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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자금 상환에서 증권사 인수까지…수협은행 '금융그룹화' 25년 여정 [수협은행 금융그룹의 꿈①]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8-07 07:00

공적자금 1.1조 조기상환하며 비은행 확장 길 열려
자산운용·캐피탈 인수 추진했지만 매물·가격 난항…첫 M&A까지 3년
신학기 체제, 첫 M&A 인수 결실…상상인증권 품으면 은행·운용·증권 삼각편대

신학기 수협은행장

신학기 수협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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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신학기닫기신학기기사 모아보기 행장이 이끄는 Sh수협은행이 상상인증권 인수를 준비하며 종합금융그룹을 향한 두 번째 인수합병(M&A)에 나선다. 2022년 공적자금 상환을 계기로 금융지주 전환 계획을 내놓은 지 약 4년, 지난해 트리니티자산운용을 인수해 첫 비은행 자회사를 확보한 지 1년 만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은행은 상상인증권 인수를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구체적인 인수 구조와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거래가 성사되면 수협은행은 은행과 자산운용에 이어 증권업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게 된다.

이번 인수 추진은 개별 증권사 매입을 넘어 2022년부터 이어져 온 수협의 금융지주 구상을 다시 궤도에 올리는 거래라는 의의를 지닌다. 당초 자산운용사와 캐피탈사를 차례로 확보하려 했던 수협은행이 증권사 인수로 곧바로 보폭을 넓히면서 금융그룹 전환 일정도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1년간 이어진 공적자금 상환…조기상환 후 금융지주 청사진

수협의 구상은 2001년 투입된 공적자금에서 출발한다. 외환위기 이후 경영난을 겪던 수협중앙회 신용사업부문에는 총 1조1581억원의 공적자금이 지원됐다. 수협중앙회는 2016년 말 신용사업부문을 별도 법인인 수협은행으로 분리한 뒤 수협은행으로부터 받은 배당금을 공적자금 상환 재원으로 사용했다.

공적자금 상환 의무가 남아 있는 동안 수협은행의 이익은 어업인 지원이나 신규 사업 투자보다 상환에 우선적으로 투입됐다. 수협은행이 비은행 금융사를 인수하거나 사업 영역을 넓히기 어려웠던 배경이다.

전환점은 2022년 9월이었다. 수협중앙회는 미상환 공적자금 7574억원을 예금보험공사에 국채로 지급하며 21년 만에 상환을 완료했다. 당초 2028년까지 분할 상환할 계획이었지만, 수협은행의 수익을 어업인과 회원조합 지원 및 신규 사업에 활용하기 위해 조기 상환을 택했다.

공적자금이라는 족쇄를 벗은 수협은 곧바로 금융지주 청사진을 꺼내 들었다. 수협중앙회는 2022년 10~11월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캐피탈사 등 비은행 금융사를 인수해 2030년까지 금융지주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로드맵을 공개했다.

초기 계획은 2023년 상반기 중 자산운용사 등 비교적 규모가 작은 금융사를 우선 인수한 뒤, 같은 해 3분기부터 금융지주 설립을 위한 당국 협의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이후 증권사와 캐피탈사 등을 추가로 편입해 은행 의존도를 낮추고 어업인·회원조합 지원에 필요한 재원을 확대한다는 구상이었다.

강신숙닫기강신숙기사 모아보기 체제서 M&A 본격화…운용사·캐피탈 매물 탐색

수협은행 금융그룹 추진 주요 행보

수협은행 금융그룹 추진 주요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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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말 취임한 강신숙 전 수협은행장도 금융지주 전환을 핵심 과제로 내걸었다. 강 전 행장은 2023년 1월 기자간담회에서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선행과제로 은행과 최적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자회사 인수에 중점을 두겠다”며 자산운용사와 캐피탈사를 우선 인수 대상으로 제시했다.

수협은행은 은행장 직속 미래혁신추진실을 설치하고 자회사 인수 작업에 착수했다. 당시 계획은 2023년 2분기까지 소규모 M&A를 마치고, 3분기부터 수협중앙회와 함께 금융지주 전환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것이었다.

첫 인수 대상으로 자산운용사가 꼽힌 것은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작고 은행과의 연계가 쉽다는 판단에서였다. 수협중앙회와 회원조합, 수협은행이 보유한 자금을 위탁 운용하는 캡티브 시장을 활용할 수 있고, 펀드와 자산관리 상품을 통해 은행의 비이자이익도 확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캐피탈사도 중소기업·개인사업자 대출과 할부·리스금융 등을 통해 은행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후보로 검토됐다. 시장에서는 웰컴캐피탈과 웰컴자산운용 등이 유력 매물로 거론됐고, 수협은행이 실제 인수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거래는 최종 성사되지 않았다.

