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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이 뚝딱, 30초면 상식 충전"… 금융 투자 장벽 허무는 '이지 파이낸스' 열풍

김희일 기자

heuyil@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7-16 11:08

한양증권 '한양사전'·한국투자증권 밈(Meme) 숏폼 등 소통 채널 다변화
KB증권 '깨비' 브랜드부터 삼성자산운용의 연금 가이드까지
복잡한 일방 정보 공급 탈피… "눈높이 맞춘 소통이 미래 경쟁력“

"주식이 뚝딱, 30초면 상식 충전"… 금융 투자 장벽 허무는 '이지 파이낸스' 열풍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김희일 기자] "한국 주식시장은 빨간색이 상승인데, 미국은 왜 파란색(초록색)이 상승일까?", "생소하고 복잡한 파생상품 'ELW'를 30초 만에 밈(Meme)과 상황극으로 이해할 수 있다면?"

과거 '그들만의 리그'처럼 느껴지던 여의도 자본시장의 문턱이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복잡한 수식과 딱딱한 전문 용어가 지배하던 증권가에 재미와 스토리텔링을 가미한 이른바 '이지 파이낸스(Easy Finance)'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숏폼(Short-form) 콘텐츠, 대중적인 브랜드 부캐릭터, 그리고 친근한 연금 정보 채널까지 활용해 자산운용사와 증권사들이 대중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한 전방위적인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한양증권 '한양사전'부터 한국투자증권 '270만 뷰 숏폼'까지… 대세는 '숏폼’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가의 소통 혁신에서 가장 돋보이는 도구는 단연 숏폼 콘텐츠다.

한양증권은 최근 공식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틱톡을 통해서 금융 상식을 쉽게 풀어낸 '한양사전'을 론칭했다.

첫 번째 에피소드로 한·미 증시의 등락 표시 색상 차이를 역사·문화적 배경으로 쉽게 설명해 주목받았다. 이어 상승장(불마켓)과 하락장(베어마켓)의 유래, 세계 최초의 주식시장 탄생 비화 등을 1분 내외의 직관적인 분량에 담아내며 투자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이지 파이낸스 트렌드를 이끄는 선두 주자다. 한국투자증권은 자칫 대중에게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금융 상품인 주식워런트증권(ELW)을 인터넷 유행 '짤방'과 상황극을 오마주한 위트 있는 편집의 숏폼 시리즈로 선보였다.

이 영상들은 누적 조회수 270만 회를 돌파하며 젊은 투자층 사이에서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난해한 투자 상품도 소통 방식에 따라 충분히 대중화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깨비증권' 부캐 마케팅… 브랜드 정체성마저 친근하게 바꾼다

단순한 콘텐츠 업로드를 넘어, 회사 이름이나 브랜드 아이덴티티 자체를 '이지(Easy)'하게 리브랜딩하는 파격적 시도도 이어진다.

KB증권은 신흥 투자 주역으로 떠오른 MZ세대와 소통하고자 자체 브랜드 닉네임을 '깨비증권'으로 잡았다. KB증권의 '케이비'라는 어감에서 착안한 이 부캐릭터는 도깨비 방망이로 무엇이든 '뚝딱' 만든다는 대중적 이미지와 결합해 "투자를 뚝딱!"이라는 슬로건까지 앞세웠다.

최근에는 대중적인 인기를 구가하는 배우 박은빈을 모델로 기용해, 자사 MTS를 의인화한 '은빈깨비' 광고 캠페인도 본격적으로 선보이며 "투자는 복잡한 것이 아닌, 일상에서 누구나 쉽고 직관적으로 누릴 수 있는 경험"이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같은 감성 마케팅은 대중성과 전문성을 모두 만족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KB증권은 이 광고를 통해 광고 부문 상을 휩쓰는 등 가시적 성과를 나타냈다.

자산운용사도 가세… "내 연금, 쉽게 굴리고 쉽게 찾자“

이같은 눈높이 소통은 자산운용업계에서도 뜨거운 화두다.

삼성자산운용은 복잡한 세제 혜택이나 퇴직연금(TDF·IRP)처럼 세부 구조가 까다로운 중장기 자산관리 영역을 직관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그동안 자산운용사의 운용 보고서는 지나치게 학술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삼성자산운용은 '연금저축 vs IRP 비교 분석 요약', '연금 인출 시 절세 꿀팁', '자녀 명의 연금 계좌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 등 직장인과 은퇴 예정자가 가장 궁금해하는 실생활 밀착형 질문들을 1분 핵심 요약본으로 제작해 배포하고 있다.

투자자가 실제 시장 상황을 쉽게 체감할 수 있도록 반도체, AI 등 미래 유망 섹터와 배당 투자 전략을 날씨나 일상적 비유로 설명하는 방식이다.

"가장 대중적인 언어가 곧 금융사의 진짜 경쟁력“

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자본시장의 변신이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고 건강한 투자 생태계를 만드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본다.

가짜 정보와 자극적인 리딩방이 난무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제도권 금융사들이 검증된 전문 지식을 '가장 대중적인 언어'로 쉽게 가공해 제공하는 것은 신뢰 회복의 핵심 열쇠인 탓이다.

미디어를 연구하는 한 대학원 교수는 "단순히 이목을 끌기 위한 '자극적인 재미'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으며, "복잡한 자본의 흐름과 제도적 전문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이를 소비자가 한눈에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압축 전달하는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 역량이 미래 금융 영토 확장의 최대 승부처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지나친 흥미 위주의 숏폼 콘텐츠가 복잡한 금융 상품의 위험성(리스크)까지 모두 담아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쉬운 설명 속에 원금 손실 가능성 등 필수 고지 사항이 묻히지 않도록 정교한 가이드라인 구축도 함께 요구된다는 제언이다.



김희일 한국금융신문 기자 heuy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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