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금융 사다리 단차 낮춰야”···성실상환자 은행권 복귀길 넓힌다 [김은경 서민금융진흥원장②]

김성훈 기자

voicer@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8-18 06:05

은행권 직접 만나 상생 모델 제안···지역 복합센터 확대
성실상환자 우대 강화, 중금리대출로 금융 사다리 보강

김은경 서민금융진흥원장 / 사진제공 = 서민금융진흥원

김은경 서민금융진흥원장 / 사진제공 = 서민금융진흥원

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김성훈 기자] “정책금융에 계속 머물게 하는 것이 아니라 신용을 회복한 사람이 은행권과 민간금융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하도록 금융의 사다리를 놓는 것이 목표입니다”

김은경 서민금융진흥원장 겸 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은 정책서민금융과 은행권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크레딧 빌드업’ 재설계에 나섰다. 포용금융의 맹점 중 하나로 지적됐던 성실상환자에 대한 지원이 더욱 실질적이고 촘촘해지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각지대에 놓인 지역 취약계층을 위한 금융접근성 개선 방안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포용금융 정책을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바꾸기 위한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기본권을 추상적인 권리 선언에 그치지 않고 채무조정부터 정책금융, 저축과 민간금융 복귀까지 이어지는 실행체계로 완성하는 것이 김 원장의 포부다.

크레딧 빌드업, 촘촘하게 재설계

김 원장이 특히 공을 들이는 정책 중 하나는 ‘크레딧 빌드업’이다.

크레딧 빌드업은 정책서민금융 이용자가 성실상환을 통해 신용을 축적한 뒤 중금리 금융을 거쳐 은행권으로 이동하도록 지원하는 체계다. 정책서민금융을 공급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신용의 회복과 이동을 정책 목표로 삼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기존 크레딧 빌드업의 경우 제도와 상품은 있어도 실제로 성실상환자가 이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경제력이 부족한 사람은 계단을 오를 수 있는 힘도 상대적으로 약한데 한 계단과 다음 계단 사이의 높이가 너무 크다”는 것이 김 원장의 표현이다.

불법사금융예방대출과 미소금융, 정책서민금융과 은행 신용대출이 각각 존재하지만, 상품 사이의 금리와 심사기준 차이가 커 저소득·저신용자가 다음 단계로 올라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이를 보완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고, 현재 불법사금융예방대출과 미소금융 사이, 정책서민금융과 은행권 사이에 제2금융권·인터넷은행 등의 중금리대출을 배치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금융회사가 지역과 고객 특성에 맞는 중금리상품을 공급하면 정책금융과 민간금융 사이의 단절을 줄일 수 있다.

서금원은 ‘서민금융 잇다’에 징검다리론 전용 플랫폼을 구축해 자격 확인부터 대출 신청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지난 4월에는 은행의 취급 부담을 낮추기 위해 징검다리론 대출금을 서금원 출연금 부과 대상에서 제외하는 제도 개선도 이뤄졌다.

김 원장은 크레딧 빌드업의 핵심을 ‘현재의 신용점수’가 아니라 ‘신용을 회복해온 과정’을 평가하는 데서 찾는다.

한때 소득이 줄고 연체가 발생했더라도 어려운 상황에서 채무를 얼마나 성실하게 상환했는지, 소득과 현금흐름이 어느 정도 회복됐는지, 공과금 납부와 저축을 지속하고 있는지 등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교육과 재무상담 참여 정보도 본인의 동의를 전제로 활용할 수 있다. 상환을 계속할수록 금리를 낮추고 한도를 높이는 등 차주가 체감할 수 있는 보상체계도 필요하다.

이는 장기연체자 감면에 무게가 쏠린 포용금융 정책이 성실상환자의 상대적 박탈감을 키울 수 있다는 비판에 대한 해법이기도 하다. 채무감면 대상뿐만 아니라 빚을 갚으며 신용을 회복한 사람에게도 더 나은 금융조건으로 보상하면 포용금융의 공정성과 지속가능성을 함께 높일 수 있다.

