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현장 칼럼] 10·15 대책 110일…더 심해진 ‘강남 쏠림’

주현태 기자

gun131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2-02 05:00

정책의도 달리 지역 양극화 현상 확대
규제 대책 점검 후 새로운 정책 꺼내야

주현태 건설부동산부 팀장

주현태 건설부동산부 팀장

[한국금융신문 주현태 기자] 10·15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110일이 지났다. 정부는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 지역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 초강수 규제를 통해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목적을 분명히 했다.

다만 현재 시장 풍경은 정책 의도와는 거리가 멀다. 혼란은 가라앉지 않았고, 양극화는 오히려 더 확대됐다.

강남·서초·송파, 그리고 용산과 한강벨트 핵심 지역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노원·도봉·강북을 비롯한 서울 외곽 지역은 거래량 자체가 사라지며 사실상 ‘거래절벽’ 상태다. 집값은 오르는데 집은 팔리지 않고, 팔리지 않는데 가격은 떨어지지 않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통계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하루하루마다 신고가를 갱신한 지역을 살펴보면 강남3구와 용산은 여전히 상승 폭을 넓혀가고 있다.

반면, 그 외 지역은 상승률이 미미하거나 거래가 끊겼다. 전국으로 범위를 넓히면 서울은 상승, 지방은 하락이라는 대비가 더욱 선명하다. 규제가 집값을 누르기보다, ‘오를 곳을 더 선명하게 찍어주는 역할’을 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규제가 또다른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점이다. 현금 여력이 충분한 상급지 수요층은 규제를 견뎌내며 매수를 이어가지만, 대출 의존도가 높은 실수요자와 청년층은 시장 진입 자체가 막혔다.

서울에서 집을 사려면 수억 원의 현금이 필요해졌고, 이는 곧 ‘살 수 있는 집이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아예 접근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바뀌었다.

이 여파는 임대차 시장으로 번지고 있다. 실거주 의무 강화와 대출 규제로 전세 물량은 줄고, 월세 전환은 빨라지고 있다. 정부는 전세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지만, 현장은 매매를 포기한 수요가 임대시장으로 몰리면서 서민 부담은 커지고 있다.

공급 대책 역시 불확실하다. 정부는 규제 강화와 함께 공급 확대 기조를 병행하기 위해 최근 주택안정을 위해 주택공급촉진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에 포함된 공급 물량은 총 5만9700호다. 공급 방식은 도심 개발 4만4000호, 노후청사 복합개발 1만호, 신규 공공주택지구 6000호로 나뉜다.

공급 확대 기조를 분명히 했다는 정책적 신호는 확실하지만, 별개로 실현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핵심 물량인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서울시와의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됐기 때문이다.

특히 유휴부지 활용, 공공 중심 공급, 그린벨트 해제 등 이미 과거에도 여러 차례 반복됐던 처방이라는 점에서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여전히 남아 있다.

서울 강서구 내 한 부동산 관계자는 “현 정부는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규제부터 쏟아냈다”며 “결과적으로 잘사는 지역은 더 잘살게 만들고, 그렇지 못한 지역은 더 움츠러들게 했다”고 꼬집었다. 정책이 시장을 안정시키기보다 계층과 지역을 갈라놓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집값 정책이 곧 인구·사회 정책이다. 청년층과 무주택 서민에게 주거 문제는 결혼과 출산, 나아가 삶의 선택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단순히 투기 수요·집값 상승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실수요의 숨통까지 죄는 정책은 결국 사회 전반의 불안으로 되돌아온다.

10·15부동산 대책 시행 이후 110일이 지났지만, 답은 아직까지도 보이지 않는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재가동과 보유세 조정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규제가 중첩되는 이중 규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0·15 대책으로 거래·대출·지역을 동시에 묶은 상황에서 세금 규제까지 더해질 경우, 집값 시세가 하락조정이 되는 것 아닌 거래 마비로 이어지게 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다수의 부동산전문가들도 다주택자 규제가 강화될수록 수요는 분산되지 않고 오히려 상급지의 똘똘한 한 채로 쏠릴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한다.

다주택 보유의 비용이 급격히 높아지면 자산가들은 주택 수를 줄이게 되고, 강남·용산·한강변 등 이미 수요가 집중된 곳은 크게 상승하게 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주택이 거주를 위한 생활재가 아니라, 계층과 지위를 상징하는 ‘지위재’로 변질될 위험이다.

