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하경 금융2 팀장
인스타그램처럼 인간의 본능은 충실히 반영하는 사업이 성공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사업자가 아니기에 소비자가 권리 뿐 아니라 의무도 지킬 수 있도록 정책을 입안해야 한다.
소비자의 권리(인간의 본능)과 의무(계몽) 관점에서, 최근 금융감독원이 역점으로 추진하고 있는 '금융 소비자 보호' 정책은 소비자의 권리 보호에만 치우쳐있는 경향이 크다.
금감원은 금융사들의 소비자 보호를 충실히 이해할 수 있도록 금융사 본능인 이익 추구를 억제하는 정책을 대폭 강화했다.
올해 '사전예방적 금융소비자보호 체계 확립을 위한 검사'라는 취지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올해 707회 검사가 예정되어있다. 정기검사는 26회로 작년보다 1회 줄었지만, 수시검사는 55회 늘어난 681회를 진행한다.
사실상 금융사들의 A부터 Z까지 소비자 보호 관점에서 살펴본다는 의미다.
피해 예방 뿐 아니라 금융소비자들의 정당한 권리인 대출 청약철회권, 금리인하요구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권리 제고에 대한 부분도 당국이 꼼꼼히 챙긴 모습이다.
금감원의 판단처럼, 금융사들의 과도한 이익 추구는 금융 소비자들의 피해를 유발하는 부분이 있다. 과거 채권 추심의 경우, 늦은 시간까지 추심 전화를 하거나 채무자 집으로 예고없이 방문해 채무자들을 압박해 금융 소비자들의 인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경우도 있었다.
금융당국이 나서서 만든 채권추심가이드라인으로 과도한 채권추심을 지양하는 문화가 정착되며 소비자 피해 예방에 기여하고 있다.
문제는 금융 소비자들이 억울한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 만든 소비자 보호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으로, 금융회사는 6대 판매 원칙인 적합성, 적정성, 설명의무, 불공정영업, 부당권유, 광고규제를 준수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제재를 받게 됐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제정되자 일부 금융소비자들은 6대 판매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며 상품을 철회하거나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았다.
특히 보험소비자는 계약 체결 후 5년 이내 계약에 한해 위법 내용을 서면으로 제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미 금소법 이전부터 종신보험을 저축성보험이라고 설명 듣고 철회해달라는 민원이 빈번한 상황이었다.
최근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채무 탕감 정책도 악용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에서는 올해 새도약기금을 설립하고 5000만원 이하 빚을 7년 이상 갚지 못한 개인 채무를 매입해 소각하거나 감면해주기로 했다.
새도약기금 외에도 금융소비자인 채무자 부담을 경감하는 제도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올해 초 정부에서는 서민과 취약계층의 빠른 재기를 위해 5%만 갚을 경우, 잔여 채무를 면제해주는 '청산형 채무조정'도 확대하기로 했다.
성실 상환자 중 어려움을 겪는 채무자들을 위해 만든 제도지만, 빚을 갚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만 확산되는 분위기다. 카드업계에서는 최근 1회만 연체된 고객들이 부채를 탕감해달라는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카드사 관계자는 "1번 정도 카드대금을 납부하지 않은 고객들도 갚으려고 하기 보다는 대금을 안내려는 움직임이 많아졌다"라며 "정부에서 빚을 면제해주는 정책이 많이 나오다보니 고객들이 기다리면 빚을 탕감해주는 정책이 생길 거라고 생각하고 버티는 거 같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최근 카드론이나 카드 대출 연체가 늘고있는건 경기 불황 영향도 있지만 빚 탕감 정책이 확산되면서 안 갚아도 된다는 인식때문"이라며 "카드사들 연체율이 잡히지 않는건 이 영향이 크다"라고 말했다.
엘리트 집단인 법조계에서도 소비자 보호 정책을 악용하고 있다. 상가, 오피스텔 등 부동산에 분양했다가 부동산 시장 불황으로 분양가보다 가격이 떨어진 소비자들에게 채무부존재소송으로 분양금을 돌려주겠다고 소송을 유도하고 있다. 소송을 걸게 되면 모든 추심 활동이 종료되고 소송이 끝날 때까지 금융사들을 분양을 위해 대출을 받은 대출자들에게 돈을 받지 못한다.
일방적인 소비자 보호에만 초점이 맞춰진 소비자 보호 정책은 편하고 사익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본능만을 추구하게 한다. 금융 소비자 보호에는 소비자들이 소비자로서 올바른 의무를 이행하도록 하는 제도가 있어야 선량한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로 역할을 할 수 있다.
사업자라면 인간의 본능을 충실히 반영한 사업을 추구해야 성공한다. 금융당국은 사업자가 아니다. 금융 정책 입안자로서, 감독자로서 효과적인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라면 소비자를 '계몽'하는 정책을 고민해야 할 때다.
전하경 한국금융신문 기자 ceciplus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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