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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통화정책의 울타리 넘자" 메시지(종합)

정선은 기자

bravebambi@

기사입력 : 2026-04-20 13:56 최종수정 : 2026-04-20 14:09

4년 임기만료, 20일 이임식
구조개혁 필요성 재차 강조
향후 경제평론 활동 등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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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하고 있다. / 사진제공= 한국은행(2026.04.20)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하고 있다. / 사진제공= 한국은행(2026.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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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4년 전 취임사에서 한국은행이 '통화·금융정책의 울타리를 넘어 국내 최고의 싱크탱크'가 되자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마음은 지금도 같습니다."

이창용닫기이창용기사 모아보기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4년 간의 임기를 마쳤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 총재는 변화된 경제 상황에서 통화정책의 효율성을 담보하기 위한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구조개혁은 현재 진행형"

이 총재는 "지난 4년 여러 위기 상황을 관리하면서 제가 다시 한번 깨달은 점은 통화·재정정책만으로 우리 경제의 안정과 성장을 이루어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사실이다"며 "경제구조의 변화와 함께 통화·재정정책의 영향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성공 경험으로 정책당국의 역할에 대한 국민적 기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양자 간 괴리가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일례로 과거 외국인 투자자의 자본 유출입에 크게 좌우되던 외환시장에서 이제는 국내 기업, 개인, 국민연금 등 거주자의 영향도 크게 확대되었다며, 내국인 해외투자가 내외 금리차뿐만 아니라 노동시장, 조세정책, 연금제도, 글로벌 지정학적 위험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크게 변동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꼽았다. 그는 "이러한 현실을 제도적으로 개선하려는 노력 없이 과거와 같이 외환시장 개입이나 금리정책만으로 환율을 관리하려고 하면 더 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저출생과 저성장 문제 또한 통화·재정정책과 같은 단기 처방보다는 고통을 감수하더라도 노동, 교육 분야 등의 구조개혁을 통해 이해관계와 갈등을 조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산업 구조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반도체 호황으로 최근 경기 및 외환시장 상황이 일정 부분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점은 다행이나, 이는 동시에 특정 산업에 대한 과도한 의존과 그로 인한 양극화라는 구조적 문제가 오히려 더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면에서 마냥 긍정적으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지목했다.

이 총재는 "구조개혁은 현재진행형인 만큼 앞으로도 한국은행이 교육, 주거, 균형발전, 청년고용, 노인빈곤 등 우리경제가 당면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장기 과제를 계속 연구해 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는 "아직 중동전쟁이 끝나지 않아 외환·금융시장이 충분히 안정되지 못한 채 자리를 넘기게 되어 마음이 무겁다"며 "그러나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여러분이 보여준 위기 관리 능력은 어느 선진국에 비해서도 손색이 없기에, 신임 총재님과 함께 외환·금융시장을 빠르게 안정시킬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의사봉을 두드리는 모습. / 사진제공= 한국은행(2026.04.10)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의사봉을 두드리는 모습. / 사진제공= 한국은행(2026.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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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운 한은' 이끈 이창용 총재

이 총재는 재임 기간 동안 외우내환(外憂內患) 환경에서 통화정책의 항로를 결정해야 하는 중책을 맡아 왔다.

취임 직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됨에 따라 역사상 처음인 두 차례의 빅스텝(0.5%p 금리인상) 등을 단행했다. 수도권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에 대응하던 와중에, 비상계엄이라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하여 경제가 역성장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미국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급변하고 중동전쟁으로 인해 환율까지 크게 높아진 상황도 직면했다.

난제 속에서 그동안 조용하다는 의미로 '한은사(寺)'라고 불리던 이미지를 탈피해 '시끄러운 한은' 토대를 만드는 데 역할을 했다는 평을 받는다.

이임사에서 이 총재는 보람있던 순간으로 "높아진 인플레이션을 금리정책을 통해 주요 중앙은행보다 먼저 2%대 목표 수준으로 되돌린 점, 한국형 포워드 가이던스 도입으로 시장과의 소통 방식을 개선한 점, 스무 편이 넘는 구조개혁 보고서를 통해 정책 자문 역할을 강화한 점"을 꼽았다.
또, 비기축통화국 중앙은행 총재로서 처음으로 BIS(국제결제은행) 글로벌금융시스템위원회(CGFS) 의장을 맡게 된 것, 지난 20여 년간 상승하기만 했던 가계부채 비율을 처음으로 하락세로 이끈 것도 의미 있는 성과라고 지목했다. 좋은 환경에서 다양한 국내외 행사를 열 수 있었던 것도 축복이었다고 덧붙였다.

"경제에 적극적 의견 내겠다"

이날 이임식 후 한은 기자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 총재는 임기동안 가장 힘들었던 시기로는 2024년을 꼽았다. 이른바 '금리인하 실기론'이 나왔을 때다. 이 총재는 "당시 물가뿐만 아니라, 금융안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금리를 낮추지 않은 것이라고 얘기를 했는데도, 계속해서 한 동안 실기했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반면, 기억에 남는 순간은 비상계엄 직후를 지목했다. 외신에서 한국 상황에 대한 질의가 급증했던 상황으로, 이 총재는 "경제와 정치는 분리될 수 있다는 논리를 바탕으로 설명했고, 보고서를 만들도록 했다"며 "해외에서 쌓은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일정 부분에서 기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향후 행보에 대해 이 총재는 "앞으로도 경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겠다"며 "경제 평론이나 조언, 자문 등을 하려고 한다, 어떤 매체를 활용할 지는 차차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후임 한은 총재로 지명된 신현송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 절차 통과 여부를 남겨두고 있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신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안건을 논의한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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