발로 뛴 김은경···은행권 포용금융 ‘본업화’ 이끌어

금융 사다리를 완성하려면 서금원과 신복위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정책서민금융 이후의 중간 단계와 최종 단계는 은행·카드·보험 등 민간 금융회사가 담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취임 이후 직접 금융지주와 은행 관계자들을 만나 포용금융의 취지와 구체적인 참여 방안을 설명했다. 단순한 자금 출연이나 일회성 사회공헌을 요청하기보다 금융회사가 각자의 고객 기반과 지역 특성을 활용할 수 있는 협업 모델을 제안했다.

김 원장이 협상 과정에서 강조한 것은 포용금융을 금융회사에 일방적인 부담으로 떠넘겨서는 지속될 수 없다는 점이다. 정책기관은 금융회사가 참여할 수 있도록 검증된 정보와 고객의 회복 경로를 제공하고, 위험을 합리적으로 분담해야 한다.

금융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성실상환자의 재기 가능성을 평가하고 중금리대출과 적금, 카드, 보험 등을 공급한다. 취약차주를 미래의 건전한 고객으로 육성하는 구조가 형성돼야 포용금융이 사회공헌을 넘어 본업으로 정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구상은 지역 밀착형 금융복합지원센터를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

영남권을 시작으로 호남권과 대전·충청권, 강원권 등에서 민간 금융회사와 공동 복합지원센터를 구축해 제도권 금융과 정책서민금융, 채무조정, 고용·복지 지원을 한곳에서 제공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지역 취약계층과 복합지원 이용자를 대상으로 금리 5~9%대, 한도 300만원 수준의 대출과 최고 연 7% 금리를 제공하는 적금 등 지역특화 금융상품도 준비되고 있다.

지역별 산업구조와 인구, 자영업 환경이 다른 만큼 일률적인 상품보다 지역 금융회사가 현장에서 축적한 고객 이해와 심사 역량을 활용하는 편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이다.

김 원장의 역할은 정부의 정책 방향과 금융회사의 실행 사이에서 구체적인 참여 모델을 만드는 데 있다. 법학자로서 금융기본권의 논리를 세우고, 금융소비자보호 현장에서 축적한 경험으로 제도를 설계하며, 기관장으로서 금융권의 동참을 끌어내는 협상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다.

서금원·신복위 통합, "수요자 입장에서 고민"

김 원장이 구상하는 금융기본권 실행체계의 마지막 과제는 서금원과 신복위의 유기적 결합이다.

현재 서금원은 정책서민금융과 보증, 금융교육, 자산형성을 담당하고 신복위는 채무조정과 신용회복을 맡는다. 기능은 밀접하지만 조직과 인사·보수체계, 법적 성격이 서로 다르다.

경제적 위기에 처한 사람에게는 채무조정과 정책금융, 고용·복지 지원이 동시에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기관과 업무가 분리돼 있으면 이용자가 자신의 문제를 직접 판단해 여러 창구를 찾아가야 하고, 상담 정보와 사후관리도 단절될 수 있다.

김 원장이 장기적으로 두 기관의 통합을 추진하려는 이유도 조직을 키우거나 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가 아니다. 공급자 기준으로 나뉜 업무를 수요자의 회복 과정에 맞춰 다시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물리적 결합을 서두르지는 않을 방침이다.

양 기관 직원들의 의사와 내부 공감대를 최대한 존중하고, 고용승계와 처우·복지를 보호한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정책금융과 채무조정 분야에서 각각 축적한 전문성도 유지해야 한다.

기관별 직제와 법적 성격, 인사·보수체계의 차이를 해소하고 자금공급과 채무조정 기능이 한 기관에 놓일 때 발생할 수 있는 이해상충도 차단해야 한다. 특히 채무조정의 독립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것이 통합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김 원장은 “두 기관이 비슷해서 합치는 쉬운 일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며 “공급자가 아니라 수요자의 입장에서 보면 어디를 찾아가야 할지 고민하지 않고 한 번의 방문으로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쪽 구성원이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직원들의 의견을 모으고 서로 다른 제도와 처우의 문제를 충분히 살피면서 합의에 기반한 통합 여건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금융기본권은 아직 법률상 확립된 권리가 아니다. 정책의 사회적 편익도 충분히 검증돼야 하고, 민간 금융회사의 참여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위험분담과 평가체계를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

그럼에도 김 원장의 구상이 주목받는 이유는 추상적인 권리 선언에 머물지 않기 때문이다.

