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형택 신임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은 취임 메시지를 통해 기보의 역할 확대를 강조했다.
기보 이사장 자리는 전통적으로 경제관료 출신이 맡아왔지만, 권 이사장은 우리은행 투자금융본부와 홍콩상하이은행(HSBC)을 거친 투자금융 전문가이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대표이사를 역임한 공공기관 CEO다.
정부가 강력한 생산적 금융 기조를 펼치는 가운데, 금융과 보증기관 경영을 모두 경험한 인물을 기보 수장으로 선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권 이사장은 기보를 중소·벤처기업의 성장 전 과정을 지원하는 종합 기술금융 플랫폼으로 고도화할 방침이다.
재경부 출신 관료 CEO 전통 깨져
지난 15일 기술보증기금은 제 15대 이사장으로 권형택 이사장을 선임했다. 임기는 3년, 오는 2029년 7월 14일까지다.기보 이사장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임원추천위원회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복수의 후보자를 추천하고, 중기부 장관이 최종 후보자를 선정해 대통령에게 제청한 뒤 임명된다.
김종호 전임 이사장의 유임이 장기화 되면서, 중기부는 물론 기보와 깊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금융권 안팎에서도 차기 이사장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진 상황이었다.
이번 선임은 상당히 이례적인 발탁임과 동시에 금융권과 산업계의 기대에 모두 부응한 인사로 평가된다.
대부분 관료 출신이었던 전임 이사장들과는 달리, 권 이사장은 민간 금융사에서 상당한 경력을 쌓은 인물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종호 전 이사장까지 역대 이사장 14명 가운데 13명이 재경부 등 정부 부처 출신 경제관료였다.
유일한 금융권 출신은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을 지낸 김한철 제11대 이사장이었다.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정부의 중소·벤처기업 지원 정책을 집행해야 하는 기보의 특수성을 고려, 정책 이해도와 정부 부처와의 협업 능력이 우수한 경제관료 출신이 수장을 맡는 전통이 형성된 것으로 분석된다.
권 이사장의 특징은 민간 금융사와 공기업을 두루 거친 '복합형 CEO'라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현장과 실무를 중요시하는 이재명 정부의 기조에 맞는 인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IB 경험 풍부···생산적 금융 지원 적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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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서의 주요 이력을 살펴보면 우리은행 투자금융본부와 HSBC 상무를 역임했다.
정부가 생산적 금융을 강화하면서 기보 역시 은행·VC·정책펀드를 연결하는 기술금융 플랫폼으로 기능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은 권 이사장 발탁에 대한 설득력을 높인다.
시중은행과 외국계 금융사에서 쌓은 경험이 기술기업의 성장 단계에 맞는 자금조달 구조를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인천시 특보·도시철도·HUG···금융 넘어 공공서비스 경영
권 이사장의 또 다른 강점은 공공부문 경험이다.그는 인천시장 경제·금융·투자 특별보좌관과 미단시티개발 부사장을 거쳤고, 서울도시철도공사 상임이사와 김포골드라인운영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이후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대표이사를 맡았으며, 최근에는 국정기획위원회 경제분과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이력의 범위만 보면 민간 금융과 지방정부, 도시개발, 교통 공기업, 정책보증기관을 모두 경험한 ‘올라운더’에 가깝다.
권 이사장의 공공기관 경력 가운데 기보와 가장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경험은 HUG 대표이사다.
기보와 HUG는 보증 대상과 위험 구조가 다르지만, 보증 공급 이후 사고가 발생할 경우 대위변제와 채권 회수, 재정건전성 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은 같다.
HUG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권 이사장은 전담 조직 신설과 채권관리 체계 개선을 통해 2021년 당시 기준 공사 전환 이후 채권 회수액 최대 기록을 세웠다.
보증기관의 재정건전성을 관리하는 동시에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채무상환 유예와 지연배상금 감면 기간을 연장했던 점도 눈에 띈다.
보증기관 경영 경험으로 축적한 전문성과 포용금융에 대한 이해도는 기보 본연의 역할과 정체성을 강화하는 데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AI·딥테크 ‘방점’···보증 넘어 사업화·M&A 지원
권 이사장의 취임 메시지는 기보의 향후 전략 방향을 선명하게 보여준다.기술보증을 넘어 중소벤처기업에 생애주기별 솔루션을 지원하는 기관으로 성장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기술보증을 비롯해 기술사업화, M&A, 기술거래, 기술보호 등 혁신성장 지원을 한층 강화해 중소벤처기업이 국가 경제혁신의 선도 주체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종호 전임 이사장이 기술평가 플랫폼 K-TOP을 구축, 해외지점 개설로 글로벌 지원 기반을 넓혔다면 권 이사장의 과제는 이를 ▲투자 유치 ▲사업화 ▲M&A ▲기술거래 성과로 전환하는 것이다.
기보가 기술의 우수성을 평가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제품화와 시장 진입까지 지원해야 이른바 ‘죽음의 계곡’을 넘는 기업이 늘어날 수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권 이사장이 IB와 공기업에서 쌓은 경험은 기술기업의 자금조달과 사업화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며 "M&A와 기술거래 활성화까지 이뤄낸다면 생산적 금융 기조를 현장에서 구현하는 핵심 기관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voice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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