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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21개월만에 대표 오른 현대오토에버 류석문 ‘비법'

정채윤 기자

cy@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1-12 05:00

NHN·쏘카 출신 테크 리더십
4조 매출 버팀목…SDV 정조준

▲ 류석문 현대오토에버 대표

▲ 류석문 현대오토에버 대표

[한국금융신문 정채윤 기자] “모빌리티 테크 컴퍼니로 고도화하자.”

류석문 현대오토에버 대표가 신년사에서 제시한 비전이다. 소프트웨어(SW) 중심 자동차(SDV)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에서 개발자 출신 최고경영자(CEO)로서 그가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대오토에버는 차량 내 소프트웨어와 IT 시스템을 개발·관리하는 현대차그룹 핵심 기술 계열사다. 차량용 소프트웨어 플랫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서비스 등 SDV 생태계 전반을 맡고 있다.

과거 현대오토에버는 시스템 통합과 유지·보수 역할이 중심이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차량용 소프트웨어와 플랫폼 중심으로 연구개발(R&D)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려왔다.

지난해 상반기 R&D 비용은 전년 대비 49% 증가한 380억 원이었고, 매출 대비 비중도 2.03%로 확대됐다.

류석문 신임 대표는 이러한 체질 변화 위에서 SDV 시대에 맞는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품질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역할을 맡는다.

1972년생인 류석문 대표는 한림대 물리학 학사, 광주과학기술원(GIST) 기계공학 석사 출신이다. NHN에서 지도서비스개발랩장과 선행기술랩장을 맡으며 신기술 도입, 개발자 양성, 개발 문화 확산에 기여했다.

또 라이엇게임즈에서 기술이사로 활동하며 플랫폼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쏘카에서는 최고기술책임자(CTO)로서 전 부문 개발을 이끈 총괄 SW 엔지니어로 인정받았다. 이후 지난 2024년 3월 현대오토에버에 합류했다.

다양한 산업에서 실무형 개발 리더로 평가받는 류석문 대표는 ‘현대오토에버 기술 DNA를 재구성할 적임자’로 꼽힌다. 취임 후 신년사에서 “저를 ‘대표이사님’ 대신 ‘MR(엠알)’이라 불러달라”며 수평적 조직문화를 강조한 점에서 일단 그의 실무형 리더십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인사는 전임 김윤구 대표 체제와 방향성이 다르다. 김윤구 전 대표가 인사·재무 등 조직 관리 중심으로 IT 사업 안정화에 집중했다면, 류석문 대표는 개발·품질 혁신과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다.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 현대차그룹 회장 역시 자동차가 점차 ‘움직이는 컴퓨터’로 진화하는 가운데, 기술적 의사결정을 빠르게 내릴 수 있는 엔지니어 중심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차량 경쟁 중심이 엔진과 차체 같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데이터 서비스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기술적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현장 중심 혁신을 강화하기 위해 기술자 출신 리더십으로의 전환을 시도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윤구 전 대표 체제에서 외형 성장을 이뤘다면, 류석문 대표 체제에서는 품질과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는 구상이다.

현대오토에버는 최근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지난해 1~3분기 매출이 모두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업계에서는 연매출 4조 원 돌파를 점치고 있다.

이러한 외형 성장 다음 단계로 류석문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모빌리티 테크 컴퍼니로서 정체성과 역량을 고도화하자”며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 기업으로 전환 중인 그룹을 뒷받침하기 위해 기술과 품질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류석문 대표에게 기대되는 핵심 역할은 현대오토에버 기술적 성장이다. 이에 따라 그는 차량용 SW 플랫폼 ‘모빌진(MOBILGEN)’을 중심으로 그룹의 SDV 전략을 현실화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는 모빌진 플랫폼의 안정성과 확장성을 높이고, 무선 업데이트(OTA)와 데이터 서비스 품질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오토에버는 이미 ‘모빌진 클래식 2.0’을 통해 자동차 기능 안전 국제 표준 최고 등급인 ASIL-D를 획득하며 기술 기반을 다진 상태다.

아울러 신년사에서 밝힌 ‘데이터 기반 실시간 의사결정 체계’ 도입을 통해 차량 운영체계(OS)부터 데이터, 클라우드까지 통합하는 플랫폼 체계를 강화하고, 그룹 내 기술 표준을 확립하는 동시에 외부 고객 확장에도 나설 계획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현대차그룹이 자동차 회사를 넘어 기술 회사로 변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현대오토에버가 그룹의 SDV 생태계 확산을 이끄는 핵심 허브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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