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개미’라면 금리인하기라는 힌트에 주목할 만하다. 채권을 낮은 가격에 사서 추후에 비싸게 팔 기회가 있다는 뜻이다.
좀 더 높은 금리를 좇아 비우량 채권도 눈 여겨 볼 수 있다. 다만, 이 때 신용등급과 상환 리스크 체크는 필수다.
특히, 아무리 ‘안전자산’인 국채 장기물이라도 향후 금리 예측이 달라지면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안정 지향적 투자자에게는 주로 ‘바벨 전략’(barbell maturity, 단기채와 장기채 동시 투자)이 추천된다.
이는 지난 4월 말(29.6bp)과 비교시 큰 격차다. 특히, 국고채 3년물이 2.2~2.3%대에서 움직이는 동안, 국고채 10년물은 2.5~2.8%대를 기록해 10년물 금리 변동의 폭이 컸다.
한국채 금리가 장기물 중심으로 오른 배경을 보면, 확장적 재정정책 전망이 이유로 꼽힌다. 조기 대선을 거치면서 추가경정예산(추경)이 키워드로 떠올랐다. 국채 발행이 증가하면 가격과 반대인 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는다.
미국채도 금리가 급등했는데,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다. 2025년 5월에 3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5%를 웃돌았다. 특히, 트럼프닫기

국제금융센터의 김윤경 연구원은 '미국채 장단기 금리 동향 및 전망' 리포트(2025년 6월)에서 "과거 정책금리 인하 사이클에서 장단기 금리차는 단기금리의 하락폭이 장기보다 크게 나타나며 확대됐지만, 이번에는 실질금리와 기대인플레이션 하락이 제한되며 장기금리가 올라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채권의 거래 유동성이 악화된 점, 불확실성이 고조되며 ‘주가 하락-금리 상승-달러화 약세’가 동반된 점 등도 과거와 달랐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올해 4월 상호관세 추진 발표 후 일본, 중국 등 주요국에서 무역협상 카드로 미국채를 매도할 수 있다는 우려도 금리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김 연구원은 "최근 장기금리 상승은 불안한 수요에서 기인하는데, 그러나 수급 여건은 단기간에 개선이 어렵다"며 "경기 둔화에 따른 정책금리 인하 기대로 단기 금리는 하락하고,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기간 프리미엄 확대로 장기금리는 상승 압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대내/외적 요인에 따라 올 하반기도 변동성 큰 시장이 예상된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5월 '2025년 하반기 채권 전망 리포트'에서 "관세 불확실성은 해결되지 않았고, 감세라는 새로운 복병도 등장했다"고 평했다.
김 연구원은 "골치 아픈 존재인 감세안이 연장 혹은 영구화될 경우, 늘어나는 재정부채는 국채 발행으로 연결될 것이다"며 "트럼프의 정책 불확실성으로 달러 자산에 대한 우려가 생기는 상황에서, 영구적인 적자 확대는 금리에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부채한도 협상과 미국채 발행이 맞물리는 여름, 금리가 또 한번 상승할 지 모른다"며 "연준(Fed)의 QT(양적긴축) 종료가 선제적으로 이뤄지거나, 보완적 레버리지비율(SLR) 규제완화가 시행된다면 금리 상승 압력을 일시적으로나마 진정시켜 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다행히 연준은 신중하다"며 "향후 금리 인하의 키(key)는 물가에서 고용으로 넘어갈 것이다"고 전망했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6월 '2025년 하반기 채권/크레딧 전망' 리포트에서 한국에 대해 "어금하(어차피 금리는 하락)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유지되며 완만한 하락세를 보일 것이다"며 "대규모 추경이 결정될 경우 수급 악화 요인이 될 것이다"고 판단했다.
윤 연구원은 "한국은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성장세가 내년까지 이어지고, 한국은행은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며 "시장금리는 완만한 하락세를 보일 것이다"고 말했다.
신(新)정부 출범으로 확장적인 재정정책 추진을 예상했다. 윤 연구원은 "하반기 2차 추경이 집행될 경우 적자 국채 발행량이 상당할 것이다"며 "이는 장기물 금리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예상과는 다른 요인으로 금리가 상승 시 장기채의 원금 평가손실 가능성을 인지하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채권 부문 담당자는 “이미 시장금리는 많이 내려갔기 때문에 매매 차익을 생각할 경우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시장 방향이 달라지거나, 혹은 자금 사용 시기와 매칭 불일치로 인해 다시 현금화하는 과정에서 손실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동성도 중요하게 여겼다. 채권시장 한 관계자는 “장외채권 투자는 발행 이후 유동성이 급격히 감소할 수 있으므로 주로 만기보유 전략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며 “투자하는 채권의 유동성이 충분하다고 해도 중도매도 시 원활한 매도가 가능한 채권인 지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도 “모든 채권이 주식처럼 유동성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매도가 제한될 수 있다”며 “설령 국채라 하더라도 손실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위험성을 감안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금리가 급락하면서 금리 높은 비우량 채권들에 대한 수요가 많지만 기업 별로 분석해 리스크를 관리하고 포트폴리오에 편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해외 채권투자의 경우 환율 리스크도 고려해야 한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2025년 1월부터 올 6월 10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채권 결제 순매수액은 59억3797만 달러였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 기간 원/달러 환율 매매기준율은 1435원대로, 달러 강세가 부각됐다.
기본적으로 미국 국채 장기물의 절대금리 레벨이 높아 환율을 감안해도 자본차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원/달러 환율이 급하게 내려온 만큼, 일부는 환차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증권사 채권 부문 관계자는 “미국채의 경우, 환율 변동 위험성에 노출돼 있다”며 “초장기채권이라 국내채권보다 높은 이자율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반대로 환손실, 추가적인 금리 상승 시 자본손실도 볼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