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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코리아 프리미엄’ 선진화 승부수 [자본시장 파수꾼 유관기관 (4)]

방의진 기자

qkd0412@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3-30 05:00

설립 70주년…한국 자본시장 역사와 함께 성장
글로벌 거래소 도약 추진…거래시간 연장 과제

한국거래소, ‘코리아 프리미엄’ 선진화 승부수 [자본시장 파수꾼 유관기관 (4)]
[한국금융신문 방의진 기자] 올해는 한국 증권시장 개장 70주년이다.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에 따라 증권유관기관들의 역할과 위상도 강화되고 있다. 4대 유관기관(한국예탁결제원, 코스콤, 한국증권금융, 한국거래소) 각각의 설립 배경과 기능, 현황과 쟁점, 향후 과제 등을 점검해 본다. <편집자 주>

70주년을 맞은 한국거래소(KRX)가 ‘선진화냐, 신뢰냐’ 갈림길에 섰다. 거래시간 확대와 AI(인공지능) 전환을 앞세워 승부수를 걸고 있지만, 잇단 오류로 신뢰 시험대에 올랐다.

1956년 대한증권거래소로 출범한 거래소는 한국 자본시장과 함께 성장해왔다. 거래소는 자본시장 선진화와 이른바 ‘코리아 프리미엄’ 실현을 목표로 글로벌 거래소 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

KRX, 한국 자본시장 운영 중추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7편에 따라 증권 및 장내파생상품의 공정한 가격 형성과 매매, 그 밖의 거래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도모하기 위해 설립됐다.

이후 2005년에는 증권거래소, 선물거래소, 코스닥 위원회, 코스닥증권시장 등 4개 기관이 통합됐으며, 2009년에는 한국거래소로 사명을 변경했다.

한국거래소는 유가증권·코스닥·코넥스·파생상품시장의 개설과 운영을 비롯해 증권·파생상품의 매매, 청산·결제, 상장 및 공시 업무를 수행한다.

이와 함께 시장감시와 이상거래 심리, 시장정보 및 지수 개발 및 산출, 전산시스템 개발·운영 등 자본시장 인프라 전반을 총괄하는 ‘사실상 시장 운영자’ 역할을 하고 있다.

아울러 금 현물시장과 배출권 거래시장 운영, 크라우드펀딩 기업 주권의 장외거래 지원, 중소벤처기업 M&A(인수합병) 중개 지원 등 법령에 따른 다양한 부수 업무도 담당한다.

현재 한국거래소는 증권사 등 금융투자회사를 주요 주주로 두고 있다. 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인프라 기관이지만 공공기관으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한국거래소는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부산에는 경영지원본부, 파생상품시장본부, 청산결제본부, 미래사업본부 등이 있다.

서울사옥은 여의도에 위치해 있으며, 유가증권시장본부, 코스닥시장본부, 시장감시본부, IT를 포함한 일부 경영지원 부서가 입주해 있다.

자회사로는 증권 관련 기관의 정보처리 업무를 맡는 코스콤과 증권 예탁·결제를 담당하는 한국예탁결제원 등이 있다.

AI 전환 시동

한국거래소는 올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업무 전반에 AI 도입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수요자 중심의 데이터·인덱스 비즈니스 역량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단순한 시스템 고도화를 넘어 거래소 기능을 ‘데이터·플랫폼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지난 2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스타트업을 인수하며 AI 전환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번에 인수한 기업은 AI 기반 데이터 분석 전문 스타트업 페어랩스(FairLabs)다. 이를 통해 전사적 AI 전환과 기술 고도화를 추진하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한국거래소는 신규 투자 재원을 바탕으로 페어랩스의 전문인력과 기술 인프라를 보강해 사업 기반을 재정비한다.

인수 이후에도 스타트업 특유의 혁신적 기업문화가 유지될 수 있게 기존 창업주 체제를 유지하는 한편, 데이터 기업으로의 변신도 시도하고 있다.

특히, 지수·데이터 사업 등 기존 정보사업의 기술 경쟁력을 고도화해 지수관리 및 상품개발 등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시장관리 업무 전반에 AI 기술을 단계적으로 적용해 거래소의 업무 효율성과 고객 서비스 품질 제고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안정성 확보 과제

한국거래소는 올해 전산장애를 비롯해 관리종목 지정을 번복하는 실수가 발생하는 등 운영상 혼선을 겪으며 시장 신뢰 측면에서 과제를 드러냈다.

거래소 신뢰 훼손은 곧 시장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치명적이다.

특히, 거래소의 잇단 운영 오류가 시장 신뢰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전산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리스크로도 지적된다.

자본시장 인프라 전반을 책임지는 기관인 만큼 높은 수준의 안정성과 책임성이 요구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9일에는 일시적으로 주문 처리가 지연됐다. 이날 오후 12시 30분부터 33분, 오후 1시 39분부터 41분 사이 한국거래소의 전산상 이슈로 일부 주문 거부 또는 주문 처리 지연이 발생했다.

한국거래소는 KODEX WTI원유선물(H) 거래체결 관련 장애로 ETP(상장지수상품) 매매체결시스템 처리가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시가단일가의 상한가 배분 호가잔량이 CB(서킷브레이커) 발동 이후 단일가 매매체결(상한가 배분) 과정에서 데이터 불일치로 오류를 일으킨 것으로 파악됐다.

또, 지난 16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에스씨엠생명과학에 대해 관리종목 지정을 해제 조치한 뒤, 이튿날인 17일에 관리종목으로 재지정 조치하는 등 혼선을 빚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전산장애 원인 및 투자자 불편사항을 파악하고 방지 대책을 마련해 시스템 안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거래시간 연장 ‘드라이브’

한국거래소는 코리아 프리미엄 도약을 위한 올해 혁신의 핵심 축 중 하나로 거래시간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을 개설하고 증시 개장 시간을 오전 7시로 앞당기는 방안을 예고했다.

당초 시행일은 6월 29일이었지만 약 두 달 반 늦춘 9월 14일로 조정했다. 거래시간 연장을 위한 시스템 개발 완성도를 높이고 충분한 테스트 기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증권업계 의견 등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또 증권사의 안정적인 시장 참여를 위해 프리마켓 종료 시간을 10분 단축해 오전 7시부터 7시 50분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한국거래소는 글로벌 거래소 간 유동성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거래시간 연장은 불가피한 과제라는 입장이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미국 나스닥과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24시간 거래를 개시한다. 증권업계와 노동조합 측에서는 시스템 안정성과 인력 문제 등을 거론하며 우려를 나타내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한국거래소의 지주사 전환과 코스닥 분리 방안도 거론된다. 여당에서는 거래소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고 코스닥시장을 자회사로 분리 운영하는 방안이 언급되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의 시장 성격과 규모 차이가 큰 만큼 각각에 맞는 정책적 처방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지주사 전환 및 시장 분리 방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 측은 “시장 운영 중 발생 가능한 부하 상황을 상시 모니터링하는 등 안정적인 시장 운영을 위해 관련 시스템을 관리하고 있다”며 “필요시 추가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증권시장 참여 수요에 대응해 차질 없이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의진 한국금융신문 기자 qkd0412@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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