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장은 현대건설, 목화는 삼성물산…단독 입찰 잇따라
1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광장아파트 38-1구역 재건축 조합이 지난달 29일 개최한 두 번째 시공사 선정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대표이사 이한우)만 참석해 최종 유찰됐다.정비사업 시공사 선정은 두 차례 이상 유찰되면 조합 의결을 거쳐 수의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조합은 현대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한 뒤 오는 9월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어 수의계약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은 기존 168가구를 최고 52층, 414가구로 재건축하는 사업으로 예정 공사비는 3.3㎡당 1590만원, 총공사비는 약 4470억원이다.
인근 목화아파트도 같은 흐름이다. 지난 9일 마감된 시공사 입찰에는 삼성물산 건설부문(대표이사 오세철)만 단독 응찰해 유찰됐다. 앞선 현장설명회에는 대우건설(대표이사 김보현)과 GS건설(각자 대표이사 허윤홍·김태진), 롯데건설(대표이사 오일근) 등 7개 건설사가 참석했지만 실제 입찰에는 삼성물산만 참여했다.
조합은 재입찰 공고를 내고 오는 9월 초 다시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두 번째 입찰에서도 경쟁이 성립되지 않으면 삼성물산과 수의계약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이 사업은 기존 312가구를 최고 49층, 416가구로 재건축하며 예정 공사비는 3.3㎡당 1370만원, 총공사비는 약 5000억원이다.
◇ 높은 공사비에도 경쟁 없는 이유는 '사업성'
여의도 재건축 사업장은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높은 공사비를 제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경쟁 입찰이 성사되지 않는 것은 건설사들이 공사비 수준보다 사업 전반의 수익성을 더 중요하게 판단하기 때문이다.초고층 설계에 따른 시공 난도와 공기 연장 가능성, 금융 지원 조건, 수백억원 규모의 입찰보증금 부담 등이 사업성을 좌우하는 변수로 꼽힌다. 특히 규모가 작은 단지는 일반분양 물량이 많지 않아 공사비가 높더라도 기대 수익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공사 원가 상승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주거용 건물 건설공사비지수는 2025년 12월 기준 130.76으로 2020년보다 30% 이상 상승했다. 여기에 대안설계와 홍보관 운영 등에 들어가는 수십억원 규모의 비용까지 감안하면 경쟁 입찰에 나설 유인이 과거보다 크게 줄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여의도처럼 상징성이 큰 사업지라도 사업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입찰에 참여하기 어렵다"며 "승산이 불확실한 경쟁보다 수주 가능성이 높은 사업장에 역량을 집중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 시범아파트 결과가 시장 분위기 가를 변수
단독 입찰은 조합과 건설사 모두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고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조합은 여러 건설사의 설계안과 조건을 비교하기 어려운 만큼 공사비와 계약 조건을 더욱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다만 여의도 재건축 시장 전체가 수의계약 중심으로 재편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여의도 최대 정비사업인 시범아파트가 올해 하반기 시공사 선정 입찰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시범아파트는 기존 1584가구를 최고 59층, 2491가구로 재건축하는 사업으로 총공사비가 1조2000억원을 웃돈다.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대우건설, GS건설, IPARK현대산업개발(대표이사 정경구) 등이 참석해 향후 경쟁 구도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현재의 선별 수주 전략이 단기적으로는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주 잔고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최근 여의도는 건설사들이 사업성에 따라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며 "조합도 브랜드보다 공사비의 적정성과 계약 조건, 시공 능력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범형 한국금융신문 기자 chobh0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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