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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실어 나르는 기계가 아니다"…도로 위 HMM 638명의 절규

신혜주 기자

hjs0509@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4-02 17:24 최종수정 : 2026-04-02 17:33

육상직 전원 사실상 '총집결'
"인재 유출·이산가족 양산 우려"
해운협회 '정부 앞잡이' 비판 고조

2일 오후 3시 청와대 사랑채 앞 도로에서 HMM 육상노조가 'HMM지부 조합원 총회 및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진행한 가운데, 노조원 638명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신혜주 기자

2일 오후 3시 청와대 사랑채 앞 도로에서 HMM 육상노조가 'HMM지부 조합원 총회 및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진행한 가운데, 노조원 638명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신혜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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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신혜주 기자] "우리는 트럭에 실어 마음대로 옮길 수 있는 공장 기계가 아닙니다. 사람입니다."

2일 오후 3시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 HMM 직원들이 여의도 본사 대신 청와대 사랑채 앞 아스팔트 위로 쏟아져 나왔다. 도로는 붉은 머리띠를 두른 직원들로 가득 찼다.

다음달 8일 HMM 본점 소재지를 서울에서 부산으로 바꾸는 정관 변경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HMM육상노동조합(이하 육상노조, 지부장 정성철)은 'HMM지부 조합원 총회 및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이날 육상노조 776명 중 638명이 참석했다. 이는 HMM 육상직 전체 인력과 맞먹는 규모다. 노조원 가입이 안 되는 임원과 법무·인사팀 등을 제외한 전 사원이 여의도 사무실을 박차고 나와 청와대 앞에서 배수진을 친 셈이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집회 대열 곳곳에서 목격된 젊은 사원들의 모습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30대 김보라 매니저는 "신입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직하겠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며 "정부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는 외국계 선사로 가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결혼을 앞둔 동료들은 근무지가 바뀔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준비를 멈췄고, 어린 자녀를 둔 워킹맘들에게 부산 이전은 강제 퇴사 선고나 다름없다"며 "IT 직원 비율도 높은데, '물류 IT'라는 특수 분야 인재들이 유출되면 이 구멍을 메우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성토했다.

자신을 13년 차 재직자이자 21개월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고 소개한 한 매니저는 눈시울을 붉히며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거창한 경제 논리나 명분이 우리 가족의 소중한 일상을 무너뜨릴 만큼 가치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며 "우리는 트럭에 실어 옮기는 공장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대한민국 해운 산업 역군으로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평범한 일상을 지켜달라"고 촉구했다.

HMM 육상노조가 본사 부산 이전 반대 의지를 담아 '천막 찢기'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사진=신혜주 기자

HMM 육상노조가 본사 부산 이전 반대 의지를 담아 '천막 찢기'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사진=신혜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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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구한 한 조합원은 "현재 업계에서 해운협회에 대한 성토가 많다"며 "해운사 이익을 대변해야 할 협회가 정부 앞잡이가 돼 선사들을 부산으로 내려보내려고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협회에서 최근 본사 부전 이전에 대한 의향서를 조사했는데, 대부분 반대하는 것으로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부분 반대하니까 협회에서도 결과 공개를 못 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같은 날 오전에 열린 해양기자협회 간담회에서 양창호 한국해운협회 부회장은 HMM 본사 부산 이전에 대해 "회원사의 입장에 대해서 협회가 나서서 이야기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해운협회는 앞서 해운사에 HMM 본사 부산 이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에 대해 양 부회장은 "전체 회원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였다"며 "이재명 대통령께서 국무회의 때 해양수산부 장관 대행에게 선사들의 부산 이전이 가능한지 살펴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협회로서 이런 내용을 전달받고 아무런 조치를 안 할 수 없었다"며 "회원사를 대상으로 부산 이전에 대해 어느 정도 의향이 있는지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고 답했다.

신혜주 한국금융신문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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