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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 없는 환불에 ‘깡’ 부작용…스타벅스, 사태 수습 ‘험로’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5-29 15:15

스타벅스 '탱크데이' 후폭풍 계속
조건없는 환불에…'깡' 부작용도
지방선거·오너리스크 겹쳐 장기화

중고거래 플랫폼에 올라온 스타벅스e카드 상품권 ./사진=중고거래 플랫폼 갈무리

중고거래 플랫폼에 올라온 스타벅스e카드 상품권 ./사진=중고거래 플랫폼 갈무리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산 넘어 산이다. 스타벅스코리아가 고객들의 빗발치는 요구에 내놓은 ‘조건 없는 카드 잔액 환불’ 조치가 이른바 ‘깡(차익 거래)’ 논란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스타벅스는 무기명 실물카드 신규 판매를 중단하고 e-카드 교환권을 무기명 스타벅스 카드로 전환하는 서비스도 일시 제한했다. 조건 없는 환불 방침을 발표한 지 이틀 만이다. 5·18 ‘탱크데이’ 논란이 불거진 지 열흘이 넘도록 환불 이슈가 계속되고, 각종 온라인 인증·불매 움직임까지 이어지면서 사태가 장기화되는 분위기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스타벅스 e카드 상품권을 할인된 가격에 구매한 뒤 정상가 기준으로 환불받아 차익을 얻으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앞서 카카오톡 선물하기와 네이버플러스스토어, 모바일 상품권 플랫폼 등에서는 스타벅스 e카드 상품권 판매를 중단했지만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여전히 관련 거래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개인 간 거래는 다소 줄어든 반면 상품권 매입·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의 광고글은 여전히 올라오고 있다.

지난 26일 스타벅스코리아는 오는 6월 1일부터 2주간 충전 금액 사용 비율 조건과 관계없이 고객이 요청할 경우 한시적으로 예외 환불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스타벅스 이용약관에 따라 카드 잔액의 60% 이상을 사용해야 환불이 가능했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 신유형 상품권 표준약관에 따른 것이지만, 최근 스타벅스 탈퇴 움직임이 확산하고 환불 요구에 대한 불만이 커지자 이에 변화를 준 것이다.

그런데 해당 조치가 오히려 차익 거래 부작용 우려를 낳으며 또 다른 논란으로 번졌다. 스타벅스코리아는 결국 신규 무기명 실물카드 판매를 중단하고 e-카드 교환권을 무기명 스타벅스 카드로 교환하는 서비스도 일시 제한했다.

스타벅스 입장에선 논란 수습을 위해 내놓은 대응책이 또 다른 부작용으로 이어지면서 여론 관리에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됐다. 단순 불매를 넘어 온라인상에서는 ‘스타벅스 탈퇴’를 의미하는, 이른바 ‘탈벅’ 움직임까지 확산하는 등 논란 양상도 점차 복합적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에어컨만 쐬고 나온다”…온라인서 번지는 ‘탈벅’ 인증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스타벅스 매장을 ‘공공 휴게공간’처럼 이용하자는 취지의 게시글이 확산하고 있다. 일부 이용자들은 ‘에어컨만 쐬고 나온다’, ‘텀블러에 물만 받아간다’, ‘콘센트만 쓰고 나온다’ 등의 글을 올리며 ‘탈벅 인증’에 나서는 모습이다.

텀블러에 로고를 지우는 것은 물론 쓰레기통에 버리거나 망치로 컵을 깨는 인증사진과 영상이 게재되는 동 온라인에서 각종 ‘탈벅’ 인증이 쏟아지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실제 지표로도 감지된다. AI 테크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스타벅스의 지난 18~24일 주간 결제금액은 236억9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주(11~17일) 321억6000만 원보다 약 84억7000만 원 감소한 수치다. 감소율은 26.3%로, 논란 직전인 4~10일 결제액 314억8000만 원과 비교해도 약 25% 줄었다.

스타벅스 앱 신규 설치 건수도 감소했다. 지난 18~24일 신규 설치 건수는 3만6994건으로 전주(4만8441건) 대비 1만1447건 줄었다. 감소율은 23.6%다. 식음료 브랜드 신규 설치 순위 역시 2위에서 5위로 내려앉았다.

‘탱크데이’ 논란 이후 스타벅스에 대한 소비자 반발이 실제 수치로 나타나는 모습이다. 신세계그룹도 매출 감소 사실을 인정했다. 전상진 신세계그룹 경영총괄 부사장은 지난 26일 정용진닫기정용진기사 모아보기 신세계그룹 회장의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매출을 따질 시기는 아니지만 굉장히 많은 매출 감소가 있었다”고 말했다.

사태 장기화 양상…지방선거 후 잦아들까

이번 스타벅스 사태는 단순 기업 마케팅 실수를 넘어 정치·사회적 이슈로 확산하면서 장기화되는 모습이다. 특히 6·3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5·18 민주화운동 관련 논란이 불거진 만큼 정치권과 온라인상에선 관련 이슈가 여전히 뜨겁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SNS를 통해 스타벅스 측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이후 정부부처와 정치권도 이슈몰이를 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국민참여 행사에 쓰던 스타벅스 상품권 지급을 중단키로 했고, 국방부는 격오지 장병을 위한 음료 지원 등의 협력 사업을 미뤘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대전 성심당을 찾아 “논란이 되는 기업이 있다. 기업은 소비자와 고객을 섬겨야 한다”고 강조하며 스타벅스 논란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여야 정치권 역시 관련 발언을 이어가면서 공방을 벌이는 중이다. 일각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정치권이 높은 관심도를 가진 이슈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지방선거 이후 정치권의 관련 언급이 줄어들면서 논란 역시 점차 수그러들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과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SNS에 게재한 ‘멸공’ 발언이 이번 논란 확대에 힘을 실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5·18 민주화운동이라는 민감한 역사적 이슈와 맞물리면서 일반적인 마케팅 논란보다 파장이 훨씬 커졌다”며 “지방선거 이후 정치권의 관심이 다른 현안으로 옮겨가면 논란도 점차 진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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