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AI 노동조합이 10일 서울 여의도 한국수출입은행 본점에서 '사장 인선 촉구' 집회를 열었다. 김승구 KAI 노조위원장이 투쟁사를 외치고 있다. /사진=신혜주 기자
김승구 KAI 노조위원장은 "내년도 경영계획과 사업 예산, 인사 등 기본적인 틀만 짜진 상황"이라며 "어떤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조직을 어떻게 개편할지 등 핵심 의사결정을 현 대표이사인 차재병 부사장이 내리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차 부사장이 내년까지 경영을 이어간다면 모를까, 신임 사장이 오면 그가 중장기 방향을 결정하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전투기 수출 사업은 기업 단독으로 추진할 수 없고 정부의 지급보증이 필요하다"며 "이집트, 두바이, 아랍에미리트(UAE) 등 해외 기업과 협력 논의가 언론에 나오고 있지만, 사장이 없는 상태에서 진행되다 보니 실질적으로 최종 결정이나 정부가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힘이 약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노조 입장에서는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 오는 게 최선이라고 보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신임 사장이 가능한 빨리 와서 회사를 안정화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부든 외부든 누가 오더라도 어차피 정부에서 임명하기 때문에 낙하산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재명 정부에서 힘 있는 사람이 와서 KAI를 좀 더 발전시키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이라고 전했다.

10일 서울 여의도 한국수출입은행 본점 앞에서 열린 '사장 인선 촉구' 집회에서 KAI 노조원 100명이 투쟁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신혜주 기자
투쟁사에서 김 위원장은 "지난 수년간 겪어온 정치적 흔들림의 악순환을 끝내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문을 열며 "우리 회사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장이 교체되는 일을 반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KAI 대표이사 자리가 다섯 달 넘게 비어 있다"며 "단순한 늑장 행정이 아니라 수출입은행이 책임을 외면하고 산업을 방치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는 "수출입은행은 인사 기준도 밝히지 않았고 왜 늦는지 설명도 하지 않았으며, 정치적 상황을 바라보며 시간을 끄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산업의 리더십은 정권의 정치 일정에 따라 정해져서는 안 된다"며 "인사는 원칙이 있어야 하고 전문성이 기준이어야 하며, 어떤 정권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인물이 KAI를 이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장에서 즉흥 발언 기회를 얻은 한 노조원은 "사장이 없어 회사가 개판이라 화가 나서 나왔다"며 "사장이 누가 오든지 관심이 없지만, 정부와 수출입은행 무책임이 계속되면 회사가 버티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물어도 아무 대답도 안 하고 답답해 미치겠다"고 했다.
이날 KAI 노조는 수출입은행에 ▲더 이상의 경영 공백을 허용하지 말고 즉시 정상화할 것 ▲사장 인선 기준을 공개하고 절차를 투명하게 운영할 것 ▲정권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을 전문성과 책임성을 갖춘 인물을 선임할 것을 요구했다.
KAI 최대주주는 지분 26.41%를 보유한 수출입은행이다. 지난 7월 강구영 사장이 조기 사임한 이후 차재병 부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돼 회사를 이끌고 있지만, 노조는 사장 부재로 수출·개발·생산 등 핵심 의사결정이 멈춰 선 현장의 혼란을 우려하고 있다.
신혜주 한국금융신문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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