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초 투자자들의 니즈를 잘 따를 수 있을까 하는 우려를 불식시키면서 선진금융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파생상품시장의 첫 스타트를 잘 끊었다는 평이다.
전체 ELW시장은 9월 14일 현재 거래대금 3000억원을 돌파하며 전체 유가증권시장 거래비중의 10%수준을 웃도는 등 새로운 투자대안으로 급부상했다.
이러한 ELW의 폭발적인 호조에 힘입어 지난 7월 섹터와 테마형 종목으로 묶인 바스켓 ELW가 투자자들앞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바스켓ELW는 개별종목ELW가 가진 리스크를 분산시켜주는 ELW로 이미 홍콩 등 금융선진국에서는 널리 확산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 국내 바스켓 ELW는 일평균 1000만원을 웃도는 초라한 성적에 9월 들어서는 상장된 종목조차 하나도 없어 상장된 지 두 달만에 개점휴업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빈축을 사고 있다.
전체 ELW시장이 나날이 성장탄력을 얻는 반면 바스켓 ELW가 이토록 투자자들의 호응을 끌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업계에서는 “전체 ELW시장의 출발세가 워낙 좋다보니 현재 선진국에서 보편화된 리스크 분담능력이 뛰어난 바스켓 ELW도 반응이 좋을거라 예상하고 사전준비 없이 도입한 것이 제일 큰 문제인 것 같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바스켓ELW같은 섹터형이나 테마형 투자상품들은 개인투자자들보다는 기관들의 원활한 참여를 유도하고자 만든 것인데, 현재 기관들의 반응은 냉담하기 이를데 없다.
전체 ELW의 주고객층인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을 유도해 바스켓ELW의 활성을 유도해야 하는 증권사나 거래소측 대응도 미진하기는 마찬가지다.
현재 바스켓 ELW의 종목구성도 투자자들의 투자욕구를 확 지필 수 있는 꺼리가 부족하고, 종목명조차도 한 눈에 알아보기 힘들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바스켓ELW를 국내의 성급한 투자문화가 만들어낸 ‘미숙아’라고 까지 지칭했다.
감독당국이나 증권사들 모두 자통법과 한미 FTA 등의 매머드급 금융빅뱅을 맞아 너도나도 선진금융기법을 벤치마킹하고, 선진상품 도입에 혈안이 되어 있다.
외형적인 선진상품이나 전략도 중요하지만, 우선 그 상품의 꼭짓점에 서 있는 투자자들에게 동감할 수 있는 국내식 투자교육과 홍보활동, 상품구성 등 내실적인 면에서 선진내공을 쌓는 것이 더 우선시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김경아 기자 ka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