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재적위원 27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제14차 전원회의를 열고 2027년도 적용 최저임금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심의는 노동계와 경영계의 입장 차가 끝까지 좁혀지지 않은 가운데 진행됐다. 노동계는 저임금 노동자의 생계 안정과 물가 상승을 고려해 대폭 인상을 요구했고, 경영계는 경기 둔화와 소상공인의 경영 부담을 이유로 최소한의 인상 필요성을 주장하며 팽팽하게 맞섰다.
회의에서 노동계는 10차 수정안으로 시간당 1만1150원을 제시해 올해보다 8.0% 인상을 요구했다. 반면 경영계는 시간당 1만550원을 제안하며 2.2% 인상안을 내놓았다. 양측의 격차가 600원까지 벌어지면서 합의 가능성은 낮아지는 듯했지만, 공익위원들이 심의 촉진구간을 제시하면서 협상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공익위원들은 국내 주요 경제전망을 반영해 최저임금 심의 촉진구간을 시간당 1만600원에서 1만860원으로 제시했다. 하한선은 2026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2.7%를 반영했고, 상한선은 경제성장률 전망치 2.55%와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2.7%를 합산한 5.25% 인상 수준을 기준으로 설정했다.
공익위원의 중재안이 제시된 이후 노사는 각각 수정안을 거듭 내놓으며 간극을 좁혔다. 노동계는 11차 수정안에서 1만820원, 12차 수정안에서는 1만770원을 제시했고, 경영계는 각각 1만620원과 1만640원으로 인상폭을 소폭 확대했다.
그러나 끝내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최종적으로 노동계는 시간당 1만730원, 경영계는 시간당 1만700원을 마지막 제시안으로 제출했고, 이를 놓고 표결이 진행됐다.
표결에는 재적위원 27명 전원이 참여했으며, 사용자위원안이 찬성 15표를 얻어 최종 의결됐다. 노동계 안은 11표를 얻었고, 무효표는 1표였다. 이에 따라 내년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380원 오른 시간당 1만700원으로 확정됐다.

▲ 출처 : 최저임금위원회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번 인상으로 영향을 받는 근로자가 적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기준으로는 약 66만 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산됐으며, 이는 전체 근로자의 3.8% 수준이다.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기준으로는 약 297만8000명으로, 전체의 13.3%가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최저임금 인상이 근로자의 소득 증가라는 긍정적인 효과와 함께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최근 지속되는 경기 둔화와 소비 위축 속에서 인건비 상승 부담을 어떻게 완화할 것인지에 대한 정부의 후속 대책 마련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최저임금 수준 결정뿐 아니라 제도 개선 필요성도 함께 제기됐다. 공익위원들은 권고문을 통해 AI 확산과 플랫폼 노동 증가, 산업구조 재편 등 노동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에도 최저임금 심의에서는 매년 동일한 쟁점이 반복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공익위원들은 고용노동부가 올해 하반기 중 '최저임금 제도개선 추진단'을 설치해 현행 제도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것을 정부에 권고했다. 적용 대상과 결정 기준, 도급제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방식 등 주요 제도를 종합적으로 연구해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향후 최저임금 심의에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노동시장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최저임금 제도 역시 시대 변화에 맞춰 새롭게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만큼, 내년부터 추진될 제도 개선 논의가 최저임금 결정 구조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이번 최저임금 결정은 노사 간 치열한 협상 끝에 마련된 절충안인 동시에, 향후 제도 개편 논의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마혜경 한국금융신문 기자 human070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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