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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유출’ 쿠팡 김범석, 석 달 만에 육성 사과…무슨 말을 했나

박슬기 기자

seulgi@

기사입력 : 2026-02-27 11:01

김범석 의장, 4분기 실적 발표 앞서 직접 사과
매출 '49조' 역대 최대…4분기 영업익 97%↓
활성고객 10만↓…“와우회원 충성도는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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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 쿠팡 의장이 컨퍼런스콜에 등장했다./사진제공=쿠팡

김범석 쿠팡 의장이 컨퍼런스콜에 등장했다./사진제공=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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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김범석닫기김범석기사 모아보기 쿠팡Inc 의장이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처음으로 육성 사과를 했다. 27일 오전 쿠팡의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서다. 지난해 11월 29일 사고 사실을 발표한 지 90일 만이다. 김 의장은 “개인정보 사고로 고객 여러분에게 끼친 심려와 불편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쿠팡의 신사업은 여전히 고속 성장세를 기록 중으로, 쿠팡 측은 ‘와우 멤버십’ 회원들의 지표가 다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했다. 유출 사고 발생에도 여전히 긍정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90일 만에 육성 등장한 김범석

김 의장의 컨퍼런스콜 참석 여부는 업계의 관심사였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진행된 청문회와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2021년 나스닥 상장 이후 매 분기 컨퍼런스콜에 직접 참여해 왔지만, 이번에는 참석 여부가 불투명했다.

그러나 김 의장은 이날 오전 컨퍼런스콜에 등장했다. 그는 4분기 실적 발표에 앞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사과로 발언을 시작했다.

김 의장은 “4분기 실적을 논의하기에 앞서 지난해 말 데이터 사건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다”며 “고객 여러분께 끼친 심려와 불편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쿠팡이 지금까지 만들어온 모든 것은 ‘고객 감동’이라는 단 하나의 목표에 집중했다”며 “우리가 존재하는 유일한 이유는 고객들이며, 우리는 그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매일 같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쿠팡에서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보다 더 심각한 일은 없다”면서 “우리는 더 잘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반드시 그렇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 조사와 온도 차 여전…쿠팡 3000건 유출 입장 유지

쿠팡 청문회에 참석한 해롤드 로저스 대표. /사진=국회 과방위 청문회 생중계 캡처

쿠팡 청문회에 참석한 해롤드 로저스 대표. /사진=국회 과방위 청문회 생중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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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장의 사과 발언 이후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가 개인정보 유출 사고 경과에 대해 설명했다. 눈에 띄는 점은 쿠팡이 기존과 동일하게 ‘약 3000건 유출’ 입장을 유지했다는 점이다. 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민관합동조사단이 밝힌 3367만 건 규모와는 큰 차이를 보이는 수치다.

로저스 대표는 “지난해 쿠팡 전 직원이 3300만 개 이상의 사용자 계정 정보에 불법 접근했으며, 한국에서 약 3000개 사용자 계정과 대만 1개 사용자 계정 정보를 저장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는 사건 발생 후 맨디언트와 팔로알토 네트웍스 등 포렌식·사이버보안 전문기업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라며 “접근된 정보는 이름, 이메일, 전화번호, 배송지 주소, 일부 주문 내역 등 기본적인 연락처와 주문 정보에 국한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쿠팡은 2차 피해가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현재 CNSecurity 등 외부 전문가와 함께 다크웹·딥웹 모니터링을 진행 중이라는 설명이다.

로저스 대표는 “현재까지 고객 정보가 오용되거나 다크웹 등에 유통됐다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경찰청과 정부 민관합동조사단 역시 고객 정보 악용이나 2차 피해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쿠팡 시스템의 구조적 보안 실패가 아니라 악의적인 전 직원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세스를 악용한 표적 공격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다만 향후 조사 변수는 남아 있다. 로저스 대표는 “한국 기관 중 한 곳의 조사는 마무리됐지만 다른 기관의 조사는 진행 중”이라며 “추가 조사 결과나 벌금 등 후속 조치 수준을 예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이어 “시스템 개선과 안전장치 강화를 통해 재발 방지 조치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범석 의장도 이 내용과 관련해 신뢰 회복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고객의 신뢰는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의 핵심”이라며 “쿠팡은 더 넓은 선택과 일상적인 절약, 차별화된 배송 경험을 통해 최고의 소매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해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성과는 수십억 달러 규모 투자와 수년간의 혁신 그리고 고객경험에 집착해 온 임직원의 노력의 결과”라며 “앞으로도 쿠팡을 차별화해 온 핵심 가치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개인정보 충격’에도 역대 최대 매출…4분기 이익은 97%↓

