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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 보면서 왜 팔아요” 양도세 앞두고 서울 내 '증여' 급증

주현태 기자

gun131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5-07 14:30 최종수정 : 2026-05-08 15:57

▲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사진 = 주현태 기자

▲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사진 = 주현태 기자

[한국금융신문 주현태 기자]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을 이틀 앞두고 증여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집합건물 증여 등기는 214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1387건 대비 약 54.7% 증가했다.

이는 2022년 12월(2384건) 이후 3년 4개월 만에 최대치다.

당시 증여 수요는 시가인정액 도입 직전에 집중됐다. 시가인정액은 편법 증여를 막기 위한 장치로, 증여취득세 과세표준을 실거래가 수준으로 끌어올린 제도다. 기존에는 공시가격 중심으로 세금을 매겼는데, 공시가격이 시세보다 낮아 절세 수단으로 활용됐다. 제도 변경 이후에는 감정가·유사거래가 등을 반영해 과세표준을 산정되는 만큼, 시가인정액 도입 직전에 증여가 크게 증가했다.

이번 증가 역시 세 부담 회피 목적이 크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선 자녀에게 넘기는 부담부 증여가 늘었을 가능성에 주목한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 집합건물 증여 신청수는 707.6건으로 확인됐다. 세부적으로 ▲1월 419건 ▲2월 514건 ▲3월 649건 ▲4월 671건 ▲5월 688건 ▲6월 676건 ▲7월 740건 ▲8월 645건 ▲9월 881건 ▲10월 837건 ▲11월 717건 ▲12월 1054건 등이다.

양도소득세 발표 이후 3월부터 크게 증가한 셈이다. 특히 지난달 신고분이 전부 반영되지 않은 상황으로, 4월 증여 건수는 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매매 대신 증여를 택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지역별로는 송파구가 180건으로 가장 많았다. 전월 82건 대비 약 100건 가까이 상승했다. 뒤를 이어 ▲서초구 141건 ▲양천구 138건 ▲노원구 123건 ▲강남구 118건 ▲동작구 118건 ▲용산구 112건 등이 뒤를 이었다. 강남3구와 더불어 용산구·동작구 등 집값이 높은 지역에서 증가폭이 커졌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부동산 인식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부동산 불패? 이제 그런 신화는 없다”고 썼다. 이어 “계곡 불법시설 정비, 주식시장 정상 회복처럼 대한민국의 모든 것들이 정상을 되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 정책 기조도 분명히 했다. “부동산 정상화는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며 “반드시 해야 할 국가의 핵심 과제”라고 규정했다.

이 같은 발언은 다주택자 시장에 신호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둔 상황에서 정책 의지가 재확인됐기 때문이다. 강남3구·용산구 등에서 하락거래가 일어나기도 했다.

서초구 대표 단지중 하나인 ‘래미안원베일리’ 34평 3층이 기존 신고가 72억원에서 17억5000만원 하락한 54억5000만원에 거래됐고,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8차’ 53평 4층은 14억원 떨어진 69억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이밖에도 최근 한달 사이에 ▲반포자이 ▲신현대 ▲래미안대치팰리스 ▲타워팰리스1차 ▲목동신시가지7단지 등에서 기존 신고가 대비 10억원 하락한 거래가 이뤄졌다.

다만, 이마저도 자녀에게 낮은 가격으로 넘기는 증여성 저가 양도로 추정되는 직거래라는 평가도 이어진다.

이와 관련해 경기도 고양시민 권모씨(38살·남)는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이후 서울 내로 이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이번 정부 조치는 증여를 선택하거나, 싸게 집을 파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부동산 차익으로 행복하게 살았던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평가했다.

오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종료된다. 시장에서는 이후 매물 출회 여부와 가격 흐름에 관심이 집중된다.

청와대와 정부는 후속 대응도 예고했다. 부동산 시장이 다시 투기 수요에 좌우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세제·금융·공급 정책을 병행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시장에서는 정책 일관성이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단기 세제 효과보다 중장기 공급과 금융 조합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다만 현장에서는 반발도 나온다. 서울시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다주택자 조모씨(43살·남)는 “일부 부동산 차익이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투자라고 생각하지 않고 가지고 있던 사람들은 손해보면서 팔리가 없다. 현 문제는 정부가 다주택자를 일괄적으로 악인으로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부동산을 오래가지고 있는 사람들까지 니편내편을 갈라치고 있다. 특히 계곡 불법시설 밀어버린 것을 예를 들면서, 합법절차를 밟은 다주택자들까지 나쁜 사람으로 만든다는 게 말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증여 증가 추세를 두고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는 소감을 전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부동산전문가는 "사실상 증여보다는 싸게라도 파는게 장점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 상황의 가장 큰 문제점은 팔수 있는 환경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점으로, 부담부증여를 원하는 부모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집은 팔리지 않고 과세가 예상되는 만큼, 은행 대출이나 세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전세금을 울며겨자먹기로 자녀가 책임지는 조건으로 명의를 넘기는 상황이 펼쳐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오는 9일 중과 유예 종료 이후 시장 변동성은 커질 전망이다. 매물 증가 여부와 가격 흐름에 관심이 집중된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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