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DCM] 반도체 머니 SK하이닉스, 채권시장 '큰손' 부상

두경우 전문위원

kwd1227@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7-21 11:52

쌓인 현금으로 공사채·카드채·CP까지…채권 발행자에서 매수자로

[DCM] 반도체 머니 SK하이닉스, 채권시장 '큰손' 부상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두경우 전문위원] AI 메모리 호황으로 막대한 현금을 쌓은 SK하이닉스가 국내 채권시장의 새로운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공사채와 은행채는 물론 증권채·카드채, 기업어음(CP)까지 투자 대상을 넓히면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채권을 발행하던 기업에서 이제는 시장의 주요 매수 주체로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다.

재무제표가 보여주는 유동성

SK하이닉스(대표이사 곽노정닫기곽노정기사 모아보기)의 공격적인 채권 투자 배경에는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어난 현금창출력이 있다.

SK하이닉스의 2025년 연결 매출액은 97조 1467억 원, 영업이익은 47조 2063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6.8%, 101.2% 늘었고, 당기순이익도 42조 9479억 원으로 116.9%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이익잉여금은 65조 4181억 원에서 106조 5765억 원으로 확대됐다.

성장세는 올해 들어서도 이어졌다. 2026년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52조 576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8.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7조 6103억 원으로 405.5%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40조 3459억 원으로 397.6% 증가했으며, 이익잉여금은 148조 7464억 원까지 불어났다. 지난해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만 53조 3731억 원에 달한다.

이렇게 쌓인 현금은 재무제표상 자금 운용 계정의 변화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공정가치로 평가되는 단기투자자산은 지난해 말 5조 3388억 원에서 올해 1분기 말 14조 9428억 원으로 3개월 만에 약 2.8배로 늘었다. 이 자산은 공정가치 기준으로 모두 '수준2'에 해당한다. 시장금리와 수익률곡선 등 관측 가능한 변수를 활용해 공정가치를 산정하는 자산으로,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등 시장성 채무증권이 대표적이다.

현금흐름표에서도 같은 기간 단기투자자산에 9조 5045억 원이 순투자된 것으로 나타나 잔액 증가를 뒷받침한다. 규모가 더 큰 단기금융상품(1분기 말 18조 2201억 원)은 대부분 공정가치 평가 대상이 아니어서 분석 대상에서 제외했다.

[DCM] 반도체 머니 SK하이닉스, 채권시장 '큰손' 부상이미지 확대보기

채권시장으로 넓어지는 투자

구체적인 투자 사례도 확인되고 있다.

지난 6월 초 NH투자증권과 KB증권의 2년물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는 SK하이닉스로부터 자금 운용을 위탁받은 증권사 신탁계정이 물량을 배정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투자업계는 배정 규모를 2500억 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삼성카드와 신한카드, KB국민카드, 현대카드, BC카드 등 AA등급 이상 카드채도 1조 4000억 원가량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 CP 시장에서도 SK하이닉스의 존재감은 커지고 있다. 이는 투자 전략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SK하이닉스의 채권 투자는 원래 1년 미만의 CP와 여전채 위주였지만, 최근에는 투자 대상 만기가 점차 길어지는 추세로 파악된다.

실제 우리카드는 이달 16일 총 3200억 원 규모의 장기 CP를 발행했는데, 이 가운데 상당 물량을 SK하이닉스가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할인율은 두 만기 모두 연 4.04%로, 발행 하루 전 AA0 등급 카드채 2.5년물 민평금리(연 4.395%)를 밑돌았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지난 9일 만기 2년 이상의 장기 CP 1조 2600억 원을 발행했으며, 이 물량도 대부분 SK하이닉스가 사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변화는 카드사 조달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장기 CP 발행이 다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카드채 조달금리가 연 4%대로 상승하면서 카드사들은 회사채 외에도 해외 ABS와 ESG채권, 김치본드 등으로 조달처를 다변화하고 있다. 여기에 대규모 투자 수요를 갖춘 SK하이닉스가 장기 CP 시장에 등장하면서 새로운 조달 창구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선 우리카드와 미래에셋증권 사례에서도 보듯 SK하이닉스가 참여한 개별 딜에서는 할인율이 낮아지는 효과가 확인된다.

