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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수 고배' HLB, ‘리라푸그라티닙’으로 FDA 넘는다

양현우 기자

yhw@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7-14 11:40

리보세라닙, FDA CRL 수령에 3수 좌절
우선심사 대상 ‘리라푸그라티닙’에 사활

FDA 문턱을 넘지 못한 HLB. 리라푸그라티닙 FDA 허가를 앞두고 있다./사진=생성형 AI

FDA 문턱을 넘지 못한 HLB. 리라푸그라티닙 FDA 허가를 앞두고 있다./사진=생성형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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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양현우 기자] HLB가 또 다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었던 만큼 시장의 실망이 작지 않다. 코너에 몰린 HLB가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는 담관암 신약 ‘리라푸그라티닙’의 FDA 허가다.

파트너사에 발목 잡힌 HLB

14일 업계에 따르면 HLB는 지난 10일 FDA로부터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 허가 신청에 대한 보완요구서한(CRL)을 수령했다. 이번 CRL은 리보세라닙 신약허가신청(NDA) 서류에 등재된 파트너사 중국 항서제약의 제조시설에 대해 실시된 일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cGMP) 실사 결과에서 비롯됐다.

CRL이란 FDA가 품목허가를 위해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할 경우 보내는 공문을 말한다. HLB의 미국 자회사 엘레바 테라퓨틱스는 이번 CRL에 임상 유효성이나 안전성 데이터에 관한 본질적인 지적이나 추가 임상시험 요구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신 항서제약 제조소 실사 과정에서 발행된 ‘Form 483(실사 지적사항 통보 문서)’이 문제였다.

FDA는 지적 사항이 리보세라닙 NDA 자체와 직접적 연관이 없을 수 있으나, 해당 제조시설이 서류에 공식 등재된 만큼 적시에 문제를 해결하고 cGMP 기준 준수를 완벽히 증명할 때까지 최종 승인을 보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실사는 허가 심사를 위해 특정 의약품의 공정을 깊이 있게 점검하는 사전승인실사(PAI)가 아니라 8년 만에 이뤄진 항서제약의 일반적인 정기 cGMP 실사였다. 이로 인해 HLB와 엘레바 측은 Form 483 발부 사실을 사전에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등 파트너사 리스크 관리에 허점을 노출했다.

엘레바는 FDA 불발 소식을 전해 듣고 항서제약에 공식 해명과 보완 완료 예상 시점 등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다. 김동건 엘레바 대표는 “FDA와 긴밀히 협의해 필요한 절차를 확인하고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재신청을 추진하겠다”며 진화에 나선 상태다.

HLB 해명에도 시장 반응은 싸늘

회사의 진화 노력에도 시장은 냉담했다. CRL 수령 소식이 전해진 지난 10일 HLB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만5600원 떨어지며 3만6600원을 기록, 하한가로 직행했다. 다음 거래일인 13일에도 1만950원이 추가로 빠지며 2거래일 연속 하한가로 밀려났다. 다만, 이날엔 오전 10시 50분 현재 보합세를 나타내며 숨을 고르는 모습이다.

HLB 경영진의 파트너사 리스크 관리 능력도 도마 위에 올랐다. 파트너사의 실사 지적 사항을 FDA의 통보 이전까지 사전에 전해 듣지조차 못했다는 점은, 양사 간의 커뮤니케이션과 위기 대응 체계에 심각한 허점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HLB 측은 소통 부재가 아닌, 실사 대상의 본질적인 차이에서 비롯된 구조적 한계였다고 해명했다. HLB에 따르면 이번에 FDA가 지적한 cGMP 실사는 양사가 계약을 맺은 해당 약물이 아닌, 항서제약의 다른 약물 공정에 대한 일반 정기 실사였다.

파트너사 입장에서는 굳이 계약 관계가 없는 타 약물의 실사 지적 사항을 HLB 측에 선제적으로 알릴 의무나 이유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결국 파트너십 자체의 소통 체계가 무너진 것이 아니라, 외부 상황이 예상치 못하게 허가 과정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아울러 위기 타개 방안으로 일각에서 거론되는 ‘제조소 변경’에 대해선 현실적으로 당장 실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NDA 심사 도중 제조소를 변경할 경우 새로운 공정에 대한 검증 등 막대한 시간과 자금이 추가로 소요된다는 이유에서다.

제조소 리스크 없는 리라푸그라티닙, FDA 넘을까

결국 HLB가 위기를 돌파할 핵심 카드는 리라푸그라티닙이다. 올 9월 FDA 승인 여부가 판가름나는 리라푸그라티닙이 HLB의 ‘미국시장 진출 1호 신약’ 타이틀을 거머쥘지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엘레바가 개발 중인 리라푸그라티닙은 FGFR2 융합 또는 재배열을 보유한 진행성·전이성 담관암 환자를 위한 경구용 표적항암제다. FGFR은 섬유아세포 성장인자 수용체를 뜻한다. FDA는 지난 3월 리라푸그라티닙의 NDA를 접수하고, 일반심사(약 10개월)보다 빠른 6개월 내에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늦어도 오는 9월 27일 이전에는 최종 결론이 나올 전망이다.

가장 긍정적인 대목은 리라푸그라티닙이 리보세라닙의 패인으로 작용한 ‘제조소 리스크’에서 자유롭다는 점이다. 현재 리라푸그라티닙의 원료의약품(DS)은 캐나다에서, 완제의약품(DP)은 미국에서 각각 생산되고 있다. 해당 시설들은 이미 지난해 FDA 실사를 받아 NAI(별도 조치 없음) 및 VAI(자발적 시정) 판정으로 점검을 마쳤다.

생산공정에 중대한 변경 사항이 없다면 현장 실사 자체가 생략될 수 있어 인허가 심사 속도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 또한 FDA의 임상시험 관리실태조사(BIMO) 역시 중대한 보완 요구 없이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임상에서 입증된 효능도 기대감을 높인다. 리라푸그라티닙은 글로벌 임상 1·2상에서 FGFR 억제제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객관적반응률(ORR) 46.5%를 기록했다. 질병통제율(DCR)은 96.5%, 반응지속기간 중앙값은 11.8개월로 나타나 높은 반응률과 우수한 지속성을 동시에 입증했다.

특히, 기존 치료제들이 FGFR1~4를 포괄적으로 억제하는 것과 달리, FGFR2만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도록 설계돼 비표적 독성을 크게 줄였다는 것이 차별화된 강점이다. 기존 약물 사용 시 발생할 수 있는 내성 변이에 대응할 가능성도 높다.

또 FGFR2 이상은 위암, 폐암, 췌장암, 유방암 등 다양한 암종에서 확인되는 만큼 종양 발생 부위가 아닌 유전자 변이를 기준으로 환자를 선별하는 암종불문 치료제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평가다.

HLB 관계자는 “리라푸그라티닙은 담관암을 시작으로 적용 범위를 넓혀갈 수 있는 전략적 파이프라인”이라며 “FDA 허가를 기반으로 FGFR2를 표적으로 하는 다양한 고형암 치료제로 개발을 확대해 신약개발 플랫폼의 가치를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양현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yhw@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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