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다이나믹스는 정의선닫기
정의선기사 모아보기 현대차그룹 회장의 승계와 순환출자 구조 해소의 핵심키로 평가받는다. 이 때문에 현대차그룹이 소프트뱅크 잔여 지분 매입과 함께 본격적인 상장 계획을 공식화할 것으로 분석된다.다만 변수는 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자회사 중복상장 개정안이다. 일각에서는 보스턴다이나믹스의 미국 증시 상장에 탄력이 받을 것이란 목소리도 있지만, 로봇 대전환을 선언한 그룹 주가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만큼 시점과 방향에 대한 여러 전망이 나오고 있다.
소트프뱅크 잔여 지분 9.65% 향방은?
13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보스턴다이나믹스 주주들은 오는 20일까지 풋옵션 행사가 가능하다. 보스턴다이나믹스 주주는 ▲현대차(지분율 28%) ▲정의선 회장(22.6%) ▲기아(17.2%) ▲현대모비스(11.3%) ▲현대글로비스(11.25%) ▲소프트뱅크(9.65%) 등으로 구성돼 있다.앞서 현대차그룹과 정의선 회장은 2021년 약 1조 원을 투자해 소프트뱅크로부터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 약 80%를 인수했다. 이후 유상증자 등을 통해 지분을 약 90% 수준까지 확대했다.
현대차그룹과 소프트뱅크는 보스턴다이나믹스 거래 과정에서 미국 증시 상장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소프트뱅크가 잔여 지분을 되팔 수 있는 풋옵션과 현대차그룹이 해당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이 포함된 계약 체결했다.
업계에서는 소프트뱅크의 풋옵션 행사 만료 기한이 임박한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잔여 지분 9.65%를 전량 매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총투입 예산은 약 5000억 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보스턴다이나믹스 인수 당시 인식된 기업 가치 약 5조 원을 기준으로 책정됐다.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올해 1월 아틀라스 공개 이후 증권가 추정 기업가치가 최대 100조 원 수준에 이른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비교적 낮은 가격에 보스턴다이나믹스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셈이다.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나믹스를 100% 자회사로 편입할 생산 투자, 인력 확충 등 주요 의사결정을 보다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다. 또한 향후 추진할 나스닥 상장에서도 지분율 희석 우려도 줄일 수 있고 향후 기업가치 상승효과도 온전히 받을 수 있다.
특히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정의선 회장의 승계 자금과 향후 그룹 순환출자형 지배구조 해소의 주요 변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100% 자회사화 후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장재훈 부회장을 필두로 TF팀을 꾸리는 등 상장을 위한 사전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복상장 개정안…보스턴다이나믹스 상장 영향은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을 완전히 확보할 것이 확실시되는 만큼 향후 IPO 추진 시점에도 관심이 쏠린다. 다만 최근 정부가 발표한 자회사 중복상장 개정안 영향으로 변수가 발생했다.앞서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지난 6일 중복상장 원칙금지·예외허용을 위한 세부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개정안은 오는 14일까지 예고기간을 거친 뒤,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 의결을 통해 이르면 이달 말 최종 시행될 예정이다.
개정안의 핵심은 물적분할 자회사 IPO에 대한 주 주동의 의무화다. 우선 자회사를 물적분할해 상장할 경우 모회사 일반주주의 동의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최대주주 의결권을 발행주식 총수의 3%로 제한하는 이른바 ‘3%룰’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는 우호지분 확보가 취약한 대기업 특성상 주주총회 통과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
또 모회사 이사회에는 자회사 상장 시 주주 영향평가 등 5대 주주충실의무가 부과된다. 5대 주주충실 의무는 ▲주주 영향평가 실시 ▲충분한 주주보호 방안 마련 ▲주주소통 진행 확인 ▲이사회 찬반 결의 및 자회사 통지 ▲의무이행 사항 단계별 공시다. 이는 자회사를 해외거래소에 상장할 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개정안은 중복상장의 유형을 '물적분할 자회사'와 M&A 등으로 편입된 '일반 자회사'로 이원화해 규제 체계를 촘촘히 짰다. 보스턴다이나믹스 경우 물적 자회사가 아닌 일반 자회사로서 규제를 받는다.
일반 자회사 경우 비교적 주주 동의 의무에서 자유롭다. 주주 동의를 받지 않더라도 증권 신고서 검증만 통과하면 국내외 상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주주가치 보호에 중점을 두고 있는 만큼 증권신고서에 더 높은 기준을 요구할 수 있다.
예외 조항은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저비중 자회사(매출·영업이익·자산이 모회사 대비 10% 미만 등)의 경우 이사회 결의가 있다면 주주 동의 의무에서는 완전히 제외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정의선 회장이 보스턴다이나믹스의 나스닥 상장을 계획보다 일찍 본격화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증권가 등에서는 아틀라스를 본격 상용화하는 2028년 전후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최대주주 현대차 연간 매출 중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다. 다만 상용화가 본격화되고 본격적인 연결 매출이 증가하면 주주 동의 의무 미필요 등 예외 조항 특혜가 사라질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아틀라스 상용화 이후 보스턴다이나믹스 연간 매출을 약 19조 원에서 최대 50조 원으로 추정한다. 지난해 현대차 매출이 186조2545억 원인 것을 고려하면 매출 비중의 10%를 초과한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으로 보스턴다이나믹스 상장의 가이드라인을 설정할 수 있는 길은 만들어졌다”며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약 시장에서 100조~200조 원 수준의 기업 가치가 전망되고 중복상장 규제 예외로 주주 동의가 필요 없는 상태인 만큼 상장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정의선 회장의 향후 승계 등 측면에서는 보스턴다이나믹스 상장이 늦춰지더라도 나쁠 게 없다는 분석도 있다.
현재 정의선 회장의 승계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순환출자형 지배구조 해소 플랜으로는 정의선 회장이 현대모비스 지분 확대와 기아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입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시장에서는 정의선 회장이 보스턴다이나믹스 외에도 이미 강력한 지배구조 개편 실탄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정의선 회장은 개인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글로비스 지분(20%)을 비롯해 현대엔지니어링(11.72%), 현대오토에버(7.33%) 등 알짜 계열사 지분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매년 수천억 원에 달하는 그룹사 배당금 역시 든든한 현금 창구다.
결국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승계 재원의 '전부'라기보다는, 향후 기업가치 극대화 시 지배구조 개편의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여줄 '조커 카드'에 가깝다.
여기에 현대차를 비롯해 기아,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순환출자 구조에 포함된 계열사들 주식은 보스턴다이나믹스 프리미엄으로 주가가 상승한 상태다. 정의선 회장 입장에서는 현대모비스와 기아의 지분가치가 상승하는 것이 마냥 좋을 수만은 없는 셈이다.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아틀라스 상용화 이후 계열사들 주가에 적용된 프리미엄이 높아질수록 향후 상장 이후 주가 희석률이 높아질 수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주주 동의를 위한 권익 보호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또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으로 정의선 회장과 현대차그룹이 미래 로보틱스 전환 가속화와 주주 권익 보호 사이 다양하고 복잡한 셈법에 놓인 셈”이라며 “결국 어느 방법을 선택하든 핵심은 주주 권익 보호를 위해 얼마나 진정성 있는 대책을 들고나오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보스턴다이나믹스 잔여 지분 인수와 향후 상장에 대해서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전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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