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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엔진’ 꺼진 카카오…샘 올트먼이 구원투수 될까

정채윤 기자

chaeyun@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6-12 11:08

분기 최대 실적에도 AI 모멘텀 부재에 주가 40%↓
16년 만에 첫 파업·CPO 공백 등 내부 진통도
15일 올트먼 회동…‘에이전트 AI’ 수익화 분수령

(왼쪽부터)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사진=카카오

(왼쪽부터)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사진=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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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정채윤 기자] 카카오가 올해 1분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도 장기 성장동력 부재와 창사 이래 첫 파업이라는 악재에 직면했다. 미래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으로 올해 들어 최고점(6만4500원) 대비 주가가 30% 이상 폭락한 가운데, 오는 15일 예정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정신아닫기정신아기사 모아보기 카카오 대표의 회동에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이번 만남은 카카오가 AI(인공지능)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고 반전의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을지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사상 최대 실적 뒤에 숨은 ‘성장 정체’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카카오 주가는 장중 4만2000원 안팎에서 거래 중이다. 이날 샘 올트먼 오픈AI CEO 방한 기대감 등이 선반영되며 장중 소폭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지난해 6월 장중 기록한 최고가 7만1600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약 40% 하락한 수치다.
카카오가 올해 1분기 카카오톡 개편 효과와 광고 매출 증대로 견고한 외형 성장을 증명했음에도 장기 주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이유는 장기 성장 전략에 대한 자본시장의 평가 때문이다.

카카오 최근 1년간 주가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카카오 최근 1년간 주가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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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 8일 경쟁사인 네이버가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방한 시기에 맞춰 글로벌 AI 연합전선을 과시하며 시장의 기대를 모았던 점과 비교하면 카카오의 소외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금융투자업계가 카카오 미래를 불투명하게 보는 가장 큰 원인은 기존 비즈니스 모델의 확장성 한계와 신규 AI 서비스의 부진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당장 실적이 좋아도 결국 장기 전략이 있느냐가 관건인데, AI 서비스인 카나나가 부진하고 새로운 사업 모델 부재 등이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장기 전략의 부재는 카카오의 고질적인 ‘내수 중심’ 성장 방정식에서 비롯됐다. 그동안 카카오는 카카오톡 트래픽을 기반으로 선물하기·페이·모빌리티 등 내수 중심의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붙여 덩치를 키워왔다. 문제는 국내 시장에만 갇힌 사업 모델에 머물다 보니 글로벌 기술 경쟁을 준비할 기초체력을 기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초거대 AI 생태계를 선점해 나가는 동안, 카카오는 내수 플랫폼 안주와 사법 리스크, 자회사 매각 등 내부 정비에 시간을 허비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독자 추진해 온 AI 브랜드 ‘카나나(Kanana)’는 출시 초기 독창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보여주지 못하며 시장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홍민택 카카오 전 최고제품책임자(CPO). /사진=카카오

홍민택 카카오 전 최고제품책임자(CPO). /사진=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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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임원진의 공백과 책임론도 뼈아프다. 카카오톡 개편을 이끌며 이용자 반발 등 숱한 논란을 촉발했던 홍민택닫기홍민택기사 모아보기 최고제품책임자(CPO)가 최근 사의를 표명하면서, 미래 전략을 일관되게 추진할 리더십마저 공석이 됐다.

설상가상으로 내부 결속마저 무너지고 있다. 카카오 노조(크루유니언)는 성과 보상 구조 개선 등을 요구하며 창사 16년 만에 첫 파업에 돌입했다. 카카오페이, 엔터프라이즈 등 주요 계열사까지 동참하는 전사적 리스크로 확산되면서, 시장에서는 자회사 매각 등으로 확보한 자본을 미래 AI 성장 동력에 집중 투자할 여력마저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외부 우군 확보 사활


성장동력 고갈이라는 벼랑 끝에 선 카카오에게 샘 올트먼 오픈AI CEO 방한은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기회로 꼽힌다.

