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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사태 장기화...박상진 산업은행 회장, 석화 리스크 관리 시험대 [은행은 지금]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4-03 17:53 최종수정 : 2026-04-03 18:12

원가 급등·마진 축소 압박…이미 흔들린 업황에 추가 타격
금융권 익스포저 30조…산업은행 ‘최종 안전망’ 역할 부각

지난 2월 열린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 기자간담회 / 사진제공=한국산업은행

지난 2월 열린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 기자간담회 / 사진제공=한국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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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미국과 이란 간 긴장 고조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불안이 다시 확대되고 있다.

공급 과잉과 수요 둔화로 이미 수익성이 훼손된 상황에서 원가 부담까지 겹치자, 석화업계 전반에 대한 금융권 익스포저가 재차 부각되고 있다. 정책금융 공급의 핵심 역할을 해야 할 KDB산업은행의 역할도 한층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박상진닫기박상진기사 모아보기 산업은행 회장은 정책금융 수행과 건전성 관리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하는 ‘이중 과제’에 직면하며 위기관리 능력 시험대에 올랐다.

중동 리스크에 유가 110달러…마진 붕괴 눈 앞

중동발 불확실성이 길어지면서 국제유가가 치솟자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원가 상승과 스프레드 축소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나프타 등 원료가격은 유가와 연동돼 바로 올라가지만,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제품 가격은 좀처럼 따라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손익분기점 근처에서 간신히 버티던 기업들이 원가 폭등으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도널드 트럼프닫기트럼프기사 모아보기 미국 대통령은 연일 오락가락하는 메시지를 내며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지난 2월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발발한 이후 국제유가는 연일 치솟으며 3일 현재 111달러 수준을 넘어선 상태다.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과 관련된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기대되며 시장이 잠시 소강됐으나, 오히려 ‘이란을 석기시대로 되돌릴 것’이라는 초강경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유가가 다시 치솟기 시작했다.

특히 원유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정유·석유화학 업계의 시름은 더욱 깊다.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정유업계는 비축유 활용과 스팟 물량 확보 등으로 단기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인 모습이다.

석유화학 업계는 나프타 수급 불안과 비용 상승 영향으로 일부 업체는 NCC 가동률을 60%대까지 낮추고 있고, 주요 기업들은 고객사에 불가항력 선언 가능성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산 1호로 시작된 석화 구조개편…산은 전면 등판

산업은행 대산1호 프로젝트 금융지원  방안 개요 / 자료제공=산업은행

산업은행 대산1호 프로젝트 금융지원 방안 개요 / 자료제공=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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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석화업계는 지난해 중국발 공급 폭증으로 인해 한차례 큰 타격을 입었다. 중국은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대규모 석유화학 설비(NCC)를 공격적으로 증설했고, 그 결과 글로벌 시장에 중국 제품이 넘쳐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범용 제품 중심 산업 구조, 나프타 기반의 원가 열위, 글로벌 수요 둔화가 맞물린 복합적 구조 위기가 초래됐다.

문제는 석화업계에 얽힌 은행권의 대출 규모다.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에 대한 금융권 익스포저(위험 노출액)은 30조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성 차입과 은행권 대출이 약 절반씩 섞인 규모다.

석화산업은 국가 기간산업 성격을 띠는 만큼,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직접적인 익스포저를 담당하기보다는 산업 전반의 최종적인 안전망이자 소방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정부 역시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석유화학업계의 구조 재편과 지원 등을 다각적으로 모색해왔다.

산업은행은 이미 석유화학 산업 정상화를 위한 지원방안 마련에 나선 상태다.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박상진 회장은 “경쟁력 있는 기업 중심으로 산업 재편을 유도하겠다”며 선별적 지원 원칙을 강조했다.

산은은 석유화학산업 사업재편 1호 프로젝트인 ‘대산 1호’, 즉 HD현대케미칼과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의 통합 계획을 수립하고 진행해왔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HD현대와 롯데케미칼은 각각 6000억원을 출자해 재무 개선에 나서고, 정부는 금융지원 등 총 2조1000억원 이상의 지원 패키지를 가동하는 것이 골자다.

통합 후 HD현대케미칼 주주인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본사)은 통합 신설법인의 재무개선을 위해 각각 6000억원씩 총 1조2000억원을 증자한다. 통합 후 신설법인 지분은 5:5가 된다.이번 사업 승인은 작년 8월 정부가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발표한 구조개편 로드맵에 따른 첫 번째 사업재편 승인 사례다.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에 유가 변수 확대…산은 추가 지원 검토

다만 그럼에도 미국과 이란의 전쟁 국면이 해소되지 않아 유가 상승세가 길게 이어지면서 석화 업계의 현금흐름이 더 악화될 경우, 산은을 비롯한 국가 차원의 추가 지원 요구가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있다.

산은은 국민성장펀드, NEXT KDB 프로그램 등 대규모 펀드와 정책금융 협의체를 통해 산업 전반의 ‘생산적 금융’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석화 산업의 리스크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7일, 산업은행은 한국수출입은행·석유공사와 ‘에너지 위기 대응 긴급 기관장 간담회’를 가졌다.

참석 기관장들은 현재의 석유 수급 현황과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자금 조달 여건을 면밀히 점검했다. 30일부터 세 기관은 구체적인 실행방안 논의에 착수한 상태다.

각 기관은 석유 확보를 위한 유동성 지원 ▲해외 채권 상환 자금 마련 ▲석유 수입금융 확대 ▲환리스크 관리를 위한 파생 거래 ▲운영자금용 한도대출 등 실행 가능한 금융지원 방안을 전방위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설비 통합과 구조조정이 계획대로 진행돼야 원가 부담을 상쇄할 수 있다”며 “원유·나프타 가격이 안정되지 않으면 산은의 부담도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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