인수 일정은 당초 계획보다 계속 늦춰졌다. 고금리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캐피탈·자산운용 업계의 건전성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수협은행이 원하는 가격과 성장성을 동시에 갖춘 매물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지주사 전환 일정을 맞추기 위해 부실 가능성이 있는 회사를 무리하게 사들이기보다 ‘옥석 가리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됐다.

수협은행은 2023년 말 M&A추진단을 M&A추진실로 격상하고 조직을 경영전략그룹 산하에 배치했다. 금융지주 전환 일정은 미뤄졌지만 비은행 금융사 인수를 상시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체계는 유지한 것이다.

M&A 실무 맡았던 신학기, 행장 취임 후 첫 딜 성사

신학기 수협은행장(왼쪽), 김윤호 Sh수협자산운용 대표(오른쪽) / 사진제공=Sh수협은행

신학기 수협은행장(왼쪽), 김윤호 Sh수협자산운용 대표(오른쪽) / 사진제공=Sh수협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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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 있던 M&A가 결실을 맺은 것은 신학기 행장 취임 이후다. 신 행장은 행장 취임 전 경영전략그룹 수석부행장을 맡아 M&A추진실을 관할하는 등 비은행 인수 실무를 이끌었다.

2024년 11월 행장에 오른 신 행장은 사업 다각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주요 경영 과제로 제시했다. 수협은행은 2025년 1월 새 비전인 ‘새로운 미래를 여는 금융파트너’를 선포하고 비은행 부문 확대와 비이자이익 비중 증대를 핵심 추진과제에 포함했다.

수협은행은 지난해 9월 이사회를 열고 트리니티자산운용 인수를 의결했다. SK증권 등 기존 주주가 보유한 보통주 60만500주 전량을 인수하는 거래로, 시장에 알려진 인수가는 200억원대 중반이었다. 수협은행은 성장성과 수익성, 은행과의 시너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트리니티자산운용을 첫 인수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인수된 트리니티자산운용은 같은 해 11월 18일 수협자산운용으로 사명을 바꿔달았다.

해당 딜은 수협은행 설립 이후 처음으로 국내 비은행 금융회사를 자회사로 확보한 사례였다. 공적자금 상환 직후인 2022년 금융지주 전환을 공식화한 뒤 약 3년 만에 첫 번째 퍼즐을 맞춘 셈이다.

다만 수협은행은 인수 직후에는 금융지주 전환이나 추가 M&A를 곧바로 추진하기보다 수협자산운용의 조직 안정화와 은행·운용사 간 시너지 창출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첫 자회사를 안착시키지 못한 상황에서 추가 금융사를 인수할 경우 자본과 관리 부담이 동시에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운용사 다음은 증권사…금융지주 로드맵 다시 수면 위로

그러나 수협은행이 상상인증권 인수를 준비하면서 비은행 확장 전략은 다시 속도를 내게 됐다. 시장에서는 수협자산운용에 이은 다음 인수 대상으로 캐피탈사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많았지만, 수협은행이 증권사 인수로 방향을 잡는다면 당초 로드맵보다 빠르게 자본시장 핵심 업종을 확보하는 셈이다.

상상인증권을 품을 경우 수협의 금융사업은 수협은행을 중심으로 수협자산운용과 증권사까지 보유하는 구조로 확대된다. 자산운용사가 펀드 설정과 운용을 담당하고 증권사가 상품 판매와 기업금융, 투자은행(IB) 업무를 맡으면 은행 고객과 수협의 기업·수산업 네트워크를 자본시장 사업으로 연결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금융지주 전환이 곧바로 현실화되는 것은 아니다. 자회사 간 사업 통합과 내부통제 체계 구축, 자본 배분, 지배구조 개편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금융지주 전환의 주체와 수협중앙회·수협은행·비은행 자회사 간 지분 구조도 구체화해야 한다.

그럼에도 상상인증권 인수 추진은 2022년 발표 이후 한동안 속도를 내지 못했던 수협의 금융지주 구상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공적자금 상환 이후 자산운용사 인수에만 3년이 걸렸던 수협은행이 증권사까지 확보한다면, 선언에 머물렀던 ‘종합금융그룹의 꿈’은 비로소 실체를 갖추게 된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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