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 VD사업부는 삼성글로벌리서치가 주도하는 경영진단에 착수했다. 2015년 이후 10년 만에 그룹 경영진단이 이뤄지는 것이다. VD사업부는 올해 5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해 인력 효율화를 진행한 바 있다.
두 기업이 TV 조직 재정비에 나서는 이유는 중국 업체들의 '가성비 공세'로 인해 글로벌 시장 입지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와 각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글로벌 TV 매출 점유율은 삼성전자 30%, LG전자 16.2%로 1·2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출하량 기준으로는 삼성전자 19.2%, LG전자 10.7%다. 중국 TCL(13.7%), 하이센스(11.9%)가 LG전자를 밀어내고 삼성전자를 거세게 추격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저렴한 가격에 더해 품질 경쟁력까지 빠르게 끌어올리며 위협을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가격 인하 압박에 점점 밀리고 있다. 특히 프리미엄 시장인 75인치 이상 대화면 TV에서도 중국 업체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출하량 기준 점유율은 삼성전자 39%, 하이센스 20%, TCL 19%, LG전자 16% 순이다. 1년 전과 비교해 삼성전자는 11%포인트 하락한 반면, TCL과 하이센스는 6%포인트씩 점유율을 확대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TV 사업 실적도 부진하다. 삼성전자 VD사업부는 올해 2분기 매출이 7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줄었다. DA(가전)사업부와 합산 영업이익은 2000억원으로 60% 감소했다. 같은 기간 LG전자 MS사업본부는 매출이 13.5% 감소한 4조4000억원, 영업손실 1917억원으로 적자를 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 19년 연속해 지켜온 글로벌 TV 1위 자리가 위태롭다는 위기감도 감지된다. 용석우 삼성전자 VD사업부장은 지난 4월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중국 업체들의 미드세그(중간 가격대) 진입은 현실"이라면서 "삼성도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