IT 업계에 따르면 올트먼 CEO는 오는 14일 한국에 입국, 15일 오전 경기 성남에 위치한 카카오 판교 아지트를 방문해 정신아 대표를 비롯한 카카오 경영진과 만나 전략적 AI 협력 확대 방안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동은 지난해 양사가 맺은 전략적 제휴의 후속 단계를 구체화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왼쪽부터)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사진=카카오

(왼쪽부터)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사진=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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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카카오는 막대한 비용이 드는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에만 매달리는 대신, 외부 우수 기술 모델을 결합해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른바 ‘모델 오케스트레이션(개방형 모델 최적화)’ 전략을 취해왔다. 카나나에도 자체 모델은 물론 오픈AI의 LLM을 함께 활용하겠다는 계산이다.

시장 안착을 위한 기초 체력은 확인됐다. 카카오가 카카오톡 내에 구현한 ‘챗GPT 포 카카오’는 누적 가입자 1100만 명을 돌파했으며, 월간활성이용자수(MAU)도 전 분기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자체 AI 에이전트 ‘카나나 인 카카오톡’은 시장 반응도 조사에서 응답 품질 긍정 평가 약 80%를 기록하는 등 플랫폼 내 안착 가능성을 입증했다.

다만 이 같은 지표가 자본시장의 눈높이를 충족할 만한 수익 모델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점이 카카오의 고민이었다. 이번 올트먼 CEO와의 회동을 통해 카카오톡이 보유한 국내 대화 맥락 데이터와 오픈AI의 고도화된 엔진이 결합된다면, 단순 기술 제휴를 넘어 일상 밀착형 플랫폼으로서의 독보적인 서비스 고도화를 이뤄낼 발판을 마련하게 될 전망이다.

수익화 성공이 곧 생존 조건


이번 협력의 핵심 관전 포인트이자 카카오가 노리는 최종 목적지는 ‘AI의 확실한 수익화’다.

카카오는 올 하반기부터 카카오톡 안에서 이용자의 대화 맥락과 의도를 파악해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상품 추천, 선물하기, 페이 결제까지 원스톱으로 실행하는 ‘에이전트 AI 플랫폼’ 서비스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정신아 대표는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카카오톡의 강점인 대화 맥락을 활용해 이용자의 일상에 밀착된 AI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며 “AI 플랫폼으로의 체질 개선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다만 시장이 기대하는 신속한 플랫폼 전환과 수익화 모델 구축이 순탄하게만 이뤄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당장 전환에 필수적인 대규모 인프라 투자 부담과 카카오의 고질적인 고비용 구조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 최근 1년간 분기별 실적 추이 (단위: 억 원). /자료=카카오

카카오 최근 1년간 분기별 실적 추이 (단위: 억 원). /자료=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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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AI 전환기에는 인건비와 데이터센터 가동, 모델 고도화 비용이 동시다발적으로 급증한다. 반면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의 국내 이용자 수는 이미 임계치에 도달해, 과거처럼 내수 시장의 외형 성장을 통해 이러한 비용 증가분을 상쇄하기가 불가능해진 상태로 평가된다.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일상 대화가 오가는 민감한 플랫폼인 만큼 개인정보 보호 장치를 어떻게 마련할지, 자체 모델인 카나나와 챗GPT 간의 역할 분담을 어떻게 최적화해 비용 효율성을 극대화할지 등 세부 과제가 산적해 있다. 무엇보다 유료 상품 설계와 광고 모델 고도화를 통해 실질적인 매출 기여도를 증명해 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결국 카카오가 이번 ‘오픈AI 카드’를 통해 자본시장에 확실한 장기 비전을 제시하고 리더십을 증명해낼 수 있을지가 향후 생존과 주가 향방을 가를 변수가 될 전망이다.

투자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샘 올트먼의 방한은 카카오에게 단순한 대외 파트너십 구축을 넘어, 내수 플랫폼의 성장 한계를 글로벌 빅테크의 원천기술로 돌파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전략적 변곡점”이라며 “경영 리스크와 성장 정체라는 다중고를 겪고 있는 카카오가 오픈AI와의 결합을 통해 구체적인 융합 모델과 실질적인 AI 수익화를 조기에 입증해낸다면, 자본시장의 신뢰 회복과 밸류에이션 반등의 강력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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