개인정부 유출 사태 속에서도 쿠팡Inc는 지난해 매출 49조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동시에 3년 연속 영업흑자를 이어갔다. 50조 매출을 달성할 거란 기대엔 미치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역대 최대 매출이다. 다만 개인정보 유출 사고 여파로 4분기 수익성은 급격히 악화됐다.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024년 4분기 및 연간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매출은 345억3400만 달러(약 49조1197억 원)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고정환율 기준으로는 18% 성장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연간 영업이익은 4억7300만 달러(약 6790억 원)로 전년보다 8% 늘었고, 순이익은 2억1400만 달러(약 3030억 원)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다만 영업이익률은 1.38%로 전년(1.46%)보다 하락했다.

문제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4분기다. 4분기 매출이 88억35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800만 달러(약 115억 원)에 그치며 97% 급감했다. 영업이익률도 0.09%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손익은 2600만달러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사업부문별로는 핵심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 등)가 74억800만 달러 매출로 8% 성장했다. 파페치·대만·쿠팡이츠·쿠팡플레이 등이 포함된 성장사업 매출은 32% 증가했지만, 조정 EBITDA 손실이 3억 달러로 전년 대비 2.5배 확대됐다. 연간 기준 성장사업 조정 EBITDA 손실도 9억9500만 달러로 58% 늘었다.

쿠팡은 실적 둔화의 주요 변수로 개인정보 사고를 지목했다. 실제로 4분기 프로덕트 커머스 활성고객 수는 2460만 명으로 전년 대비 8% 늘었지만, 직전 분기 대비로는 10만 명 줄었다.

거랍 아난드 쿠팡 CFO는 “활성고객 수의 분기 감소는 개인정보 사고 영향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고객 지표가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난드 CFO는 “4분기 말 이후 안정화 흐름이 나타나고 있으며, 많은 고객이 계정을 재활성화하면서 고객 성장 추세도 개선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유료 멤버십 지표도 견조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와우 멤버십의 경우 4분기에도 대부분 회원이 자격을 유지했고, 이들의 분기 지출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증가를 기록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쿠팡 측은 핵심 고객 기반의 충성도가 유지되고 있는 만큼 개인정보 사고에 따른 영향은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출 사고 영향 완화될 것…신사업 성장 자신

대만 쿠팡 물류센터. /사진제공=쿠팡

대만 쿠팡 물류센터. /사진제공=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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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 의장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 여파 속에서도 대만과 쿠팡이츠, 파페치 등 신사업의 성장 잠재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단기 충격은 있었지만 고객지표와 사업구조 측면에서 중장기 기회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메시지다.

김 의장은 “대만은 지난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세 자릿수 증가하면서 계속해서 고성장을 하고 있다”며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대만에서의 고객경험은 넓은 상품 구색, 최저 가격, 최고의 배송 경험을 제공하는 것에 대한 집착을 바탕으로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우리는 한국 이츠(Eats) 사업에서 계속 볼 수 있는 잠재력에 여전히 고무돼 있다”면서 “일본에서 로켓 나우 음식 배달 서비스를 통해 시장의 기회와 고객들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더 깊이 이해를 얻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고객 코호트(공통의 경험이나 조건을 공유하는 집단) 전반에서 나타나는 고객 유지와 참여 흐름은 유망하다”고 강조했다.

럭셔리 플랫폼 파페치의 회복 기대감도 내비쳤다. 김 의장은 “이번 분기는 인수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긍정적인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전반적인 경제성도 개선된 분기”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파페치의 방대한 상품 구색과 화이트 글러브 배송·반품 경험을 결합해 전 세계 럭셔리 고객에게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회를 보고 있다”고 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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