강북구의 한 공인중개소 대표는 “현 정부의 10·15 규제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강행이 현실이 된다면 미래는 안봐도 뻔하다. 이미 강남 등 주요입지에 거주하는 사람은 더욱더 단단하게 될 것”이라며 “그외 강북지역과 더불어 지방은 거래절벽을 마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주거사다리를 따라가지 못하는 서민의 입장에서 정말로 원치 않는 귀족사회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규제가 강해질수록 접근 가능한 계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결국 이 규제가 집값을 내리기보다는 돈 있는 사람만 살 수 있는 특권의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

10·15부동산 대책의 구조는 집값안정과는 달리 현금이 많고 적은 사람의 격차를 벌리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을 안고 있다.

10·15 대책이 발동된지 110일 지난 현재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규제의 강도가 아니라, 규제가 겹쳐 작동할 때 나타나는 결과를 점검하고, 문제점과 부작용을 밝히고 새로운 대책 및 규제를 꺼내놔야 하는 시점이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오피니언 다른 기사

1 40代의 고민, ‘세대 역전의 불안’ [홍석환의 커리어 멘토링] 40대 직장인, 왜 낀 세대가 되었는가? 직장 생활 15년 안팎이 된 40대는 조직에서 가장 애매한 위치에 놓여 있다. 위로는 경영진의 압박을 받고, 아래로는 빠르게 성장하는 후배들의 도전을 받는다. 과거에는 연차에 따른 경험이 곧 경쟁력이었지만, 디지털 전환과 AI 시대의 속도 경쟁력을 뛰어넘기 위해 경험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선배에 의한 후배 지도’는 사라졌다. 근면과 성실의 가치는 찾아보기 어렵고, 갈수록 개인주의적 경향을 보이는 후배들과 공유와 협업을 하기 어려워졌다. 많은 40대 직장인들은 더 이상의 변화와 성장을 이끌지 못하고 제 자리 뛰고 있는 자신을 보며, ‘이래도 되는 것인가?’, ‘후배들에게 곧 밀려나는 것은 2 천수지신(Iluvatar CoreX), 하와이 해변에서 시작된 중국 GPU 혁명의 진짜 이야기 [전병서의 中 첨단기업 리포트⑩] 하와이 해변에서 8시간 만에 인생을 바꾼 남자 리윈펑 CEO2015년 여름, 하와이 어느 해변. 천수지신의 CEO 리윈펑은 아들과 모래사장에서 놀고 있었다.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다. 고등학교 동창이자 골드만삭스에서 투자를 하던 친구의 목소리가 들렸다."지금 이 기회를 잡지 않으면 평생 자본의 지원을 받을 수 없어." 전화를 끊은 리윈펑은 8시간 뒤 사무실로 돌아가 10년을 함께한 오라클에 사직서를 냈다. 닷새 뒤 중국행 비행기에 올라탔다. 중국 GPU 혁명의 방아쇠는 하와이 해변에서 당겨졌다.리윈펑은 남경대 컴퓨터학과를 나와 미국 위스콘신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딴 정통 컴퓨터공학자다. 그러나 그의 진짜 강점은 기술보다 사람과 시스 3 마침내 본격화한 AI 분배 논쟁 [전명산의 AI블록체인도시 이야기⑫] 자본주의의 심장부, 미국에서 AI시대 분배 논쟁이 본격화했다. 2026년 6월, 미국에서 보기 드문 장면이 펼쳐진 것이다. 정치적으로 대척점에 선 사람들이, 일제히 같은 주장을 들고 나와 논란은 더 뜨겁게 타올랐다. 분배라는 거대 담론을 둘러싼 논란이 언젠가 수면 위로 올라오리라 예상은 했지만,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다. 그 과정을 따라가 보자.가장 먼저 포문을 연 이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다. 그는 6월 2일 '미국 AI 국부펀드법(American AI Sovereign Wealth Fund Act)'을 발의하겠다고 발표했다. 핵심은 단순하다. OpenAI, 앤트로픽, xAI 같은 대형 AI 기업의 주식에 일회성으로 50%의 세금을 매기되, 현금이 아니라 '주식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그래픽 뉴스] 퇴근 후 주차했는데 수익 발생? V2G의 정체
[그래픽 뉴스] “전쟁 신호를 읽는 가장 이상한 방법, 피자 주문량”
[그래픽 뉴스] 트럼프의 ‘타코 한 입’에 흔들린 시장의 비밀
[그래픽 뉴스] 청년정책 5년 계획, 무엇이 달라지나?
[카드뉴스] KT&G, ‘CDP’ 기후변화·수자원 관리 부문 우수기업 선정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