위기에 빠진 사람을 먼저 발견하고, 채무를 조정하며,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고, 질병과 사고에 대비해 보험을 연결한다. 성실하게 상환한 사람에게는 더 나은 금리와 한도를 제공하고, 저축과 자산 형성을 거쳐 민간금융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한다.

김 원장이 금융권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설득하고 서금원과 신복위의 역할을 재정립하려는 것도 이 회복 경로를 끊김 없이 완성하기 위해서다.

올해는 김 원장이 금융기본권을 정책적 선언에서 국민이 체감하는 실행체계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원년이다. 상담부터 자립까지 이어지는 경로가 실제로 작동하고 그 효과가 객관적인 수치로 입증된다면, 금융기본권은 포용금융의 새로운 이름을 넘어 한국 금융의 구조를 바꾸는 원칙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김성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voicer@fntimes.com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금융 다른 기사

1 “금융 사다리 단차 낮춰야”···성실상환자 은행권 복귀길 넓힌다 [김은경 서민금융진흥원장②] “정책금융에 계속 머물게 하는 것이 아니라 신용을 회복한 사람이 은행권과 민간금융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하도록 금융의 사다리를 놓는 것이 목표입니다”김은경 서민금융진흥원장 겸 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은 정책서민금융과 은행권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크레딧 빌드업’ 재설계에 나섰다. 포용금융의 맹점 중 하나로 지적됐던 성실상환자에 대한 지원이 더욱 실질적이고 촘촘해지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사각지대에 놓인 지역 취약계층을 위한 금융접근성 개선 방안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포용금융 정책을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바꾸기 위한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기본권을 추상적인 권리 선언에 그치지 않 2 “금융기본권으로 생산적·포용금융 선순환 이룰 것” [김은경 서민금융진흥원장①] “금융은 수익률이나 편의의 문제가 아니라 생계와 가족, 삶의 존엄을 지키는 문제입니다.”김은경 서민금융진흥원장 겸 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은 한국금융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강조해온 ‘사람 살리는 금융’의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단순히 필요한 돈을 공급하는 데서 끝나는 금융이 아니라, 어려움에 처한 국민이 불법사금융이나 장기연체의 늪으로 더 깊이 추락하지 않도록 붙잡고 다시 정상적인 경제생활로 돌아갈 수 있게 돕는 금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김 원장은 이를 ‘금융기본권’이라는 개념으로 정립하고 있다. 금융은 국가가 일부 취약계층에게 베푸는 시혜가 아니라 모든 국민이 인간다운 생활과 경제활동을 영위하기 위 3 정상혁 신한은행장, 리딩뱅크 탈환…3연임 관문 넘을까 [2027 은행장 레이스]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다시 시험대에 오른다.실적만 놓고 보면 정 행장의 두 번째 연임을 뒷받침할 명분은 충분하다.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 2조458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전년 동기보다 8.5% 성장했다. KB국민은행의 2조2254억원을 2331억원 앞서면서 은행권 순이익 1위를 차지했다.정 행장은 2023년 2월 취임 이후 수익성과 글로벌, 자산관리(WM) 등에서 비교적 고른 성적표를 받아왔다.특히 지난 2024년 말 신한금융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가 통상적인 ‘연임 1년’ 관행을 깨고 정 행장에게 2년의 추가 임기를 부여한 것은 진옥동 회장 체제에서 정 행장의 입지가 탄탄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올해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그래픽 뉴스] ISA 대개편! 나에게 유리한 계좌는?
[그래픽 뉴스] 미국 증시 새로운 키워드 'MANGOS'
환전·로또·육아휴직까지 하반기부터 달라지는 제도 TOP11
[그래픽 뉴스] 은퇴후 30년 부모님 세대의 생존전략
[그래픽 뉴스] 퇴근 후 주차했는데 수익 발생? V2G의 정체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