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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 실탄 장전’ 카카오, 정부 ‘모두의 AI’에 먼저 깃발 꽂은 셈법

정채윤 기자

chaeyun@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7-15 11:05

정부 ‘모두의 AI’ 선제 참여…카톡 내세워 GPU 확보 조준
두나무 지분 매각 2조 확보…AI·스테이블코인 신사업 속도
구조조정으로 완성한 2Q 흑자…노조 파업 리스크는 여전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 /사진=카카오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 /사진=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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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정채윤 기자] 카카오(대표이사 정신아닫기정신아기사 모아보기)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도의 ‘모두의 AI’ 프로젝트에 가장 먼저 참여를 공식화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최근 노사 갈등과 인공지능(AI) 성과 지연 등으로 안팎의 위기를 맞은 가운데, 정부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지원책을 새로운 돌파구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이와 함께 두나무 매각으로 확보한 2조 원대 재원을 AI 에이전트와 블록체인 등 신사업에 투입해 체질 개선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모두의 AI’에 선제 참여


1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가 참여를 선언한 모두의 AI 프로젝트는 전 국민이 이용량 제한 없이 무료로 쓸 수 있는 범용 AI 챗봇과 공공 에이전트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대기업 독식을 막고 상생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 아래 다음 달 11일까지 공모가 진행되며, 오는 9월 베타서비스를 거쳐 연내 정식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카카오는 네이버와 SK텔레콤, KT, 업스테이지, NC AI 등 대다수 경쟁사가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사이 가장 먼저 참여를 공식화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카카오가 과감하게 선두로 치고 나선 배경에는 5000만 국민이 사용하는 메신저 ‘카카오톡’의 압도적인 이용자 접점과 축적된 서비스 운영 노하우가 자리 잡고 있다. 이미 행정안전부와 협업해 온 ‘AI 국민비서’ 시범 서비스 경험을 보유한 카카오는 이번 사업을 통해 대국민 AI 에이전트 시장에서 공공 레퍼런스를 확실하게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매력적인 유인책은 인프라 지원이다. 정부는 올해 최종 선정된 사업자에게 엔비디아 GPU B200을 최대 512장 공급하고, 내년부터는 대국민 서비스 상시 운영비용을 전액 예산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그동안 카카오의 AI 전략은 오픈AI의 챗GPT를 이식한 연동 서비스 수준에 그치거나, 자체 AI 브랜드 ‘카나나(Kanana)’ 역시 메신저 생태계와의 호환성 및 실질적인 비즈니스 가치 증명 면에서 아쉽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카카오는 이번 기회를 통해 정부의 최신 GPU를 수급 받는 한편, 카나나 기술 성능을 고도화하는 실질적인 계기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2조2100억 원 현금 실탄 확보


이번 공모 참여는 카카오가 최근 단행한 대규모 자금 회수 및 미래 먹거리 전략과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카카오는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지분 6.55%를 하나금융그룹에, 3.9%를 한화투자증권에, 4%를 삼성증권·삼성SDS·삼성카드에 잇달아 매각하며 총 2조2100억 원 규모 현금을 확보했다. 초기 투자금 대비 약 630배 시세 차익을 거둔 성과다.

확보한 재원은 고스란히 AI와 미래 신사업에 투입된다. 단순한 챗봇 고도화를 넘어 카카오톡 플랫폼 안에서 검색과 추천, 결제까지 한 번에 수행하는 에이전트 서비스를 오는 8월 초 중 공개할 예정이다.

더 나아가 카카오는 확보한 재원을 바탕으로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 자산 사업 준비에도 전면 착수했다. 두나무와 지분 관계를 정리하는 과정에서도 카카오페이를 필두로 스테이블코인 관련 프로젝트를 다방면으로 면밀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블록체인 금융과 AI 인프라를 결합해 카카오톡이라는 생활형 플랫폼 내에서 결제 및 디지털 자산 생태계를 독점 구축하겠다는 중장기 포석으로 풀이된다.

‘다이어트’로 낸 2분기 흑자...파업은 잠재 리스크


이 같은 신사업 구상과 달리, 시장에서는 카카오가 당면한 내부 과제와 실적 착시 효과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카카오 최근 1년간 분기별 실적 추이(단위: 억 원). /자료=카카오, 네이버페이 증권

카카오 최근 1년간 분기별 실적 추이(단위: 억 원). /자료=카카오, 네이버페이 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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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페이 증권에 따르면 카카오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한 2조468억 원, 영업이익은 21.7% 늘어난 2236억 원으로 역대 2분기 가운데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익 개선 동력은 성장보다 구조조정의 결과물이다. 카카오는 AI 포털로의 전환을 꾀하며 핵심 포털이었던 ‘다음(Daum)’ 사업을 업스테이지에 매각했다.

또한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해 온 카카오헬스케어와 카카오게임즈 등 비핵심 계열사를 정리하며 몸집을 줄였다. 실제 2023년 5월 기준 147개에 달했던 계열사는 지난해 말 기준 90여 개 수준으로 줄었다.

여기에 창사 이래 최대치로 격화된 노사 갈등은 카카오가 극복해야 할 잠재적 리스크로 지적된다. 임금 교섭 결렬과 고용 불안, 경영진 책임론을 주창하고 있는 카카오 노동조합(크루유니언)은 지난달 첫 부분 파업과 업무 중단 행동인 ‘로그아웃 데이’를 연이어 실행했다.

노조는 오는 21일 낮 12시 점심시간을 활용해 경기 성남시 판교 아지트 내부에서 조합원 자율 참여 방식의 사내 피켓 시위 등 추가 단체 행동을 예고해 갈등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카카오 최근 3개월간 주가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카카오 최근 3개월간 주가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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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주가 역시 이러한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월 5만1200원을 기록했던 회사 주가는 저조한 AI 성과와 노사 리스크 등이 겹치며 최근 3만 원대까지 주저앉았다. 현재는 3만5000원 선 안팎에서 횡보하고 있다.

규제 허들과 중장기 재정 가변성 과제


이러한 내우외환 속에서 참여하는 모두의 AI 프로젝트는 카카오의 AI 자생력을 시험할 분수령으로 주목되지만, 사업 자체의 제약 요건도 만만치 않다.

과기정통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사업자는 국산 AI 모델을 50% 이상 의무 활용해야 하는 동시에, 자사 단독 모델 100% 설계 방식이 전면 차단된다. 카카오가 사업권을 획득하더라도 타 국내 기업이나 전문 AI 스타트업 자체 모델을 최소 30% 이상 필수 융합해야 해, 시스템 통합 및 연동 과정에서 복잡한 기술적 조율 비용이 발생한다.

중장기 재정의 가변성 역시 복병이다. 정부가 약속한 엔비디아 B200 GPU 지원은 올해 분에 한정되며, 2027년부터 2030년까지 이어지는 대국민 무상 서비스 유지 비용 및 장기 예산은 국회 심의와 부처 협의에 따라 매년 유동적으로 결정된다. 지원 예산이 축소될 경우 대국민 서비스의 막대한 운영 비용을 민간사업자가 떠안아야 하는 리스크가 있다.

IT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가 공공 에이전트 인프라를 지렛대 삼아 카카오톡 내 결제, 맞춤형 광고 등 독자적인 비즈니스 모델(BM)을 기한 내에 안착시킬 수 있느냐가 이번 승부수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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