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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분당 매각’ CJ제일제당, 부실 털고 밸류업 속도 낼까 [정답은 TSR]

양현우 기자

yhw@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7-31 10:49

경쟁력 저하에 과징금까지…전분당 떼낸다
3년 반 만에 주가 50% 빠져…TSR –45.31%
고부가가치 핵심 사업 중심 체질 개선 총력

CJ제일제당 사옥.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사옥. /사진=CJ제일제당

[한국금융신문 양현우 기자] CJ제일제당이 성장성과 수익성이 낮은 한계사업을 정리하겠다고 선언한 지 약 한 달 만에 전분당 사업부 매각에 나섰다. 전분당업계 하위권에 머무는 상황에서 1000억 원대 담합 과징금까지 겹치자 사업부 잘라내기를 결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가 하락에 누적 총주주수익률(TSR)이 -45%대까지 추락한 가운데, 부실 사업을 털어내고 식품과 고부가가치 사업을 중심으로 자본을 재배치, 기업가치를 되찾겠다는 승부수다.

경쟁력 잃은 전분당 사업…1000억 과징금도 타격

31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주요 재무적 투자자(FI)를 대상으로 전분당 사업부 분할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사업구조 전면 재편 계획을 발표한 이후 나온 첫 행보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지난 1일 급변하는 경영 환경과 미래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사업부문 리밸런싱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기존 ‘식품’과 ‘바이오’로 이원화돼 있던 사업 구조를 ▲라이프스타일식품 ▲기술소재 ▲핵심소재 등 3개 부문으로 전면 재편한다. 성장성·수익성이 낮은 한계사업은 과감히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윤석환 CJ제일제당 대표는 이에 대해 “각 사업의 본질과 목적에 맞춘 전략으로 실행력을 높여 미래 성장 기회를 확보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 일환에서 첫 번째 정리 대상으로 꼽힌 전분당 사업은 옥수수 전분을 원료로 물엿, 포도당 등을 만드는 기초 원료 사업이다. 전분당 시장은 대상, 사조CPK, 삼양사, CJ제일제당 등 4개사가 시장의 90% 이상을 과점하고 있다. 이 중 CJ제일제당의 점유율은 하위권에 속한다. 여기에 지난 7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전분·전분당 가격 담합 혐의로 1029억 원이라는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받으면서 해당 사업은 자본효율성을 갉아먹는 재무적 리스크로 전락했다.

기대 이하 실적에 주가 내리막…배당 확대론 역부족

최근 CJ제일제당은 실적이 정체된 상태다. ▲2020년 매출액 24조2457억, 영업익 1조3595억 ▲2021년 26조2892억, 1조5244억 ▲2022년 30조795억, 1조6657억 ▲2023년 26조8224억, 1조3699억 ▲2024년 27조2397억, 1조4520억 ▲2025년 27조3425억, 1조2336억이다. 이 기간 순이익은 2020년 7864억, 2021년 8923억, 2022년 8026억, 2023년 5594억, 2024년 3459억으로 떨어지다 2025년에는 4169억 적자로 돌아서기에 이른다.

자연스레 주가도 힘을 잃었다. 해당 기간 2021년 8월 4일 49만2500원(종가 기준)으로 고점을 찍은 CJ제일제당 주가는 이후 하락 전환, 지난해 말 20만8000원까지 57.8% 빠졌다. 올 들어서는 20만 원 안팎을 오르내리는 상황으로, 지난 30일 현재 18만9300원을 기록하고 있다.

회사가 지난 2023년 5500원, 2024년과 2025년 각 6000원으로 배당금을 늘리며 주주환원에 노력했지만, 누적 TSR이 -45.31%로 저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배당을 아무리 늘려도 주가 하락을 방어하지 못해 주주가치가 훼손된 것으로 볼 수 있다. TSR은 일정 기간 주가 변동률과 배당수익률을 합산한 지표로, 주주가 특정 기업의 주식에 투자해 얻을 수 있는 실질적인 총수익률을 의미한다.

결국 경영진 입장에서는 투입 자본 대비 수익성이 떨어지는 한계사업을 정리하지 않고서는 실적 정체와 그에 따른 주가 부진의 늪을 탈출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미래 혁신 차원에서 성장성과 수익성이 낮은 한계 사업을 정리하는 일환”이라며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K-식품·고부가 사업 중심 체질 개선 나선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한계사업 매각으로 확보하게 될 실탄이 어디로 향하느냐에 쏠리고 있다. 가장 유력한 투자처로는 조직개편을 통해 힘을 실어준 식품 사업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해외 식품 매출(5조9247억 원)이 국내 매출(5조5974억 원)을 처음 넘어섰다. 올해 1분기에도 미주시장 내 만두 등 글로벌전략제품(GSP) 판매 호조에 힘입어 해외 가공식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 미주뿐만 아니라 유럽과 아태 지역에서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라이프스타일식품사업부문’에 전분당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이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 연내 준공을 목표로 하는 헝가리 공장을 기점으로 유럽 시장 내 생산 및 공급 역량이 한층 강화될 예정이기에, 글로벌 식품 영토 확장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식품 외에 고부가가치 사업에도 투자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은 이번 사업구조 재편에서 기존 바이오 사업을 ‘기술소재(핵산·PHA 등)’와 ‘핵심소재(라이신·트립토판 등)’로 분리키로 했다. 무엇보다 윤석환 대표가 직접 기술소재 부문을 담당하며 고부가 소재 사업 육성에 힘을 싣고 있는 상황이다.

기술소재사업부문은 핵산, 천연조미소재 ‘테이스트앤리치’, 생분해성 소재 PHA 등을 중심으로 연구개발 역량을 활용한 고객 맞춤형 소재 솔루션 사업 확대를 추진 중이다. 범용 소재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고부가 제품 비중을 높여 전사적인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이번 구조 재편은 사업의 본질을 깊이 고민하여 부문별 경쟁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파괴적 변화와 혁신’”이라며, “자원과 역량을 전략적으로 재배치함으로써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며 미래 성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양현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yhw@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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