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기사 모아보기 회장이 이끄는 우리금융그룹이 5000억원 규모의 ‘지역발전 인프라펀드’를 앞세워 재생에너지와 지역 기반 인프라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서며 생산적금융 확대에 시동을 걸었다.해남 태양광과 고창 해상풍력 등 대형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장기 안정적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동시에, RE100·AI 클러스터 등 신성장 산업과의 연계를 통해 수익성과 정책성을 동시에 겨냥한 전략이다.
부동산·PF 중심의 기존 수익구조에서 벗어나 실물경제 투자로 전환하는 ‘투자금융 체질 개선’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개별 사업의 수익성과 정책 변수에 따른 리스크 관리가 향후 성패를 가를 핵심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태양광 수요 증가 대응
지난 17일, 우리금융그룹은 재생에너지와 국가 전략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5000억 원 규모의 '우리 지역발전 인프라펀드'를 조성한다고 밝혔다.이를 통해 기존 부동산과 담보에 집중되었던 자금 흐름을 비수도권 실물경제로 전환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전체 자산의 70% 이상을 지역균형성장 인프라에 투자하며, 이를 국민성장펀드와 연계해 정책금융과 민간금융 간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주요 투자 대상은 해남 태양광 및 고창 해상풍력 발전사업으로, 이를 통해 생산적 금융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장기적 안정성에 초점을 맞춘 이 펀드는 은행, 보험, 증권 등 우리금융 계열사가 공동으로 전액 출자하는 인프라 전용 블라인드 펀드로 조성된다. 이렇게 조성된 펀드는 우리자산운용이 전담함으로써 계열사간 시너지를 발휘하기 용이한 구조를 만들었다.
정부는 지난해 말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재생에너지 확대와 태양광·해상풍력 보급을 강조했다. 2025년 3월 발표된 11차 계획은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생산 등 에너지 집약 산업의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태양광·해상풍력 설치를 가속화하는 정책을 담고 있다
RE100 제도가 세계적인 트렌드가 되면서, 국내외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구매 수요가 늘고 있다. 그럼에도 2025년 기준 RE100 가입 기업들의 대부분이 목표치의 절반 이하만 달성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PPA(전력구매계약)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상태다.
태양광 발전단가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05~2018년 설치된 95건의 태양광 사업비를 분석해 국내 사업용 태양광의 균등화발전비용(LCOE)이 2023년 이후 1kWh당 100원 아래로 떨어지고 2030년에는 84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8년 기준 LCOE가 1kWh당 121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비용 절감이다.
이러한 정책과 시장환경은 우리금융 펀드가 장기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AI 클러스터에 전력 공급
'해남 400MW급 태양광 발전사업'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와 RE100 등 정부 정책에 특화된 프로젝트로서, 해남군 솔라시도 AI 슈퍼클러스터 전력 공급을 선도하며 ▲100% 국내산 기자재 활용 ▲농가 소득 증대 ▲기업 유치를 통한 지역 소멸 위기 극복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펀드는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자산 편입을 시작해 지역 경제를 살리는 마중물 역할을 할 예정이다. 우리금융그룹은 이번 펀드를 단순 수익 창출용이 아닌 전략적 금융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지역 내 생산, 고용, 투자가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한다는 목표다.
총 사업비 6000억원, 연간 매출 700억원 안팎, O&M비용(약 1.5%)과 세금을 고려할 때 수익률은 약 6~8%대로 추정되고 있다.
관세·전쟁에 사업비 우려
‘고창 76.2MW 해상풍력 발전사업’은 서남권 해상풍력 확산단지 조성에 앞서 추진되는 민간 참여 사업이다. 주민 참여형으로 진행되어 지역 사회에 수익을 환원하며, 전북특별자치도와 고창군이 계획 중인 첨단전략산업에 친환경 전력을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현재 국내 해상풍력 보급량은 350MW 수준인데, 정부는 2030년까지 이를 10.5GW까지 늘리겠다는 청사진을 그린 상태다.
우리금융이 투자에 나선 고창 해상풍력의 경우 다른 서남권 해상풍력단지 지역들에 비해 규모는 크지 않지만, 고창시의 적극적인 협조 아래 빠른 속도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곳들 중 하나다.
통상적인 한국의 해상풍력 건설비는 MW당 50억~6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있는데, 이를 감안할 때 해당 사업은 약 4000억원 내외의 사업비가 예상된다. 다만 최근 미국-이란 전쟁 등의 여파로 자재비 및 유류비가 치솟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사업비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해상풍력은 정부가 지정한 RPS(Renewable Portfolio Standard,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제) 제도에 포함되는 에너지로, 재생에너지 인증(REC) 가중치를 받는다. 즉 해상풍력으로 생산된 에너지 가중치를 발전사에 팔아 추가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의미다.
해상풍력은 초기 공사비용이 많이 들고 공사 난이도가 높다는 이유로 상대적으로 덜 각광받아왔는데, 이러한 가중치를 통해 각 사업 주체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서남권 해상풍력 확장구역과 연계돼 정책적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메리트로 꼽힌다.
SOC·디지털 인프라까지
우리금융은 올해를 생산적금융 확대의 원년으로 삼고, 인프라·에너지·디지털 분야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단순한 자산 확대가 아니라,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와 사회적 가치 창출을 동시에 달성하는 ‘투자금융 체질 전환’이 핵심 목표다.이를 위해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은 △IB △자금시장 △연금 조직을 확대·정비해 수익구조 다변화와 비이자수익 확대에 힘을 싣기로 했다.
IB 조직은 M&A와 지분투자 중심으로 전문성과 사업역량을 강화하고, 자금시장 조직은 마케팅과 운용 기능을 분리해 자산운용 효율성과 시장 대응력을 높였다.
우리금융그룹은 5년간 국민성장펀드 민간금융에 10조원 규모로 참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자펀드에 약 4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하고 그 시작으로 2000억원 규모의 ‘우리 국민성장매칭 펀드’를 선제적으로 조성해 국민성장펀드 참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 12월 조성한 2000억원 규모의 그룹 공동투자 1호 펀드 ‘우리 미래동반성장 첨단전략 펀드’를 포함해 총 7조 원 규모의 그룹 자체 투자를 추진 중이며, 정부가 제시한 10대 첨단전략산업과 관련된 투자처를 확정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이어 나가고 있다.
우리금융은 더 나아가 지방 고속화도로, 하수처리시설 등 전통적인 사회간접자본(SOC)뿐 아니라, 데이터센터 등 첨단 디지털 인프라까지 투자 영역을 넓히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다만 대규모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사업성 검증은 핵심 과제로 꼽힌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경우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기대되지만, 금리 수준과 전력 가격, 정책 지원 여부 등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금리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구조의 안정성과 자금 조달 비용 관리가 중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우리금융은 “보수적인 투자 심사와 리스크 관리 체계를 병행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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