용된 가맹점 수수요율 체계는 현재까지 순차적으로 정착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잡음이 많았지만 결국 대형가맹점과 카드사들은 새로운 수수료율 계약을 체결했으며, 관련 민원 또한 많이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VAN수수료 체계 개편이 본격적인 화두로 등장했다. 이두형 前여신협회장이 작년 하반기에 VAN수수료 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피력한 이후 KDI가 관련 연구결과를 지난 10월에 발표했다. 발표안은 VAN시장의 효율화 및 리베이트 근절을 위해 ‘카드사-VAN사’간 이뤄졌던 VAN수수료 협상을 ‘가맹점-VAN사’로 전환시켰다. 당시 강동수 KDI 금융경제연구부장은 “현재 밴 수수료는 밴사와 카드사가 결정하고 정작 돈을 내는 주체인 가맹점이 배제된 상황”이라며 “밴사가 가맹점 유치를 위해 리베이트 경쟁에 의존하는 불합리한 구조를 야기하고 있다”며 VAN수수료 체계 개선의 취지를 설명한바 있다.
함정식 여신협회 카드본부장은 “지난 10월에 발표된 KDI의 연구결과는 現VAN시장에 문제가 있어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연 평균 약 1조원의 VAN수수료가 발생하는데 VAN사들은 대형가맹점만을 위한 리베이트를 펼친 반면, 중소형 가맹점에게는 그에 합당한 혜택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중소형가맹점간 공정한 분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결과”라며 “불합리한 리베이트는 사회적 정당성에 위배된다”고 덧붙였다.
◇ 신한·KB국민·삼성·우리카드 수장 교체
수수료가 카드업계를 1년간 관통한 가운데 수장 교체도 일어났다.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심재오 KB국민카드 사장,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강원 우리카드 사장이 새로운 카드업계의 수장으로 올해 임명됐다. 위 사장은 지난 8월 신한카드 취임 이후 조직개편을 실시해 이달에 업체 최초 ‘빅데이터 센터’를 출범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설되는 ‘빅데이타 센터’는 빅데이타 기반 마케팅 파트, 내부 프로세스 효율화를 위한 비즈니스 인사이트 파트, 빅데이타 플랫폼 파트 3개 파트로 구성된다.
신한카드 측은 “빅데이타 센터 장기전략 수립 및 실행을 책임질 본부장급 외부 전문가 스카우트를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심재오 사장 역시 최근 ‘훈·민·정·음’시리즈를 선보였다. 이 상품은 심 사장이 지난 7월 취임 이후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출시까지 모든 과정을 지휘한 상품이다, 원카드 개념인 혜담카드와 함께 투트랙 전략을 사용할 계획인 것. 심 사장은 “그간 DC(디스카운트)형 상품이 많이 잊혀져 있어 새롭게 ‘훈·민·정·음’시리즈를 선보였다”며 “혜담카드로 대표되는 원카드와 함께 세분화 전략을 밀고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삼성전자맨인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의 변신과 올해 초반 대표이사 사퇴의 홍역을 겪은 강원 우리카드 사장의 행보 또한 내년에 기대되고 있다.
◇ 앱형 모바일상품 출시…상품 다원화 본격 논의
상품 쪽에서 올해 주목받은 품목은 모바일카드다. 지난 9월 6개 카드사가 앱형 모바일카드를 출시한 이후 모바일상품은 활성화에 탄력을 받았으며, 업계 최초 관련 상품을 선보인 하나SK는 올해 총 매출액이 2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IC카드 전환에 따른 유심형 모바일카드 인프라 확대 또한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뿐 아니라 금융결제원과 한국은행에서 마이크로SD방식, 스마트폰 자체 메모리를 활용하는 ESE방식 등의 출시를 논의하고 있어 모바일카드의 다원화가 논의되는 시기였다. 권영탁 하나SK카드 모바일마케팅팀장은 “올해 앱형 상품이 출시됨에 따라 모바일카드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며 “이에 따라 카드사들이 모바일카드를 새로운 수익상품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 IC카드 전환 등 모바일카드에 대한 호재가 많다”며 “올해는 모바일카드상품의 다원화를 논의했던 시기”라고 덧붙였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