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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로 소통하는 젠슨 황과 엔비디아의 구성원 [마음을 여는 인맥관리 72]

윤형돈 네트워킹센터장

기사입력 : 2026-03-30 06:00

숙제로 소통하는 젠슨 황과 엔비디아의 구성원 [마음을 여는 인맥관리 72]

숙제로 맺어진 평생의 반려자

젠슨은 1980년 오리건 주립대에 입학하여 전기공학을 전공하면서 미래의 아내인 로리 밀스를 만났다. 전기공학과 학생은 약 250명이었는데 여학생은 단 3명밖에 없었고 로리가 가장 매력적이었다. 남학생들 사이에 로리의 관심을 얻기 위한 경쟁이 시작되었고 평범한 방식으로는 로리의 관심을 끌 자신이 없었던 젠슨은 숙제를 함께 하자고 졸랐다. 젠슨은 숙제를 잘 했고 그것을 자신의 ‘슈퍼 파워’라고 불렀다.

실험실 수업에서 젠슨과 로리는 ‘브래드보드’라고 불리는 직사각형 플라스틱 그리드위에서 중복기와 가산기 등을 조립했는데 이 과정은 세심함과 신중함이 요구되는 작업으로 서로 가깝게 붙어서 협력해야 했다.6개월간의 브래드보드 실험이 끝난 후 젠슨은 로리에게 정식으로 데이트 신청을 했다.

엔비디아 경영진들의 공통점은 숙제를 열심히 하는 것이다. 쿠다를 개발한 존 니콜스, 엔비디아리서치를 이끈 빌 댈리, 병렬컴퓨팅과 AI 융합의 주인공 브라이언 카탄자로는 스스로 숙제를 만들고 성취를 하며 엔비디아의 급속한 성장을 이끈 대표적인 인물이다.

대만 물리학자 팅와이 추는 젠슨에게 “당신이 내가 평생 하고 싶었던 인생의 연구를 할 수 있게 해줬다”고 고마워했고 엔비디아에서 큰돈을 번 엔지니어도 매일 출근하여 기술적 난제에 끊임없이 도전한다.

2022년 기업 리뷰사이트 글래스도어는 엔비디아를 미국 기업 중 가장 일하기 좋은 곳으로 선정하였다. 엔비디아는 연례 사업보고서에. “우리는 사람들이 평생 커리어를 쌓을 수 있는 회사가 되기를 원합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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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은 냉혹하게 직원에게는 선하게

엔비디아는 1998년 6월 세계 최초로 병렬처리가 가능한 ‘리바TNT’의 출시로 창립 6년도 채 되지 않아 기업 가치를 6억 달러로 평가받고 젠슨도 억만장자의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젠슨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상장 당일에도 “우리는 30일 뒤에 망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직원에게 보내며 1위만이 살아남는다는 절박함으로 기술주도권 확보를 위해 6개월 단위로 신제품을 선보였다. ‘리바TNT’의 뒤를 이어 최초의 그래픽 처리장치 GPU(Graphic Processing Unit) ‘ 지포스가 출시되며 GPU는 그래픽카드의 일반 명사로 불리게 된다.

지포스가 출시되자 경쟁사인3dfx는 엔비디아에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했고 양 사간의 냉혹한 전쟁 끝에 결국 엔비디아에 인수되었다. 3dfx 일부 직원들은 젠슨을 ‘다스 베이더’(스타워즈 시리즈의 교활하고 잔혹한 집행관)라고 부를 정도로 증오를 보였다. 엔비디아는 권력의 정점에 오르는 동안 3dfx뿐만 아니라 수많은 적을 만들었고 파트너와 공급업체도 예외는 아니었다.

