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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정영채 손 들어줬다…CEO 제재 ‘제동’

김희일 기자

heuyil@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4-03 15:03 최종수정 : 2026-04-07 21:40

내부통제·CEO 책임 기준 재정립 논의 본격화

대법원 2부가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대표가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문책경고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한 원심 판결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정영채 전 대표 모습. 사진=NH투자증권

대법원 2부가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대표가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문책경고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한 원심 판결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정영채 전 대표 모습. 사진=NH투자증권

[한국금융신문 김희일 기자] 옵티머스 펀드 사태를 둘러싼 금융당국의 최고경영자(CEO) 중징계가 대법원에서 최종 취소됐다. 내부통제 부실을 이유로 CEO에게 직접 책임을 묻는 감독 관행에 사법부가 제동을 걸면서, 금융권 제재 기준을 둘러싼 재정립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정영채닫기정영채기사 모아보기 전 NH투자증권대표가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문책경고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한 원심 판결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원심 판결에 법리적 문제가 없다고 보고 별도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절차다. 이에 금융당국이 정 전 대표에게 내린 중징계는 최종 취소됐다.

앞서 금융위는 2023년 11월 NH투자증권의 옵티머스 펀드 판매 과정에서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정 전 대표에게 문책경고를 의결했다. 문책경고는 연임 제한과 일정 기간 금융권 취업 제한이 따르는 중징계다.

하지만 법원은 1·2심에 이어 대법원에서도 경영진 개인에게 직접적인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내부통제 미비와 CEO 개인 제재 사이의 인과관계를 엄격히 봐야 한다는 취지다. 금융사 내부통제 책임을 CEO 개인 제재로 연결해온 감독당국의 ‘내부통제=CEO 책임’ 제재 구조에 사실상 제동이 걸렸다는 평가다.

이번 판결은 2019년 발생한 옵티머스 펀드 사태 이후 이어진 금융사 CEO 제재 논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옵티머스 사태는 공공기관 매출채권 투자 명목으로 자금을 모은 뒤 부실 자산에 투자해 약 4000억원대 피해를 낸 대형 금융사고다.

법조계에선 이번 판단이 라임자산운용 사태 관련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유사한 법리 적용 시 금융당국 제재 체계 전반에 연쇄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정림닫기박정림기사 모아보기 전 대표 역시 금융당국의 직무정지 처분에 불복해 1·2심에서 승소한 상태로 현재 대법원 판단을 앞두고 있다.

잇따른 판결로 금융당국의 제재 체계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내부통제 부실을 근거로 CEO까지 제재해온 기조와 달리, 사법부는 경영진 개인 책임에 대해 보다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금융당국이 CEO를 직접 제재하기 위해선 구체적인 관여 사실이나 고의·과실 입증이 요구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제재 중심이 경영진 개인에서 내부통제 시스템 전반으로 이동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형 사모펀드 사태 책임을 CEO 개인에게 직접 묻는 기존 방식에 대해 법원이 제동을 건 것”이라며 “내부통제 책임과 경영진 제재 기준을 둘러싼 재정립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일 한국금융신문 기자 heuy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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