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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 열렸다…토큰증권, 길 막은 건 규제다

김희일 기자

heuyil@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4-01 14:00

혁신 문 열렸지만…규제에 막힌 STO

위 이미지는 본 기사 내용을 토대로 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위 이미지는 본 기사 내용을 토대로 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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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김희일 기자] 토큰증권(STO)이 마침내 제도권에 발을 들였다. 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냉정하다. 문은 열렸지만, 길은 아직 없다.

최근 개정된 전자증권법과 자본시장법은 블록체인 기반 분산원장을 법적 증권계좌부로 인정하며, 기존 실물·전자증권 체계에 이어 ‘제3의 발행 방식’을 허용했다. 형식만 놓고 보면 자본시장의 큰 문 하나가 열린 셈이다.

시장 기대는 그 이상이다. 토큰증권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금융의 구조를 바꾸는 기술’로 읽힌다.

주식과 채권은 물론 부동산, 미술품, 지식재산권까지 잘게 쪼개 거래할 수 있는 ‘자산 토큰화’는 투자 접근성을 근본적으로 바꾼다. 여기에 스마트계약을 결합하면 발행·유통·청산·결제가 하나로 묶인다. 거래와 동시에 결제가 이뤄지는 구조, 나아가 24시간 거래까지 가능한 시장—기존 자본시장과는 전혀 다른 질서다.

숫자도 이를 뒷받침한다.

현재 국내 기관들은 토큰증권 시장 규모를 1~3조원 수준으로 보고 있으며, 2030년에는 30~60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기술이 아니라, 제도가 멈춰 있다.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는 명확하다. “이제는 기술 경쟁이 아니라 규제 경쟁이다.”

법 개정으로 ‘입구’는 열렸지만, 실제 시장을 움직일 ‘도로’는 깔리지 않았다. 특히 핵심인 장외거래 인프라가 지연되면서 STO 시장은 사실상 ‘반쪽’에 머물러 있다. 토큰증권은 발행보다 유통이 중요한 구조지만, 이를 담아낼 플랫폼과 규제 체계는 여전히 공백 상태다.

결국 플레이어들도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증권사와 은행, 핀테크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꾸리며 기회를 엿보고 있지만, 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공격적인 확장은 어렵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주요 증권사들이 STO 플랫폼 구축에 나섰지만, 장외 유통 규정이 불명확해 사업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도 변수다. 일본 등 주요국은 이미 제도화를 기반으로 시장을 키우고 있다. 반면 한국은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규제 속도에서 뒤처지며 ‘타이밍 리스크’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질문은 하나로 좁혀진다. 토큰증권은 혁신이 될 것인가, 아니면 또 하나의 ‘규제에 막힌 실험’으로 남을 것인가.

방향은 이미 정해졌다. 자산 토큰화, 거래 자동화, 투자 대중화—이 흐름은 되돌릴 수 없다.

남은 것은 실행이다.

시장도, 기술도 준비됐다. 이제 필요한 것은 길을 내는 정책의 속도와 완성도다.

지금 STO 시장은 이렇게 요약된다. 가능성은 이미 시장이 증명했다. 이제 멈춰 있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정책이다. 시장보다 늦은 정책이, 혁신의 발목을 잡고 있다.


김희일 한국금융신문 기자 heuy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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