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일 경남 사천 KB 인재니움 연수원에서 진행된 ‘2026년 하반기 그룹 경영진 워크숍’에서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CEO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제공=KB금융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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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희기사 모아보기 회장이 이끄는 KB금융그룹이 자산관리(WM)와 퇴직연금, 자산운용을 차기 성장동력으로 앞세우고 인공지능 전환(AX)을 통해 이를 뒷받침하는 사업구조 재편에 나선다.KB금융은 지난 10일부터 11일까지 경남 사천 KB인재니움에서 양종희 회장을 포함한 그룹 경영진 약 270명이 참석한 가운데 하반기 경영진 워크숍을 열고 2027~2029년 중장기 경영전략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양종희 회장은 자본시장으로의 머니무브를 위기가 아닌 WM과 자산운용 경쟁력을 높일 기회로 규정하고, 모든 계열사가 고객을 중심으로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업무 방식과 프로세스 역시 AI를 기반으로 전면 재설계할 것을 주문했다.
은행·비은행 WM 시너지, 전북에서 본격 구현
KB금융의 중장기 전략의 5대 어젠다는 △WM·연금 사업모델 재설계 △중소법인 영업 경쟁력 확보 △그룹 CIB·자본시장 협업 강화 △보험·투자운용 역량 선진화 △그룹 AI 전환 가속화 로드맵 수립이다.
WM·연금 사업 재설계의 핵심은 국민은행의 고객 접점과 KB증권의 자본시장 역량, KB자산운용의 상품·운용 능력, KB라이프와 KB손해보험의 연금·보장 기능을 하나의 고객관리 체계로 연결하는 데 있다.
고객이 예금에서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퇴직연금으로 자금을 옮기더라도 거래 금융회사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KB금융 계열사 안에서 자산의 형태만 전환되도록 하는 구조다. 은행으로서는 대출을 통한 이자수익뿐 아니라 WM과 연금 관련 수수료 수익을 확보할 수 있고, 증권·자산운용 계열사는 국민은행의 방대한 고객 기반을 활용할 수 있다.
최근 문을 연 ‘전북 KB금융타운’은 이 같은 그룹형 자산관리 전략을 지역 단위로 구현한 사례로 볼 수 있다.
현지 채용 인력 약 150명을 포함해 350여명의 KB금융 직원이 상주한다. 국민연금과 기관자금 운용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일반 고객에게는 은행과 증권, 연금을 아우르는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국민은행 영업점에서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기존 방식을 넘어 기관자금 운용과 개인 WM, 시니어 자산관리를 하나의 금융 생태계 안에 배치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운용자산 200조 돌파…퇴직연금, 장기 고객 확보 거점으로

지난 8일 열린 전북 KB금융타운 개소식. 좌측부터 조지훈 전주시장, 이원택 전북특별자치도지사, 김윤덕 국토교통부장관, 양종희 KB금융지주회장, 김성주 국민연금공단이사장 / 사진제공=KB금융그
이미지 확대보기특히 그룹 자산관리 전략에서 중요성어 커지고 있는 대목은 KB자산운용과 퇴직연금 분야다.
KB자산운용의 전체 운용자산은 지난 4월 200조원을 넘어섰다. 2021년 초 100조원을 돌파한 이후 약 5년 만에 운용자산 규모가 두 배로 늘었다.
KB자산운용은 특히 퇴직연금 시장을 핵심 성장영역으로 삼고 타깃데이트펀드(TDF)와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자산배분형 펀드 등의 상품군을 확대해 왔다. 시장 변동성이 커질수록 단기적인 주가 상승을 추종하기보다 장기 분산투자와 안정적인 자산관리를 원하는 연금 고객의 수요가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국민은행의 퇴직연금 고객 기반도 그룹 연금사업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국민은행의 개인형 퇴직연금(IRP) 적립금은 20조4053억원으로 집계됐다. IRP 실적배당상품 수익률은 22.11%로 적립금 상위 5개 사업자 가운데 가장 높았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두 분기 연속 대형 사업자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퇴직연금은 일반 예·적금보다 고객과의 관계가 장기간 이어지고 자산 규모도 지속적으로 누적된다는 점에서 금융그룹의 핵심 고객 기반으로 평가된다.
국민은행이 퇴직연금 계좌와 기업 고객을 확보하고, KB자산운용이 TDF·ETF·자산배분 상품을 공급하며, KB증권이 투자상품과 연금저축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가 정착될 경우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의 동반 성장이 가능하다.
다만 1분기 연금상품의 높은 수익률에는 증시 상승 효과도 반영된 만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과정에서도 수익률과 자산 규모를 함께 유지할 수 있는 운용역량이 장기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AI Dev 센터’ 출범…개발부터 보안까지 전 과정 재편
자산관리와 연금사업의 외형을 키우는 동시에 내부 업무의 생산성을 높이는 축으로는 AX가 제시됐다.
국민은행은 지난 1일 서울 여의도에 ‘KB AI Dev 센터’를 출범했다. AI를 단순한 상담 챗봇이나 문서작성 도구로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금융서비스의 기획과 개발, 테스트 전 과정에 적용하기 위한 조직이다.
KB AI Dev 센터에서는 직원이 필요한 기능을 일상적인 언어로 설명하면 AI가 요구사항을 분석해 설계와 코드 작성, 테스트와 검증을 지원한다. 코드 자동 생성과 프로토타입 제작뿐 아니라 보안·오류 실시간 검증과 외부 최신 AI 기술의 금융업무 적합성 평가도 담당한다.
국민은행은 자체 개발한 ‘하네스’를 적용해 요구사항 정제부터 코드 생성, 빌드, 테스트, 정책 검증, 사람의 승인에 이르는 전 과정에 은행의 개발 표준과 보안정책이 자동 반영되도록 했다. 외부 AI 기술을 금융서비스 개발에 빠르게 적용하는 패스트트랙 역할도 맡는다.
그동안 은행권의 AI 활용이 고객 상담과 문서 요약 등 개별 업무를 보조하는 데 집중됐다면, 국민은행은 서비스 개발 자체를 AI 중심으로 전환하는 단계로 범위를 넓히고 있는 셈이다.
개발 기간이 줄어들면 시장 변화에 맞춘 금융상품과 서비스 출시 속도를 높일 수 있다. 퇴직연금과 WM 영역에서도 고객별 포트폴리오 제안이나 상품 비교, 상담 지원 서비스를 보다 빠르게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AI 활용 확대에 따라 커지는 보안위험에는 이른바 ‘AI 대 AI’ 방어체계로 대응하고 있다.
KB금융은 자체 개발한 AI 에이전트와 외부 전문기관의 AI 에이전트를 모의해킹에 활용하고, AI 에이전트와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를 결합한 24시간 보안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했다. 올해 1월에는 그룹 사이버보안센터를 출범시켜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과 실시간 위협을 탐지·차단하는 블루팀의 공동 대응체계도 마련했다.
AI를 활용해 업무 속도를 높이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AI가 만들어내는 보안위협을 다시 AI로 통제하는 구조다. 금융업의 특성상 속도와 편의성만큼 신뢰성과 안정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반영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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