시장 전체 영향은 아직 제한적

그렇다고 SK하이닉스의 매수세를 채권시장 전반의 수급 개선이나 금리 하락 신호로 확대 해석하기는 이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초 2.935%에서 지난 20일 3.895%까지 상승했다. AA- 등급 3년 만기 회사채와 국고채 간 신용스프레드도 연초 50bp에서 이달 중순 71bp까지 확대됐다. 7월 들어 초장기물 금리도 큰 폭으로 올라 20일 기준 국고채 20년물과 50년물 금리는 전월 말 대비 각각 24.2bp와 20.3bp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 후퇴, 초장기물 수급 부담 등 거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SK하이닉스 등 개별 매수 주체의 등장을 시장 전체의 신용스프레드 축소나 금리 하락으로 곧바로 연결 짓기는 이르다는 것이 시장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SK하이닉스의 매수 확대가 단편적이거나 일시적인 사례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사례를 일시적 현상으로만 보지 않는 시각도 있다. 현금 여유가 풍부한 제조업 대기업들이 자금 운용을 다변화하면서 채권시장에서 영향력 있는 투자자로 참여하는 흐름이 이제 막 시작됐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자산운용사의 회사채 매수 여력이 예전만 못한 상황에서 이들 '캐시리치' 기업들이 연기금·공제회에 이어 채권시장의 새로운 수급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두경우 한국금융신문 전문위원 kwd1227@fntimes.com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증권 다른 기사

1 예탁원 "올해 상반기 증권결제대금 4701조원…전년비 41.3%↑" 올해 상반기 한국예탁결제원을 통한 증권결제대금이 4701조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예탁원(사장 이윤수)은 21일 ‘2026년 상반기 증권결제대금 현황’을 발표했다. 장내 채권시장 결제대금은 감소주식결제대금은 993조5000억원으로 직전 반기 361조6000억원 대비 174.8% 증가했다. 전년 동기 239조7000억원과 비교하면 314.5% 급증한 수치다.채권결제대금은 3707조5000억으로 직전 반기 3275조5000억원 대비 13.2% 증가했다. 전년 동기 3086조7000억원 대비로는 20.1% 늘었다.장내 주식시장 결제대금은 436조3000억원으로 직전 반기 158조8000억원 대비 174.7% 증가했다.같은 기간 거래대금은 1경2095조2000억원으로 2 K-자본시장 다음 입법은…'주가누르기 방지법' 시동 상속·증여 과정에서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가를 낮게 유지하려는 유인을 해소하자는 취지의 이른바 '주가 누르기 방지법' 입법 공론화가 여당 중심으로 본격화된다.더불어민주당 코리아프리미엄 K-자본시장특별위원회, 이훈기 의원, 이소영 의원은 공동으로 21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주가누르기 방지법 입법과제 토론회'를 개최했다.정부안이 이달 말 발표될 예정이며, 여당은 이를 토대로 입법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대통령도 강조…속도 붙는 '주가누르기 방지법'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서는 상장주식의 가액을 평가기준일 전후 각 2개월 간 평균 시세로 평가하고 있다. 그동안 승계를 앞둔 3 가비아 매각, EBITDA ‘외통수’…김홍국 대표 ‘지배력’ 유지와 충돌 가비아의 자발적 상장폐지를 위해 맥쿼리자산운용이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에 대해 2대 주주인 미리캐피탈이 제동을 걸었다. EV/EBITDA 멀티플 기준 ‘헐값’이라는 지적이다. 양측은 ‘현재’와 ‘미래’ 가치로 대립하고 있지만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의 근본적 문제인 현금흐름 왜곡이 근간에 자리잡고 있다. 이는 기존 경영진의 실질적 지배력 유지와 맞물리면서 반발이 거세지는 모습이다.21일 가비아 2대 주주인 미리캐피탈은 입장문을 통해 맥쿼리자산운용이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 4만8000원에 대해 기업 가치를 심각하게 저평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맥쿼리자산운용이 제시한 가비아의 공개매수가는 직전영업일(7월 16일) 대비 41.6% 할증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환전·로또·육아휴직까지 하반기부터 달라지는 제도 TOP11
[그래픽 뉴스] 은퇴후 30년 부모님 세대의 생존전략
[그래픽 뉴스] 퇴근 후 주차했는데 수익 발생? V2G의 정체
[그래픽 뉴스] “전쟁 신호를 읽는 가장 이상한 방법, 피자 주문량”
[그래픽 뉴스] 트럼프의 ‘타코 한 입’에 흔들린 시장의 비밀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