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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트는 디지털자산기본법…패러다임 전환 신호탄 될까

방의진 기자

qkd0412@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4-06 05:00

가상자산 제도화 물꼬 기대감
관련 법안 제정 표류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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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방의진 기자] 가상자산이 디지털 금융 패러다임의 전환과 함께 글로벌 자본시장과 실물경제를 잇는 핵심 인프라로 부상하고 있다. 해외 주요국도 가상자산을 제도권에 편입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금융당국과 국회에서는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인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과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등 핵심 쟁점에 대해 이견이 생겨 표류하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이 한국 디지털 금융 주도권 경쟁 시험대에 올랐다.

글로벌 디지털자산 법제화 ‘속속’

5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가상자산 이용자를 보호하고 시장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2024년 7월부터 시행됐다.

가상자산 투자자가 늘어나고, FTX 사태와 루나·테라 사태 등 각종 사고가 발생하면서 이용자 보호 필요성도 함께 커졌다.

앞서 2021년 3월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으로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제가 도입됐고, 트래블룰 등 자금세탁방지를 위한 규제 장치도 마련됐지만 한계가 존재했다.

기존 제도는 자금세탁방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거나 이용자 자산을 충분히 보호하는 데에는 불충분했다는 점에서다.

해외에서는 관련 법제 정비가 보다 구체화되고 있다. 미국에서 디지털자산은 SEC(증권거래위원회)와 CFTC(상품선물거래위원회) 등 여러 규제기관의 관할 아래 놓여 있다.

특히 지난해 7월,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한 달러 패권 강화를 ‘지니어스 액트(GENIUS Act)’ 법안을 제정했다.

유럽연합(EU)의 경우에는 2023년 5월, 세계 최초로 가상자산 규제를 통합적으로 정비한 MiCA(암호자산시장법)를 마련해 디지털자산 규제의 기틀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본 역시 자금결제법을 중심으로 암호자산을 규율하고 있으며, 2023년부터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과 유통에 대한 규제도 본격화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글로벌 정합성에 맞춰 가상자산을 포괄하는 통합법이 필요하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주주 지분제한 논란 확산

입법을 추진 중인 디지털자산기본법의 핵심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대주주 지분 제한과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둘러싼 논의다. 특히, 거래소를 ‘금융 인프라’로 볼 것인가, ‘플랫폼 기업’으로 볼 것인가의 충돌로 볼 수 있다.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대주주 지분 제한 규제는 거래소 대주주 지분을 15~20% 수준으로 제한해 소수 주주의 지배력을 낮추고 수익 집중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자본시장법을 보면, 대체거래소(ATS)는 의결권 주식의 15%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보유할 수 없게 돼 있다. 대표적으로 넥스트레이드(NXT)가 이를 적용받고 있다.

현재 주요 거래소 지분 구조를 보면, 두나무(업비트)는 송치형 의장이 25.52%를 보유하고 있으며, 빗썸은 빗썸홀딩스가 73.56%, 코인원은 차명훈 대표가 53.44%, 코빗은 NXC가 60.5%, 고팍스 운영사 스트리미는 바이낸스가 67.45%를 보유하고 있다.

이같은 대주주 지분 제한이 제도화될 경우 가상자산 거래소 업계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가상자산 거래소 이용자가 1100만명을 넘어선 만큼 이를 사실상 공공 인프라 성격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2단계 입법에서는 지배구조까지 포함한 보다 완결된 규제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업계에서는 대주주 지분 제한이 거래소 경영 안정성을 약화시키고 해외 사업자와의 경쟁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위헌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무엇이 쟁점인가(2026년 3월 26일)’ 보고서에서 “대주주 지분율에 일정한 상한을 설정해 주식 보유 자체를 제한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헌법상 재산권(헌법 제23조) 및 기업 활동의 자유(헌법 제15조) 등에 관한 쟁점이 제기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또한, 대주주 지분 제한은 기존 주주 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소급입법 금지 및 신뢰보호 원칙 측면에서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안정성 vs 혁신성 ‘충돌’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둘러싼 논의도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와 가치가 연동된 디지털자산으로, 새로운 결제 수단이자 금융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역시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달러 패권을 유지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는 단순한 발행 주체 논쟁을 넘어 디지털 화폐 주도권을 둘러싼 문제로 확장된다.

현재 국내에서는 은행 지분 50%+1주 이상을 보유한 컨소시엄에 발행을 허용하자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를 통해 은행이 규제 준수 능력을 갖추고 기존 금융 시스템 내에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반면 국회와 비은행권은 은행 중심 구조가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사실상 새로운 디지털 금융 생태계 도입 취지가 약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은행 중심 구조는 안정성을 확보하는 대신 민간 혁신을 제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스테이블코인 제도 설계 과정에서 발행 주체뿐 아니라 준비자산 관리, 안정성, 이용자 보호 등 함께 논의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은데도, 현재 논의가 지분 구조 문제에만 지나치게 치우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인시장 개방 귀추 주목

법인 자금 유입 여부 역시 디지털자산 시장의 향방을 가를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25년 2월 ‘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 로드맵’을 발표하고 단계적 허용에 나섰다.

법인의 가상자산 거래는 2017년 정부의 규제에 따라 원칙적으로 제한돼왔다. 당시 정부는 개인에 비해 법인의 가상자산 거래는 자금세탁과 시장과열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다.

현재는 1단계 조치에 따라 비영리법인과 가상자산 거래소의 가상자산 매도 거래 계좌 발급만 지원되고 있으며, 자산 현금화 목적 거래 수준에 그친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은 지난해부터 입법이 추진됐지만 1분기를 넘기며 지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연내 입법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방의진 한국금융신문 기자 qkd0412@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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