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가비아 이사회에 중복상장 해소를 촉구하는 공개주주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현재 얼라인파트너스는 가비아 지분 14.29%를 보유한 3대 주주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주주서한을 통해 중복상장 해소 관련 사측 입장과 방안, 경영진 보상체계 공개 등을 요구했다. 답변은 내달 6일까지로 가비아 홈페이지 등 전체 주주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 요청했다.
한국금융신문이 자체 구축한 인공지능(AI) 데이터 플랫폼 ‘더 컴퍼스(THE COMPASS)’에 따르면 현재 가비아의 중복상장비율(상장 자회사 시총 X 모회사 지분율/(상장 자회사 시총+모회사 시총)은 24.7%다.
지난 2022년 중복상장비율은 23.9%에서 이듬해인 2023년 엑스게이트 상장으로 26.4%까지 올랐다. 2024년에는 22.0%, 2025년 21.1%로 낮아지는 듯했으나 재차 상승하는 분위기다.
가비아는 케이아이엔엑스(지분율 36.3%), 엑스게이트(32.9%), 에스피소프트(4.0%)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지분율을 반영한 자회사 시총 합산은 총 4200억원이다. 가비아 시총은 4150억원 수준으로 자회사 지분 합산가치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실질 지배력’ 그림자, 비용 통제 전략 산물
지배기업인 가비아는 단독으로 상장 자회사 과반 지분을 갖는 구조가 아니다. 주력 자회사인 케이아이엔엑스를 통해 공동 지배하는 ‘실질 지배력’을 기반으로 움직인다. 상장사 중에서는 엑스게이트, 에스피소프트가 대표적이며 비상장사는 가비아씨엔에스, 놀멍쉬멍 등이 있다.쉽게 말해 계열사를 동원한 지배력 확보 개념이다. 가비아가 신규 사업을 확장하거나 계열사 지배력을 강화할 때, 케이아이엔엑스가 공동 출자자로 참여한 결과다. 그룹 차원 투자 부담을 분산시키는 동시에 경영권 위협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이다.
적은 지분으로 상장 종속회사들을 통제하는데 성공한 반면, 낮은 지배력 탓에 자회사 성장이 가비아 가치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는다. 복잡한 지배구조와 중복상장 이슈가 맞물리면서 이러한 현상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지난 2025년 가비아는 311억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중 지배주주지분은 158억원, 비지배지분은 153억원으로 대등한 수준이다. 연결 이익 상당 부분이 외부주주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자회사 성장이 부각되면 가비아 가치 할인폭이 커진다. 비용 통제를 위한 공동지배 전략의 ‘역설’이다.
이는 기업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인 자본효율성으로 이어진다. 지난 2022년 가비아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7.81%였으나 2023년 11.0%, 2024년 8.99%, 2025년 8.93%로 점차 하락했다. 이 기간 동안 매출액은 2392억원에서 3357억원으로 증가한 반면, 지배주주 당기순이익은 216억원에서 158억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같은 기간 투하자본수익률(ROIC) 역시 13.8%에서 7.3%로 하락했다. 자산이 늘어나는 만큼 수익성을 충분히 올리지 못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비용 통제로 사세를 확장했지만 가장 중요한 자산배치에 따른 자본효율성은 역행한 셈이다.
중복상장과 지배력 집착이 맞물리면서 복잡해진 현 상황을 풀어내야 가치제고가 가능한 구조다.
최대주주 지분 26% 불과…지속되는 행동주의 공세
가비아 최대주주는 김홍국 공동대표와 특별관계인으로 총 지분율은 26.02%다. 2대 주주인 미국 행동주의펀드 미리캐피탈은 지난 2023년부터 지분을 늘려 현재는 24.17%를 보유하고 있다. 3대 주주인 얼라인파트너스 역시 추가 지분을 확보해 14.29%를 갖고 있다.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경영권 방어가 쉽지 않은 규모다. 이는 행동주의펀드가 지속적으로 공세를 펼칠 수 있는 빌미가 된다.
가비아 시총에 자회사 지분가치조차 반영이 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면 최대주주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한다. 이는 중복상장 등 최대주주의 자본 관리 능력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행동주의펀드에 힘을 싣는 요인이 된다.
큰 틀에서 보면 결국 최대주주를 포함해 적은 자본으로 그룹을 지배하는 구조가 할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비아의 지배구조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할 수 있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가비아는 중복상장 이슈도 있지만 적은 지분으로 계열을 지배하는 복잡한 구조가 근본적 문제”라며 “가비아 최대주주는 경영권 방어도 어렵지만 지배구조 문제는 해결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가치는 자본효율성으로부터 출발하기 때문에 가비아는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배당확대, 중복상장 해소 압력을 계속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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