엔비디아는 3dfx의 직원 500명 중 100명을 채용했는데 벤 갈릭은 가장 먼저 채용 제안을 받은 사람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젠슨 황을 직접 만나 급여 20% 인상, 복리후생, 스톡옵션을 제안 받고 수락했다. 그리고 17년 동안 엔비디아에 재직했다. 벤 갈릭이 스타트업으로 이직하기로 결심했을 때 젠슨이 진심으로 만류해서 놀랐고 심지어 단 10명을 관리하는 일선 매니저인 자기의 이름을 알고 있을 것 이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벤 갈릭은 이렇게 말했다. ‘젠슨은 본성적으로 선한 사람입니다. 다만 성공을 위해 냉혹하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을 뿐입니다. 진짜 나쁜 CEO는 악랄하면서도 좋은 척하는 사람들입니다;”

황의 분노와 숙제

젠슨 황은 업무처리에 문제가 있을 경우 소리를 지르는 거친 면모를 보여주는데 이는 조직이 함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문제를 공유하기 위한 전략적 퍼포먼스에 가깝다. 직원 한 사람만 붙잡고 소리를 지르지 않고 관객이 존재할 때 모두에게 교훈을 주고 그 교훈을 절대 잊히지 않게 한다. 엔비디아의 직원 다수는 ‘황의 분노’가 마치 군대 지휘관이나 풋볼 코치가 사람을 몰아붙이는 방식처럼 일종의 규율을 확립하는 역할을 한다고 본다.

수십 명 앞에서 젠슨이 굴욕을 주며 급여 전액을 환불 받고 싶다고 했던 직원은 나중에 심각한 질병을 진단받았을 때 젠슨이 치료비 전액을 사비로 부담하겠다고 제안했다. 핵심 엔지니어 중의 한명인 사미르 할레페테는 회사에서 오랫동안 헌신하며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은 칩설계자였다. 젠슨은 워크숍에서 그를 거의 한시간동안 멈추지 않고 질책했지만 그는 직위를 유지했다.

2020년 경 젠슨은 전 직원에게 매주 자신이 진행 중인 가장 중요한 다섯 가지 업무 목록을 간결하게 작성해 제출해 달라고 지시했고 그날 이후 매주 금요일마다 2만 통의 이메일을 받았다. 젠슨은 이메일 중 일부를 무작위로 골라 늦은 밤까지 읽었는데 응답속도는 거의 초인적이었다. 젠슨은 전 직원과의 이메일을 통해 거대한 변화의 조짐과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며 기술의 진보를 이루어 갔다. 한 임원은 몸값 요구서 같다고 했다

젠슨 황의 자기관리는 숙제처럼

경영학자들은 CEO가 직접 보고를 받는 임원이 8명에서 12명 정도인 것이 이상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젠슨은 무려 55명에게 직접 보고를 받고 있다. 그에게는 오른팔도 없고 비서실장도 없으며 명령체계도 없어 실수에 대한 희생양도 없고 용서의 폭이 엄청나게 넓었다. 젠슨이 엔비디아를 설립하기 전 LSI로직에서 같이 근무했던 엔스 호르스트만은 젠슨의 성공비결을 그의 적응력에서 찾았다. 비슷한 IQ를 가지고 둘 다 똑같이 열심히 일했는데 어떻게 이 사람은 이 놀라운 회사를 세웠을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 기꺼이 헌신할 사람들로 가득한 네트워크까지 구축할 수 있었을까?”.

그는 젠슨이 훌륭한 CEO가 갖추어야 할 ‘입력’과 ‘출력’을 숙제 하듯이 스스로를 변화시켰다고 말한다. LSI로직에서도 젠슨은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숙제를 하듯 전심전력으로 끝까지 밀어붙이던 엔지니어였다. 젠슨은 전기공학을 전공했지만 CEO가 되면서 그가 탐독한 책은 마케팅, 원가관리 등 경영에 관한 책 들이었고 MBA출신 임원도 젠슨을 능가할 수 없었다. 젠슨은 모든 일을 최고가 되도록 열심히 숙제처럼 했다.

출처 및 인용: 생각하는 기계 (엔비디아 젠슨 황)

윤형돈 칼럼니스트/마음을 여는 인맥관리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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